위기의 놀이터〉그 시절 우리는 ‘광주 패밀리랜드’에서 웃었다
1991년 건국동 개장 대형 놀이시설
13만㎡ 규모 다양한 놀이공간 구성
패밀리열차·마스코트 ‘보보’ 인파
광주전남 과거 어린시절 상징 공간

"광주 패밀리랜드의 슬로건은 '꿈과 행복의 나라'이며, 현상공모를 통해 확정한 로봇 모습의 '보보'를 마스코트로 내세워, 어린이들에게 오락 및 정서공간으로 제공된다."
(전남일보 1991년 7월 6일자, '광주 패밀리랜드 오늘 개장' 14면)
1990년대 초 광주 패밀리랜드만큼 광주·전남의 어린이들을 설레게 했던 장소가 있었을까. 34년 전인 지난 1991년 7월 6일, 광주광역시 북구 생용동(현 건국동) 우치공원 내에는 호남지역의 최대 종합 놀이공원인 '광주 패밀리랜드'가 문을 열었다.
13만㎡ 규모 대형 놀이공원…300억원 투입
약 13만㎡ 부지에 놀이시설과 먹거리, 체육시설 등으로 꾸며 많은 이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당시 금호그룹 계열사였던 금호개발(현 금호리조트)이 이 놀이시설을 광주광역시에 기부채납하는 대신 20년간 운영권을 갖는 조건이었다. 1989년 3월 사업비 약 300억원을 들여 착공, 3년만에 준공·개장했다.
바이킹·청룡열차·나는 썰매…26종 놀이시설
이곳은 바이킹과 청룡열차, 나는 썰매 등 26종의 놀이시설이 설치돼 방문객들을 사로잡았다. 패밀리랜드 입구에서 중앙광장까지 800m 가량 운행하는 '패밀리 열차'는 2대가 교대로 운행하면서 방문객들을 '꿈과 행복의 나라'로 이끌었다.
"안녕하세요, 나는 보보입니다"…마스코트의 추억
놀이공원으로 들어가기 전 중앙광장에서 방문객을 맞이하던 마스코트 로봇 '보보'가 움직이며 외치던 "안녕하세요. 나는 보보입니다"라는 소개 음성은 어린 방문객들의 동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뙤약볕 아래에서 일일 이용권을 팔에 부착하고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길게 줄을 서 기다리던 그해 여름은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소풍은 늘 패밀리랜드였다"…세대의 기억
광주패밀리랜드는 현재 각자의 일상을 살아가는 지역민들에게 여전히 선명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광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90년생 서모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소풍 장소는 늘 패밀리랜드였다. 학교 소풍은 물론, 가족과 주말 나들이를 갈 때도 자연스럽게 그곳을 찾았다"며 "입구 근처 '보보' 앞에서 줄지어 서서 사진을 찍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 보보가 사라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괜히 마음이 허전하고 슬펐다. 그 시절의 한 장면이 함께 사라지는 느낌이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부모·아이·청춘의 공간이었던 패밀리랜드
자녀들의 어린 시절을 패밀리랜드와 함께 보냈다는 이모(68)씨는 "요즘처럼 키즈카페 등 육아 놀이시설이 많지 않았던 당시에는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공간이 마땅치 않았다"며 "그때의 패밀리랜드는 놀이기구뿐 아니라 수영장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어 자주 찾던 장소였다"고 말했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박모(55)씨는 "때로는 친구들과, 때로는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즐기던 곳"이라며 "놀이시설뿐 아니라 자주 찾았던 동물원 역시 젊은 시절의 소중한 추억"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