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놀이터〉그 시절 우리는 ‘광주 패밀리랜드’에서 웃었다

정유철 기자 2025. 12. 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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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희망의 나라’ 우치공원
1991년 건국동 개장 대형 놀이시설
13만㎡ 규모 다양한 놀이공간 구성
패밀리열차·마스코트 ‘보보’ 인파
광주전남 과거 어린시절 상징 공간
광주 패밀리랜드의 놀이기구인 스타워즈. 3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유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놀이시설이다. 연합뉴스

"광주 패밀리랜드의 슬로건은 '꿈과 행복의 나라'이며, 현상공모를 통해 확정한 로봇 모습의 '보보'를 마스코트로 내세워, 어린이들에게 오락 및 정서공간으로 제공된다."

(전남일보 1991년 7월 6일자, '광주 패밀리랜드 오늘 개장' 14면)

1990년대 초 광주 패밀리랜드만큼 광주·전남의 어린이들을 설레게 했던 장소가 있었을까. 34년 전인 지난 1991년 7월 6일, 광주광역시 북구 생용동(현 건국동) 우치공원 내에는 호남지역의 최대 종합 놀이공원인 '광주 패밀리랜드'가 문을 열었다.

13만㎡ 규모 대형 놀이공원…300억원 투입
약 13만㎡ 부지에 놀이시설과 먹거리, 체육시설 등으로 꾸며 많은 이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당시 금호그룹 계열사였던 금호개발(현 금호리조트)이 이 놀이시설을 광주광역시에 기부채납하는 대신 20년간 운영권을 갖는 조건이었다. 1989년 3월 사업비 약 300억원을 들여 착공, 3년만에 준공·개장했다.

바이킹·청룡열차·나는 썰매…26종 놀이시설
이곳은 바이킹과 청룡열차, 나는 썰매 등 26종의 놀이시설이 설치돼 방문객들을 사로잡았다. 패밀리랜드 입구에서 중앙광장까지 800m 가량 운행하는 '패밀리 열차'는 2대가 교대로 운행하면서 방문객들을 '꿈과 행복의 나라'로 이끌었다.

"안녕하세요, 나는 보보입니다"…마스코트의 추억
놀이공원으로 들어가기 전 중앙광장에서 방문객을 맞이하던 마스코트 로봇 '보보'가 움직이며 외치던 "안녕하세요. 나는 보보입니다"라는 소개 음성은 어린 방문객들의 동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뙤약볕 아래에서 일일 이용권을 팔에 부착하고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길게 줄을 서 기다리던 그해 여름은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또한 계절마다 새로운 즐길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봄과 가을에는 롤러스케이트장, 여름에는 야외 수영장을 개장해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선사했다.
광주 패밀리랜드 입구에서 중앙광장까지 800m를 운행하는 '패밀리 열차'. 2대가 교대로 운행했으며 요금은 어른 300원, 어린이 200원이며 정원은 80명이다. 연합뉴스

"소풍은 늘 패밀리랜드였다"…세대의 기억
광주패밀리랜드는 현재 각자의 일상을 살아가는 지역민들에게 여전히 선명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광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90년생 서모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소풍 장소는 늘 패밀리랜드였다. 학교 소풍은 물론, 가족과 주말 나들이를 갈 때도 자연스럽게 그곳을 찾았다"며 "입구 근처 '보보' 앞에서 줄지어 서서 사진을 찍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 보보가 사라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괜히 마음이 허전하고 슬펐다. 그 시절의 한 장면이 함께 사라지는 느낌이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부모·아이·청춘의 공간이었던 패밀리랜드
자녀들의 어린 시절을 패밀리랜드와 함께 보냈다는 이모(68)씨는 "요즘처럼 키즈카페 등 육아 놀이시설이 많지 않았던 당시에는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공간이 마땅치 않았다"며 "그때의 패밀리랜드는 놀이기구뿐 아니라 수영장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어 자주 찾던 장소였다"고 말했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박모(55)씨는 "때로는 친구들과, 때로는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즐기던 곳"이라며 "놀이시설뿐 아니라 자주 찾았던 동물원 역시 젊은 시절의 소중한 추억"이라고 말했다.

2025년 현재, 3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광주·전남 지역민들이 소중한 한 때를 보냈던 광주 패밀리랜드는 선명하게 남아있는 찬란한 기억이다.
광주 패밀리랜드에서 어린이들로 부터 가장 인기를 끌었던 '개구장이 자동차'. 이용자는 모두 10대로 어린이 27명이 동시에 승차할 수 있는데 레일의 굴곡으로 인해 스피드와 박진감을 만끽 할 수 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