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놀이터〉‘시한부 6개월’ 광주 패밀리랜드 존폐 위기
내년 6월 위탁 종료, 재계약 불투명
입장객 3년새 7만↓…市 재투자 전무
놀이기구 23종 중 9종 35년째 운영
"부지 시 소유 탓 민자 유치 걸림돌"

광주 유일의 테마파크 '패밀리랜드'가 오는 2026년 6월 운영 계약 종료를 앞두고 존폐 기로에 섰다. 광주시는 대책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고, 운영사는 재계약이 불발될 경우 운영 중단을 예고했다. 이는 단순한 시설 종료가 아니라 시민의 세대 기억과 아동 여가 기반의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문제다. 본보는 패밀리랜드의 위기를 진단하며 지역 놀이 인프라의 공공성과 행정의 책임을 짚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대안 없으면 운영 어렵다"…남은 시간 6개월
광주·전남 아이들에게 '꿈과 환상의 나라'였던 패밀리랜드에 폐장을 예고하는 경고등이 켜졌다. 우치공원 내 유희시설을 운영해 온 민간 사업자의 위탁 운영 계약은 2026년 6월 종료된다. 남은 시간은 6개월 남짓이다. 운영사는 "확실한 대안이 없다면 운영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밝혔지만, 광주시의 대응은 여전히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단순히 놀이시설 한 곳의 폐업 문제가 아니다. 도심에서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공간이자 가족 단위 여가의 거점, 세대의 기억이 축적된 공공 자산이 동시에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놀 곳 없는 도시'라는 광주의 구조적 한계를 다시 드러내는 상징적 장면이기도 하다.
입장객 3년 새 7만 명 감소…하락세 뚜렷
패밀리랜드의 위기는 수치로 확인된다. 18일 '패밀리랜드 입장객 현황(2021~2025)' 자료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인 2022년 38만3570명까지 늘었던 연간 입장객 수는 2023년 32만9449명으로 줄었고, 2024년에는 31만373명까지 감소했다.


23종 중 9종, 1991년 개장 당시 시설
사람이 떠난 자리는 노후한 시설들이 버티고 있다. 패밀리랜드 유희시설 현황을 보면 전체 23종의 놀이기구 가운데 청룡열차·바이킹·씽씽보트 등 9종은 1991년 개장 당시 설치된 시설이다. 설치된 지 30년을 훌쩍 넘긴 기구들이 여전히 운행 중이다. 지난 2018년 이후 대관람차 등 일부 시설 보강이 이뤄졌지만, 전반적인 노후화와 콘텐츠 부족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설이 늙어가는 동안 행정은 제자리걸음을 반복했다. 광주시는 지난해 '광주다운 앵커 테마파크 TF(우치공원 활성화 방안 TF)'를, 올해 초에는 '민간투자자 모색 TF'를 각각 출범시켰다. 공무원과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해 동물원 연계 개발 등 다양한 구상을 논의했지만, 구체적인 사업 모델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지난 1년여 동안 다섯 차례 회의가 열렸음에도 정식 투자 제안서는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행정재산 부지 한계…민자 유치 구조적 난관
투자 유치가 좌절된 배경에는 구조적 제약이 자리 잡고 있다. 우치공원 부지는 전 구역이 광주시 소유의 행정재산이다. 민간 사업자가 시설을 조성하더라도 토지 소유권을 가질 수 없어 분양을 통한 단기 수익 회수가 불가능하다.
장기간 운영 수익만으로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구조는 민간 투자 유치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현재 운영사 역시 인근 카라반 시설 수익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가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고 직접 운영에 나서지 않는 한, 현재의 민간 위탁 구조에서는 2026년 이후 운영 중단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광주시 관계자는 "놀이시설은 사양 산업이라는 인식과 경제 여건, 행정재산이라는 구조적 제약 속에서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주제공원 전환과 민간 투자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