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아파트 경매 물량 쏟아지는데… 낙찰가율은 올랐다
역대급 물량 폭탄 속에서도 경남 부동산 경매 낙찰가율이 상승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빚을 견디지 못한 매물은 계속 쌓이고 있지만 일부 ‘신축·대단지’ 등 선호 물건에만 입찰자가 몰려 지표가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 극심한 시장 양극화 영향으로 풀이된다.
18일 법원 등기정보광장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경남지역 임의경매 신청 건수는 1만292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였던 지난해(1만3399건)보다 3.6%(479건) 소폭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최저점을 찍었던 2022년(7013건)과 비교하면 여전히 84.2%나 폭증한 규모다.
경남은 인구가 훨씬 많은 서울(7032건)이나 부산(8024건)을 큰 격차로 따돌리며 전국 2위를 기록했다.
사실상 전국의 모든 지방 시·도를 통틀어 가장 많은 부동산이 경매로 넘어가는 ‘비수도권 최다 지역’이라는 꼬리표를 6년째 떼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쏟아지는 물량 속에서 나타나는 경매 지표의 질적인 변화가 눈에 띈다.
통상 경매 물건이 급증하면 입찰 경쟁이 분산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 경남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1월 경남 아파트 낙찰가율은 83.9%를 기록하며 예전보다 많이 올라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물량 적체 속 가격 상승’ 현상을 시장 회복이 아닌 착시 효과로 진단했다.
경매 데이터 전문 기업 관계자는 “현재 전국적으로 비슷한 상황이긴 하지만 지방 아파트 시장 전체가 좋은 것은 아니다”며 “다만 신축 대단지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어, 사람들이 선호하는 단지로 수요가 몰리면서 전체 가격(낙찰가율)이 올라간 것으로 해석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즉, 경남 부동산 시장 전체가 살아난 것이 아니라, 환금성이 보장된 ‘똘똘한 한 채’에만 응찰자가 몰려 비싸게 낙찰받는 반면, 외곽의 비선호 물건은 철저히 외면받는 ‘양극화’가 통계 수치를 왜곡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경남의 11월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31.7%로 집계됐다.
이 관계자는 “강원(50%)이나 충남(40%)보다는 낮지만 경북 등 다른 지방권이 20%대에 머무는 것과 비교하면 경남은 낮은 편이 아니다”며 “신규 유입 물건은 많지만, 한두 차례 유찰되어 가격 메리트가 생긴 인기 물건들이 그만큼 빠르게 소진되면서 낙찰률이 일시적으로 올라갔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 큰 문제는 ‘신청 폭탄’이 아직 본격적인 ‘매각 물량’으로 시장에 다 나오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자료사진./픽사베이/
박준영 기자 bk6041@knnews.co.kr
Copyright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