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트럼프 3선 가능한 시나리오 있다”

서보범 기자 2025. 12. 18.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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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수정헌법 “누구도 2번 초과해 선출될(elected) 수 없다”
더쇼비츠 교수 “선출 아닌 의회가 선발(select)하면 가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 30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민주당 지도부와 회동하며 책상에 2028년 3선 도전을 암시하는 '트럼프 모자'를 꺼내놓고 있다. /트루스소셜

미국의 저명한 헌법학자인 앨런 더쇼비츠 하버드 로스쿨 명예교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합법적으로 세 번째 임기를 지낼 수 있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트럼프 2028’이라는 문구가 적힌 모자를 집무실에 비치하고, 지지자들의 3선 요구에 명확히 선을 긋지 않는 등 출마 가능성을 잇따라 시사해 위헌 논란이 제기돼 왔다.

더쇼비츠 교수는 17일 공개된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나 ‘트럼프 대통령은 헌법상 3선이 가능한가’라는 제목의 책 초고를 건넸다고 밝혔다. 더쇼비츠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탄핵 국면에서 트럼프의 변호를 맡았다. 내년 출간 예정인 이 책에는 한 개인이 미국에서 세 번째 대통령 임기를 수행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수정헌법은 누구도 대통령직에 두 번을 초과하여 선출될(elected) 수 없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더쇼비츠는 ‘선출될 수 없다’는 헌법 구절을 맹점(盲點)으로 봤다.

미국 대선은 전국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1차 투표로 각 주(州)의 승자를 결정한 뒤, 승자 독식 원칙에 따라 주별로 배정된 선거인단 전원이 2차 투표에서 대통령을 선출하도록 한다. 조지아주의 경우 선거인단 수(16명)만큼 각 정당이 선거인단을 구성해두고, 1차 투표에서 승리한 정당만 선거인단 자격을 얻는 셈이다.

이때 선거인단이 2차 투표를 기권하거나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권한은 의회로 넘어간다. 트럼프가 3선에 도전해 전국 유권자 대상 1차 투표에서 승리한 뒤, 2차 투표에서 선거인단이 기권해 의회가 대통령을 선발하도록(select) 한다는 구상이다. 더쇼비츠는 “그렇게 되면 의회는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선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앨런 더쇼비츠 미국 하버드 로스쿨 명예교수가 지난 9월 26일 뉴욕에서 열린 제80차 유엔 총회에 참석해 있다. /AFP 연합뉴스

그러나 미국 역사상 1차 투표에서 승리한 대통령 후보에게 선거인단이 투표하지 않은 사례는 단 두 차례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대통령 선출 권한이 의회로 넘어간 적은 한 번도 없다. 선거인단은 1차 투표 결과에 따라 정해진 후보에게 투표하도록 돼 있어 자율권이 거의 없다. 이들이 집단적으로 기권표를 행사하는 상황 자체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트럼프가 직접 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대통령직을 승계(succession)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제임스 샘플 호프스트라 로스쿨 교수는 “두 명의 러닝메이트(allies)가 임기 수행 의사가 없는 상태로 출마해 대통령에 당선된 뒤 사임하고, 트럼프를 하원의장으로 선출한 뒤 승계하는 구상”이라고 WSJ에 말했다. 헌법상 하원의장은 반드시 연방 의회 의원일 필요가 없다는 점을 이용해 트럼프를 하원의장으로 선출하고, 대통령과 부통령이 사임하면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승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우회적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백악관 측은 트럼프와 더쇼비츠의 회동과 관련한 WSJ 질의에 “(트럼프가) 더 오래 봉사한다면 미국은 운이 좋은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트럼프가 실제 3선 도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은 많지 않다. 더쇼비츠는 “나는 그가 3선에 출마하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면서 3선 가능성의 결론이 무엇이냐는 트럼프 질문에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3선 대통령이 될 수 있는지 확실하지 않고, 그것이 허용되는지도 불확실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작년 10월 헌법에 따라 3선 출마를 할 수 없다는 것이 “상당히 명확하다”고 말했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역시 16일 공개된 미 잡지 배니티 페어 인터뷰에서 트럼프 스스로 “자신이 출마할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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