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공항 이전 합의 주역들]18년 만의 군공항 이전 밑그림엔 강기정 3년 땀방울 있었다

박재일 기자 2025. 12. 18.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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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8기 취임 전부터 시작된 숙원
수차례 좌절과 공전 속 역량 쏟아
이재명 정부 적극적 지원 끌어내
광주·전남 해묵은 현안 결국 해결
지난 2023년 6월 26일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강기정 시장이 광주군공항 유치지역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있다./광주시 제공

민선 8기 들어 광주군공항 이전이 공식 논의된 것은 2022년 7월28일 전남도청 서재필실에서 열린 '광주·전남 상생발전위원회'에 참석한 강기정 시장과 김영록 지사가 공동합의문에 서명하면서부터다.

이날 강 시장은 광주공항이전 문제 등 범정부협의체의 실질적 운영을 촉구하고 현행법에 따른 절차 진행과 특별법 제정 등 투트랙 전략 추진에 공동노력하기로 김 지사와 약속했다.

앞서 양 시·도지사는 지방선거(6월1일) 후보시절인 5월 16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전남·광주상생정책협약식'을 맺고 지역의 관심사인 군공항이전 문제 등 지역상생발전에 공동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이렇게 시작된 공항 이전 논의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강 시장이 취임 1주년을 앞둔 2023년 6월 말부터였다.

강 시장은 26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군공항 유치지역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를 두고 군공항의 무안 이전에 잰걸음을 하는 김 지사와 전남도에 대한 '화답' 성격을 띄고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강 시장은 이날 군 공항 유치지역에 총 1조 원 규모의 지원책을 제시했다. 그동안 강 시장과 김 지사간에 '통큰 지원책이 먼저', '통큰 양보가 먼저'로 줄다리기를 하는 상황에서 강 시장이 먼저 지원책을 발표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지난 17일 '6자협의체 공동 발표문'에 고스란히 담겼다.

광주시가 7년 전인 2016년에 제시한 4천508억 원 규모를 2배 이상 뛰어넘었다. 강 시장이 스스로 "우리 시가 제시할 수 있는 최대치"라는 언급에서 드러나듯이 '통큰 지원'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강 시장의 발표에 전남도는 "군공항 문제가 해결되면 바로 민간 공항을 이전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점도 매우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해 12월 17일 나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열린 '광주 민간·군 공항 이전 시·도지사 회담'에서 강 시장과 김 지사는 광주 민간·군 공항의 무안 이전에 뜻을 같이하고 양 지역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양 시·도가 향후 광주 민간·군 공항의 무안국제공항 통합 이전에 대해 무안군민의 공감을 얻도록 함께하기로 하고 그동안 민간공항과 군 공항의 분리 이전에 대한 논란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여기에 더해 이날 강 시장은 호남고속철도 개통에 맞춰 무안국제공항으로 민간공항을 이전에 동의를 표시했다. 이는 현재 시민단체의 반대가 있을 정도로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하지만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던 군공항 이전 논의는 2024년 4월 24일 광주연구원과 전남연구원이 공동으로 주관해 초당대학교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광주 민간·군공항 이전 소음대책 토론회' 이후 다시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군공항 이전 논의의 사실상 당사자인 강 시장과 김 지사, 김산 무안군수가 처음으로 머리를 맞댄 것은 2024년 7월30일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김 군수가 무안으로 이전에 강경한 반대의사를 나타내면서 입장차만 확인하고 끝났다.

그러던 중 강 시장은 8월 20일 시청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김 지사가 내년 6월까지 광주 군공항 예비 이전후보지를 지정해야 한다고 한 것은 너무 비현실적"이라며 "저는 연말이 데드라인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강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보름 전 김 지사가 "군공항 예비후보지 연내 지정은 무리가 있고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정돼야 이후 이전 대상지 선정, 지원사업 심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한 반박이어서 적지 않은 파장을 낳았다.

여기에 더해 9월 9일 광산구청에서 열린 민간·군공항 통합이전 주민설명회에서 강 시장은 "전남이 작년 12월 민간·군공항을 무안으로 통합 이전하기로 합의해 놓고 함흥차사다"고 말해 폭탄 하나를 더 던졌다.

그러나 강 시장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9월23일 민주당에 민주당 차원의 특위 구성을 건의한데 이어 이틀 후 당시 여당인 국민의힘에도 2021년 5월 이후 중단된 군공항 통합이전을 위한 '범정부협의체' 운영 재개를 건의했다.

강 시장은 또 10월24일 기자간담회에서 광주 군공항 이전과 관련한 '함흥차사', '양심불량' 등의 발언에 대해 "전남도의 노력이 폄훼되고, 무안군민의 마음에 상처가 생긴 것은 매우 미안한 일"이라고 사과했다.

강 시장은 이어 10월29일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광주·전남·무안 3곳의 단체장이 모두 민주당"이라며 "중앙당서 매듭을 풀어 달라"고 요청했다.

또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민군공항 이전 당사자는 정부다. 범정부 협의체 운영을 재개해 달라"고 건의한데 이어 11월 21일 직접 한 총리를 만나 '범정부협의체' 재개를 거듭 요청했다.

그로부터 닷새 후 인 11월26일 강 시장은 "민군공항 통합이전 문제가 연말까지 해결된다면 정해 놓은 마감기한, '연말 데드라인'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12월 9일 강 시장이 수차례 요구한 범정부협의체 운영 재개에 따른 관계기관 회의가 열렸으나 '12·3 비상계엄' 직후 상황이어서 결실로 이어지지 못했다.

해를 넘겨 대통령 탄핵에 따른 대선이 치러지게 되면서 5월 17일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국가주도 전환' '대통령 직접 관리''충분 합리적 보상' 등 3대 원칙을 공개 약속하고 나섰다.

상황은 급반전 됐다. 대통령 당선 직후인 6월25일 광주전남 타운홀 미팅에서 이 대통령이 이 같은 약속을 확인하면서 17일 광주에서 18년 만에 민군통합공항 이전 밑그림인 '6자협의체 공동 발표문'이라는 결실을 맺게 됐다.

/박재일 기자 jip@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