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시아스 합창단, 이번엔 '티켓 강매' 논란
강원서 성탄 공연…교회 티켓 배부
“후원금 명목 신도들이 매수” 증언
“한 가정당 최대 200만원 내는 셈”
합창단측 “초대권 무상 제공” 해명

기쁜소식선교회가 창단한 그라시아스 합창단이 올해도 크리스마스 칸타타 전국 순회공연을 진행하는 가운데, 교회가 신도들에게 후원금 명목으로 사실상 입장권 구매를 강요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해당 합창단은 인천 여고생 사망 사건으로 중형을 선고받은 기쁜소식선교회 설립자 딸과 신도들이 몸담았던 곳이다.

인천일보가 입수한 '2025 칸타타 티켓 배분'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공연 티켓은 VIP석(귀빈석) 800장, R석(로얄석) 200장 등 총 1000석이 인근 기쁜소식 교회들에 배분됐다. 사임당홀은 972석 규모로, 실제 좌석 수보다 28석이 더 할당된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강릉지역(강릉·속초·울진·동해·태백·삼척·간성·정선) 8개 교회에 425장, 원주지역(원주·제천·횡성·영월·문막) 5개 교회에 401장, 춘천지역(춘천·홍천·인제·양구) 4개 교회에 174장이 할당됐다. 특히 원주교회는 VIP석 190장, R석 40장 등 총 230장(1760만원 상당)을 구매해야 했다.
기쁜소식 A교회 내부 공지글에는 '이번 칸타타 티켓값은 1인당 33만원 결정했다. 기도하면서 감당하시길 바란다'고 안내됐다.
기쁜소식 교회는 지역을 총괄하는 지역장이 있고, 지역 교회마다 장로·집사 등이 구역장을 맡아 신도 10여 명씩 관리한다.
티켓 구매는 각 신도가 직접 구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구역장이 구역원들로부터 티켓값을 '물질'(교회 내부에서 후원금을 지칭하는 표현) 명목으로 걷어 가상 계좌로 일괄 입금하는 구조다. 이후 신도들은 필요한 만큼 티켓을 받는다.
신도 B씨는 "티켓값을 내고 공연을 보러 오는 일반 관객은 거의 없고, 교회 성도들이 대량 매수해 지인에게 나눠주는 방식으로 객석을 채운다"며 "전국 대부분 교회에서 티켓 구매가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으며 보통 한 가정당 50만~70만원, 많게는 100만~200만원까지 낸다"고 증언했다.
기쁜소식선교회는 2000년 그라시아스합창단을 창단했다. 합창단은 매년 연말 크리스마스에 담긴 의미를 오페라·뮤지컬·합창의 세 가지 형식으로 담은 크리스마스 칸타타 전국 투어를 진행한다.
합창단 중심에는 박모(53·여) 단장이 있다. 박 단장과 합창단원 등 3명은 지난해 약 3개월간 남동구 기쁜소식인천교회에서 생활하던 C양을 합창단 숙소에 감금한 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최대 20년 이상 중형을 선고받았다.
합창단 측은 "그라시아스합창단은 많은 분들의 자발적인 후원과 협력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후원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칸타타 초대권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국 각 지역에서 이뤄지는 공연은 지역의 후원자와 단체가 주관해 진행되며 각 지역에서의 초대권 배부 방식은 해당 지역 주최 측의 자율적 운영에 따라 결정된다"며 "합창단 본부는 개별 지역의 배부 절차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나라 기자 nar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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