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에 답하다] 中 로보락이 장악한 로봇청소기 시장… 삼성·LG가 역전 가능할까

이상현 2025. 12. 1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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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비스포크 스팀 로봇청소기. 삼성전자 제공


한국을 넘어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도 선두권 자리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아직 국내 시장에서 힘을 못쓰는 가전 영역이 있다.

바로 로봇청소기 시장이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중국의 로보락이 과반 이상을 점유한 가운데, 샤오미, 에코백스, 모바, 드리미, 나르왈 등 후속 브랜드까지 연이어 한국 시장에 진출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여기에 국내 브랜드 중에서는 쿠쿠 등 중소 가전업체들 역시 로봇청소기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어 브랜드 인지도와 상관없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중국의 로보락이 45~50% 정도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중인 가운데, 드리미와 에코백스, 모바 등이 10% 안팎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합산 점유율은 20% 안팎 수준을 기록중이다.

로보락이 한국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존 로봇청소기 대비 뛰어난 기술력과 성능을 갖춘 제품군을 빠르게 시장에 안착시킨 것이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신제품 또한 빠르게 내놓으면서 보급형부터 고급형까지 라인업을 고루 갖췄다는 점도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이었다. 한국 시장 내에서 적극적인 마케팅도 또한 주효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로보락이 한국 시장에 처음 들어올 때 기존 로봇청소기 제품 대비 성능이 매우 우수했다"라며 "이후 국내 기업들도 기술력을 보완해 이제 제품별 차이는 거의 없는 수준까지 왔지만 시장 선점 효과를 무시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로보락이 한국 시장에 자리잡으면서 후속 브랜드 역시 공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모바는 지난 8월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Z60 울트라 롤러' 제품을 공개, 한국 시장 진출을 알렸다. 모바는 2024년 설립된 신생 기업이다.

모바는 브랜드 론칭 7개월 만에 글로벌 최대 가전 전시회 중 하나인 IFA에도 참가했으며, 세계 최대 축구 구단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었던 크로아티아 축구선수 루카 모드리치를 광고 모델로 발탁하는 등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 시장 진출과 함께 선보인 Z60 울트라 롤러 제품의 경우 카펫 구역 진입 시 물걸레를 자동으로 들어 올리고 차단판을 덮는 기술까지 탑재한 제품이다. 여기에 8㎝ 높이의 문턱도 넘을 수 있다.

모바에 앞서 지난 2022년 한국에 진출한 드리미 역시 공격적으로 신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드리미 역시 지난 8월 3종 걸레 교체형 신제품 '메트릭스10 울트라', 실시간 물걸레 세척 시스템이 탑재된 '아쿠아10 울트라 롤러' 등 신제품을 선보였다. 회사측의 설명에 따르면 드리미의 점유율은 2024년 4.1%였지만 올해 초에는 12.8%로 3배 가까이 성장했다.

하지만 중국 로봇청소기 브랜드는 최근 보안 이슈로 흔들리고 있는 모양새다. 9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한국소비자원이 로봇청소기 6개 제품에 대한 보안 실태를 공동 조사한 결과 드리미는 모바일앱 보안, 정책 관리, 기기 보안 등 3개 항목에서 모두 보통 또는 미흡으로 나타났다.

에코백스 또한 3개 항목이 모두 보통이었으며, 나르왈은 모바일앱 보안 항목이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 따르면 나르왈과 드리미, 에코백스 등은 사용자 인증 절차가 미비해 불법적 접근이나 조작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집 내부 사진이 외부로 노출되거나 카메라 기능이 강제로 활성화되는 사생활 유출 우려도 제기됐다.

중국 로봇청소기 브랜드가 보안 문제에 취약하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보안을 강화한 제품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선다.

앞서 양사는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5에서 나란히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선보였다. 먼저 삼성전자는 차세대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를 공개했는데, 해당 제품은 최대 4.5㎝ 문턱 돌파, 투명 액체 감지 및 회피, 파바오 콤보 기능, 100°C 스팀 살균, 직배수 지원, 강력한 보안 기능 등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또 KISA의 사물인터넷(IoT) 보안 인증 최고 등급인 '스탠다드'를 획득했고, 자체 보안 플랫폼과 하드웨어 칩 기반의 '삼성 녹스' 보안을 탑재해 해킹 및 데이터 유출 위험으로부터 강력하게 보호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LG전자 로봇청소기 빌트인형 히든 스테이션. LG전자 제공


LG전자 역시 로봇청소기 신제품 '히든 스테이션'과 '오브제 스테이션' 2종을 선보였는데, 해당 제품은 먼지 흡입과 물걸레 청소는 물론 사용한 물걸레의 세척과 건조까지 알아서 할 수 있는 제품이다. 또 세계 최초로 로봇청소기 본체와 스테이션 모두에 스팀 기능을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LG전자의 로봇청소기에도 회사 보안 솔루션인 'LG 쉴드'가 적용된다. LG 쉴드는 기존 소프트웨어 보안 체계에 별도의 방어 기술을 더해 보안 수준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당초 양사는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연내 출시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내년 초로 출시가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로봇청소기가 보안 이슈로 흔들리는 가운데, 내년부터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보안을 강조한 신제품을 내놓는 만큼, 본격적인 한국 가전 기업의 반격이 예고된 상태다.

양사는 해당 제품들을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선보이고 글로벌 소비자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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