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고2부터 고교학점제 선택과목은 ‘출석률’만 유급 기준···교사들은 “재검토해야”

내년 3월부터 고등학교 2학년이 배우는 고교학점제 선택과목은 출석률만 학점 이수 기준으로 삼는다. 공통과목은 올해처럼 출석률과 학업성취율을 모두 반영해 평가한다. 교원단체들은 전 과목에 출석률만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만큼 고교학점제를 둘러싼 학교 현장의 반발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는 18일 제63차 회의를 열고 고교학점제 관련 국가교육과정 수립·변경 행정예고안을 보고했다. 국교위는 현재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 중 ‘학점 이수 기준은 출석률과 학업성취율을 반영해 설정한다’는 부분을 ‘출석률, 학업성취율 중 하나 이상’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행정예고를 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처음 시행된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적성과 진로에 따라 다양한 교과목을 선택·이수하는 제도다. 현재는 졸업하려면 3년간 공통 이수 과목 48학점을 포함해 총 192학점을 따야 하고 과목별 ‘출석률 3분의 2 이상’과 ‘학업 성취율 40% 이상’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행정예고 이후 교육과정이 개정되면 교육부 지침은 고교학점제 선택과목에 대해 출석률만 반영하도록 바뀌게 된다. 선택과목 평가 기준이 완화되는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 9월 고교학점제 개선방안을 발표하며 국교위에 두 가지 안을 제시했다. 1안은 공통과목에 대해 현행처럼 출석률과 학업성취율 기준을 유지하고 선택과목에 대해선 출석률만 적용하는 안이었다. 2안은 공통·선택과목 모두 출석률만 적용하는 방식이었다. 이 가운데 국교위가 교육부의 1안에 가까운 변경안을 선택한 것이다.
국교위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 미이수 학생을 대상으로 최소성취수준보장지도(최성보) 외에 다양한 이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권고할 계획이다. 최성보는 과목별로 40% 이상 학업성취율, 3분의 2 이상 출석률을 충족하지 못한 학생에 대해 교사가 학점당 3시수 이상 보충지도하도록 한 것이다. 교사들은 최성보가 교사 업무를 키운다고 비판해왔다. 보충지도 횟수와 방식을 학교 자율로 시행하도록 하거나 교육부, 교육청이 직접 운영하는 이수 방안을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국교위원 내부에서도 이날 보고된 행정예고안 및 교육부 권고사항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보였다. 교사 출신인 이보미·손덕제 국교위원은 공통과목에 성취율을 반영하는 것이 학교 현장에 혼란을 키울 것이라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 위원은 “이렇게 가면 고1부터 제도 취지와 무관한 교육 현장이 펼쳐질 것”이라며 “출석률과 성취율을 동시에 반영하면 유급되는 학생들이 분명 나올 것이라 심히 우려된다”고 했다. 교사노조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교원 3단체는 “고등학교 학점 이수 기준은 출석률 중심으로 명확히 설정하되, 기초학력 보장은 별도의 책임교육 체계로 풀어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고1 42만1809명 중 출석률과 학업성취율 모두 미이수한 학생은 전체의 0.6%(2489명)이다.
반면 강은희 위원(대구교육감)은 “고교학점제의 근본적인 부분은 기초 소양과 기본학력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라며 “논의를 원점으로 되돌리기보다 현장의 어려움을 교육부와 협의해 최대한 지원할 수 있는 세부지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공개된 행정예고안에는 이수 기준 설정 시 교육활동 및 학습자 특성을 고려한다는 문구도 추가됐다. 이에 특수교육대상자에 대해선 학업성취율 적용 여부에 대해 별도 기준을 제시하는 내용이 교육부 권고사항에 반영될 예정이다.
국교위는 이날 2026년 업무계획을 보고하며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을 1년 연기하기로 했다. 지난 1월 당초 2026~2035 발전계획을 1년 미룬 2027~2036년으로 변경했는데 또다시 연기해 2028~2037년으로 일정이 바뀐 것이다. 최수진 국교위 사무처장은 이날 회의에서 “내년 3월31일까지 발전계획을 확정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전문위원회에서 판단을 주셨다”며 “사무처 입장에서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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