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보러 갔다가 책상 빠질라”…대구 육아휴직 사용률 하위권

권영진 기자 2025. 12. 1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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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구·경북지역 출생아 부모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전년대비 상승했지만 전국 평균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기업 및 자영업 비중이 높은 대구의 사용률은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16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17일 발표한 '2024년 육아휴직 통계 결과(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출생아 부모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34.7%로 전년(33.0%) 대비 1.7%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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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육아휴직 사용률, 전국 평균 밑돌아
대구는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16위 그쳐
전문가, “제도·직장문화·경제 여건 등 고려한 정책 필요”
지난해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베이비&키즈페어 전시회 모습. 대구 엑스코 제공

지난해 대구·경북지역 출생아 부모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전년대비 상승했지만 전국 평균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기업 및 자영업 비중이 높은 대구의 사용률은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16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육아휴직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17일 발표한 '2024년 육아휴직 통계 결과(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출생아 부모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34.7%로 전년(33.0%) 대비 1.7%포인트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대구는 전년보다 1.4%포인트 상승한 33.1%, 경북은 2.1%포인트 늘어난 33.5%로 집계됐다. 하지만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특히 대구의 경우 울산(30.6%)에 이어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16위 그쳤다. 특히 남성 육아휴직에 대한 사회적 시선 부담 등의 영향으로 여성의 사용률은 전국 평균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남성의 사용률은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출생아 모(母)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대구 72.2%, 경북 73.4%로 전국 평균(72.2%)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부(父)의 사용률은 대구 8.4%, 경북 10.4%로 전국 평균 10.2%를 밑돌았다. 소득 감소, 직장 내 분위기, 고용 불안 등이 이 같은 문제를 유발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박모(38·여)씨는 "간호사로 근무하던 중 둘째가 생겨 육아휴직을 내고 출산 후 직장 내에서 눈치가 보여 퇴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퇴사 후 육아에 집중하고 있었지만 높은 물가 상승으로 인해 남편의 월급 만으로는 생활하기가 힘들어 육아와 근로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최근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유아동복 판매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남편도 육아휴직 사용이 가능한 중견 기업에 재직 중이지만 현실적으로 승진 누락 등 인사 평가 불이익에 대한 우려가 높고 복직해도 핵심 업무 배제 우려 가능성이 높아 결국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않고 근무를 계속 이어갔다"며 "아이 한 명을 키우다보면 갑작스럽게 병원을 가야하는 경우가 발생되는 등 돌발 상황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맞벌이 해가면서 자녀를 키우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과 근로자가 동시에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육아휴직제도보다는 오히려 맞벌이를 해가면서 돌발 상황이 생겼을 때 휴가 형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하거나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대기업, 공기업, 행정기관 등의 근로자의 경우 대부분 복직이 가능해 현재 진행 중인 6+6 부모 휴직제를 사용하는데 부담이 덜하지만, 중소기업·자영업 등 기업의 규모가 작을 수록 휴직 후 복귀 보장에 대한 불안감이 크고, 제도가 마련되어 있어도 직장 내 보수적인 분위기 등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쓰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승철 대구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기업체와 근로자의 입장, 물가 상승에 따른 경제적 부담 등을 고려한 현실적인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제도 안에서 나타나는 문제점 등도 파악해 제도를 보완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권영진 기자 b0127kyj@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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