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문인들의 순수와 사랑…뮤지컬 ‘팬레터’
순수문학동인‘구인회’ 모티브
편지와 함께 오해 사랑 피어나
내년 2월 22일까지 예술의전당
![뮤지컬 ‘팬레터’의 한 장면. 천재 작가 김해진과 히카루가 함께 소설을 집필하는 과정을 표현했다. [라이브(주)]](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8/mk/20251218144202930eqkt.jpg)
‘팬레터’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경성을 배경으로 이상·이효석·김유정 등이 활동했던 문인 동인 ‘구인회’를 모티브로 만든 작품이다. 문학을 향한 열정과 순수한 사랑을 품은 문인들의 이야기를 중심에 둔다.
폐병을 앓고 있는 천재 작가 김해진과 그를 동경하는 작가 지망생 정세훈, 그리고 정세훈의 필명에서 태어난 가상의 인물 히카루. 세 인물이 편지를 매개로 관계를 맺으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뮤지컬 ‘팬레터’에는 1930년대 실존했던 순수 문학 동인 ‘구인회’를 모티브로 한 ‘7인회’가 등장한다. [라이브㈜]](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8/mk/20251218144204253vwfy.jpg)
작품은 천천히 오가는 편지 속에서 감정이 서서히 고조되고, 오해가 깊어지는 과정을 차분히 따라간다. 해진이 히카루를 처음 여성으로 오해하는 장면에서 소소한 웃음이 터져 나오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관객은 혹여 비밀이 드러나지 않을지 마른 침을 삼키며 무대를 지켜보게 된다.
![대표 뮤지컬 넘버 ‘거짓이 아니야’의 한 장면. 정세훈의 필명에 불과하던 히카루는 이 넘버 이후로 구체적인 인격으로 구성된다. [라이브㈜]](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8/mk/20251218144205590lfns.jpg)
그의 말처럼 작품은 고색창연한 매력으로 가득하다. 1930년대 경성의 창호지와 나무 창살로 이뤄진 카페를 배경으로 문인들이 등장하는 넘버 ‘넘버 7’은 작품의 정서를 단번에 보여준다. 양장을 말쑥하게 차려입은 문인들이 재즈와 스윙 리듬에 맞춰 문학관을 노래하는 이 장면에는, 순수문학에 대한 사랑과 시대가 안긴 슬픔이 동시에 스며 있다. 환하게 노래하는 얼굴 위로 어딘가 모르게 쓸쓸한 기색이 겹쳐진다.
![뮤지컬 ‘팬레터’는 1930년대 시대적 배경에 걸맞게 중절모를 쓰고 양장을 입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라이브㈜]](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8/mk/20251218144206943hlxx.jpg)
세 인물의 관계가 본격적으로 얽히는 지점을 표현한 넘버 ‘섬세한 팬레터’도 인상 깊다. 히카루와 세훈이 함께 소설을 써 내려가는 이 장면에서 세 배우는 교차하며 파트너를 이뤄 왈츠를 춘다. 이어 세훈을 무대 위에 남긴 채 히카루와 해진이 함께 퇴장하는 동선은, 세 명의 복잡한 관계와 그 속에서 커져가는 세훈의 소외감을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객석 반응도 뜨겁다. 대표 넘버가 끝날 때마다 박수가 터져 나오고, 세훈이 마침내 해진 앞에서 진실을 고백하는 장면에서는 관객들 역시 숨을 죽인다. 자극적인 장치 없이 사랑과 예술, 창작의 고통을 차분히 그려온 ‘팬레터’는 이제 하나의 클래식으로 관객에게 다가간다.
공연은 2월 22일까지.
![뮤지컬‘팬레터’의 한 장면에서 히카루가 편지를 가슴에 안고 노래하고 있다. [라이브㈜]](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8/mk/20251218144208268nnt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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