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서 털린 내 정보가 범죄에? 그놈 목소리 어디 제보 못하나…” 피싱범 목소리 사냥 나선 제일기획·경찰청

임정환 기자 2025. 12. 1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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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행정과고요. 최근 쿠팡에서 개인정보 유출된 사태에 대해서 들어보신 적 있으실까요? 유출된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습니다" 쿠팡을 사용하던 A 씨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그러나 다행히 보이스피싱 범죄임을 알아채고 서둘러 전화를 끊어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

최근 제일기획과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이 보이스피싱 범죄 근절을 위해 '목소리 사냥'에 나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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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기획·경찰청 ‘보이스 원티드’ 캠페인 전개
경찰 “2030년까지 보이스피싱 피해액 절반으로”
경찰청은 제일기획과 함께 이달 18일부터 내년 2월 11일까지 8주간 보이스피싱범 목소리 제보 캠페인 ‘보이스 원티드(VOICE WANTED)’를 진행한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청 제공

“서울중앙지법 행정과고요. 최근 쿠팡에서 개인정보 유출된 사태에 대해서 들어보신 적 있으실까요? 유출된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습니다” 쿠팡을 사용하던 A 씨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그러나 다행히 보이스피싱 범죄임을 알아채고 서둘러 전화를 끊어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 그러나 전화를 끊으며 씁쓸함이 몰려왔다.

A 씨는 생각했다. “그놈 목소리 어디다 제보 못하나”

누구나 한번쯤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고 이런 생각을 한다. 정답을 말하자면 제보할 수 있다. 사람의 목소리에는 ‘성문(聲紋)’이라는 게 있기 때문이다. 목소리에 담긴 일종의 지문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고, 보이스피싱 범죄자도 가지고 있다. 보이스피싱 범인들은 경찰·검찰, 금융기관 직원, 납치범, 카드 배송기사 등으로 신분을 바꿔가며 범행을 시도한다. 그러나 성문은 바꿀 수 없고, 성문은 그놈들의 긴 꼬리다.

최근 제일기획과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이 보이스피싱 범죄 근절을 위해 ‘목소리 사냥’에 나선 이유다. 17일 제일기획과 경찰청은 최근 대국민 제보 캠페인 ‘보이스 원티드(Voice Wanted)’를 전개한다고 밝혔다. 범죄자 정보는 쌓이면 쌓일수록 좋고, 시민들의 제보를 받아 ‘그놈 목소리’가 축적되면 추가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일단 몽타주 포스터를 찾아야 한다.

특히 제일기획은 최근 신고된 보이스피싱 사례 중 △수사관 사칭 △대출 빙자 △카드배송 빙자 △납치 빙자 등 실제 피싱범 목소리 지문에서 추출한 파형 그래프로 가상의 몽타주를 그렸다. 이 포스터의 핵심 기능은 보이스피싱 수법을 알리고 제보를 유도하는 데 있다. 수배 전단에 포함된 QR 코드를 스캔하면 실제 보이스피싱 사례 영상을 확인할 수 있고 보이스피싱 통화 녹음 파일을 제보할 수 있다.

일단 보이스피싱 전화가 오면 스마트폰 통화 녹음 기능을 켠다. 단답형으로 짧게 대화한 뒤 전화를 끊고 포스터의 QR코드를 통해 통화 녹음 파일을 제보하면 된다. 포스터는 전국 경찰서, 은행, 통신사, 관공서 등에 부착된다. 제보를 통해 확보된 범죄자의 성문은 음성분석모델 강화 및 범인 특정, 조직망 확인 등에 활용된다. 추후에는 통신사와도 데이터를 공유해 앱 내 경고 등 예방책도 될 수 있다.

경찰과 제일기획이 이같은 캠페인에 나선 이유는 그만큼 보이스피싱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2023년 4472억 원에서 2024년 8545억 원으로 91% 급증했다. 올해는 10개월 만에 피해액이 1조 원을 넘어섰다. 경찰은 2023년까지 5000억 원 미만으로 줄인다는 목표다. 이는 17일 경찰청이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대통령 주재 업무보고에서 밝힌 내용이다.

신효섭 통합대응단 단장은 “이번 캠페인은 피싱범들에게 보이스피싱 시도 자체가 스스로 증거를 남기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줌으로써 보이스피싱 시도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기대된다”며 “간편제보와 번호정지, 계좌동결 등 다양한 솔루션과 연계해 종합적으로 보이스피싱을 근절하겠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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