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금 한상궁 밥짓기 뺨치네”…밥솥계 삼성·LG, 쿠쿠·쿠첸, 밥맛 전쟁

전종헌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cap@mk.co.kr) 2025. 12. 1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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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첸, ‘123 밥솥’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
50여명 연구 인력…매년 신제품 출시
쿠쿠, 미식컬렉션으로 밥솥 시장 1등 수성
음식물 처리기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MBC 드라마 ‘대장금’에서 한상궁(양미경)이 밥짓기 경합에서 이긴 후 최고 상궁 자리에 오르고 있다.[유튜브 옛드]
“경합 과제는 가장 기본인 밥짓기다.”

인기 드라마 ‘대장금’에서 최상궁과 한상궁이 수랏간 최고 상궁 자리를 놓고 밥짓기 경합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한상궁은 밥을 지을 때 한곳에 물이든 그릇을 놓아 한쪽은 찰진밥, 한쪽은 보통밥, 그리고 된밥을 한 솥에서 지어낸다.

‘밥심’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쌀 소비가 줄어들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각 가정마다 ‘밥솥’ 하나씩은 있을 법하다. 기술이 좋아져 찰진밥, 보통밥, 된밥까지 버튼 하나면 뚝딱 만들어지는 세상이다.

가전 업계의 삼성·LG전자처럼 국내 전기밥솥 시장의 양대 산맥격인 쿠쿠와 쿠첸이 프리미엄 밥솥을 앞세워 밥맛 전쟁을 벌이고 있다. 밥알의 쫀득함, 고소함, 씹힘감, 포만감 등 균형 있는 식감과 맛을 사로잡기 위해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쿠첸, 김연아 앞세워 ‘123 밥솥’ 공격 마케팅
18일 가전 업계에 따르면 밥솥 시장 만년 2등 쿠첸은 지난 7월 출시한 ‘123 밥솥’을 전면에 내세워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123 밥솥은 2.2 초고압으로 취사 온도를 123도까지 높인 것이 특징이다. 밥을 지을 때 밥솥 내부 압력이 높아질수록 물의 끓는점이 상승하기 때문에 쌀알 내부까지 고르게 익고, 취사 시간이 단축된다. 또, 높은 온도의 물과 수증기가 만나면 쌀알 중심부까지 빠르게 침투한다.

123 밥솥은 업계 최고 압력과 온도로 기존 2.1 기압 밥솥 대비 잡곡밥은 혼합잡곡 쾌속 메뉴(콩 미포함) 기준 취사 시간이 27분에서 19분으로 단축됐다.

백미밥은 백미쾌속 기준 10분 만에 완성된다. 여기에 저속노화를 돕는 건강 잡곡과 쌀 품종별 알고리즘으로 최상의 밥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쿠첸의 설명이다.

쿠첸 123 밥솥.[쿠첸]
최근 건강관리 트렌드로 떠오른 저속노화 식단 수요가 늘면서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쿠첸에 따르면 123 밥솥은 지난 7월 신제품 출시 기념 사전 예약과 론칭 이벤트에서 자사 메가 히트 제품인 ‘121 밥솥’과 비교해 같은 기간 대비 80% 이상 높은 판매율을 달성했다. 그 결과 123 밥솥은 출시 한 달 만에 9월 판매량이 8월 대비 73% 증가했으며, 8월 출시 초기와 비교해 11월 기준 91% 가량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쿠첸은 9월부터 전속 모델 김연아가 출연하는 론칭편, 본편, 저속노화편 총 3편으로 구성해 123 밥솥 TV 광고를 공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영상은 김연아가 쿠첸 123 밥솥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탑 끝까지 올라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꼭대기 층에 도착한 김연아가 ‘123℃에 올라야 보이는 밥맛이 있다’는 내레이션으로 제품이 밥맛의 최고점을 구현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쿠첸은 제품 디자인 측면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밥솥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디자인이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돔’ 디자인으로 출시 한 달 만에 굿디자인 어워드 우수 디자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만년 2등 쿠첸은 밥솥 시장 1등 쿠쿠를 따라잡기 위해 업계에서 유일하게 한 해도 빠짐없이 밥솥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그레인 밥솥 이후 1년 만에 나온 신제품이 123 밥솥이다.

밥솥 관련 내부 연구진은 50여명 수준으로, 2021년 국내 최초 2.1초고압 기술의 ‘121 밥솥’을 시작으로, 국내 최초 트리플 압력을 적용한 ‘트리플 밥솥’, 곡물별 맞춤 알고리즘을 탑재한 ‘브레인’, ‘그레인’ 등 밥솥을 중심으로 제품을 내놓고 있다.

‘밥솥 명가’ 쿠쿠…밥솥 벗어나 상품 다각화
‘밥솥 명가’로도 불리는 쿠쿠는 밥솥 시장은 자사가 장악하고 있다는 판단으로 밥솥 외길에서 벗어나 음식물 처리기 등 상품 다변화 전략을 오래 전부터 펼치고 있다. 전기밥솥 시장에서 쿠쿠의 점유율은 60%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쿠쿠는 전기밥솥으로 시작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진행했다. 2001년 가습기, 2003년 공기청정기, 2009년 정수기, 2014년 인덕션, 2016년 매트리스, 2020년 음식물처리기 등 오랜 시간 제품 다양화를 추진해왔다. 쿠쿠라는 브랜드를 1998년 처음 선보인 것을 감안하면 빠른 변화다.

쿠쿠는 지난 9월 저속노화 라이프 트렌드를 겨냥해 ‘쿠쿠 미식컬렉션 트윈프레셔 마스터셰프 사일런스 오브제 4세대 저당밥솥’을 출시했다.

미식컬렉션 저당밥솥의 가장 큰 변화는 특허 출원한 ‘4세대 트레이’를 적용해 맛과 건강을 동시에 살렸다는 점이다. 쿠쿠 관계자의 설명을 들어보면 쌀 전체를 물에 담가 전분을 균일하게 제거하는 침수식 트레이로, 기존 저당 밥솥 제품과 다르게 밥에 직접 열을 가하기 때문에 조리 시간이 짧고, 기존 저당 밥솥의 가장 큰 단점이었던 밥맛 저하 없이 균일한 품질의 맛을 구현한다.

이와 함께 당질을 최대 30%(백미 기준)까지 줄여주고 저당 잡곡 기능도 탑재했다.

쿠쿠 미식컬렉션 저당 밥솥에 탑재한 4세대 트레이.[쿠쿠]
쿠쿠 밥솥 라인에서는 이런 기능을 담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쿠쿠에 따르면 대표 프리미엄 제품인 쿠쿠 미식컬렉션 마스터셰프 사일런스 오브제는 올해 1~7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90% 성장했다. 쿠쿠 미식컬렉션 ‘마스터셰프 사일런스 밥솥 프로’ 역시 같은 기간 35% 증가했다. 두 모델 모두 쿠쿠 밥솥 중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간편식·즉석밥 수요 확대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상승세에 있다.

쿠쿠는 밥솥 개발을 통해 축적한 히팅 기술을 정수기와 인덕션, 전자레인지, 에어프라이어, 음식물 처리기 등 여러 제품군에 적용하고 있다.

음식물 처리기의 경우 업계 최단 수준의 건조분쇄 처리 시간을 구현하는 등 히팅 기술에서 두각을 보이며 판매로도 직결되고 있다.

쿠쿠의 식물 처리기 라인업의 올해 1~9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26% 급증했다. 판매 성장을 이끈 모델은 ‘에코웨일 6세대 음식물 처리기’로, 출시 이후 3개월 만에 단일 제품으로 누적 매출 93억원을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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