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검사·액체생검·AI솔루션'… 진단 최후 승자 누가될까

김진수 2025. 12. 1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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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5년12월11일 08시35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60대 A씨는 최근 실시한 건강검진에서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가 상승한 것을 확인했다. 이후 암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조직검사를 받았다. 전립선 조직검사는 부분 마취를 한 뒤 이뤄졌는데, 전립선 여러 곳의 조직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불편함 뿐 아니라 마취가 풀린 이후 상당한 통증을 경험했다.

30대 B씨는 연말 건강검진에서 추가 비용을 내고 혈액을 통한 암 검진을 받았다. 혈액을 통한 암 검진은 혈액 채취 한 번으로 10개 안팎의 암 발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B씨는 건강검진 과정에서 피를 추가로 뽑은 것 이외 고통 없이 암 여부를 빠르게 확인했다.

액체 생체검사(액체생검)와 인공지능(AI) 진단 보조 솔루션(AI 솔루션)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기존 생체 조직검사(조직검사)를 대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아직까지는 액체생검 및 AI 솔루션을 통해 암을 확인했더라도 의학적으로 진단 또는 표적항암제 사용을 위해 조직생검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향후 데이터가 쌓여 신뢰성이 높아진다면 조직검사를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두 기술은 조직검사의 불편함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데일리는 액체생검의 경우 아이엠비디엑스(461030), AI 진단 보조 솔루션의 경우 루닛(328130)·뷰노(338220)·제이엘케이(322510)·딥바이오 등의 제품을 기반으로 조직검사와 우위를 비교해봤다. 유전적인 특이성 분석에서는 액체생검이, 혈관 등 구조적인 이상 발견 및 예측의 경우 AI 진단 보조 솔루션이 더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액체생검·AI솔루션, 암 진단 민감·특이도 조직검사 상회

암 진단 측면에서 조직검사, 액체생검, AI 솔루션의 민감도(Sensitivity)와 특이도(Specificity)는 큰 차이가 없다. 민감도와 특이도란 진단 정확성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를 말한다.

민감도는 질병이 있는 사람을 검사했을 때 ‘양성’으로 정확히 찾아내는 확률이다. 민감도가 높으면 환자를 놓치지 않고 잘 잡아낼 수 있다. 특이도는 질병이 없는 사람을 검사했을 때 ‘음성’으로 정확히 걸러내는 확률이다. 특이도가 높으면 건강한 사람을 환자로 오인할 확률이 낮아진다. 보통 1차 선별 검사에서는 민감도, 최종 확진 검사에서는 특이도가 높은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조직검사의 민감도는 70~98%, 특이도는 95%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엠비디엑스의 암 검사 키트 캔서파인드의 경우 대장암, 위암, 간암, 췌장암, 폐암, 유방암, 난소암, 전립선암, 신장암, 방광암,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등 총 12개 암에서 민감도 91.8%, 특이도 97.3%를 기록했다.

이어 루닛의 유방암 의심 변병 탐지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가 민감도 88.87%, 특이도 81.87%를 기록하고 있다. 폐암(악성 결절) 탐지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은 민감도 75.0%, 특이도 83.3%로 나타났다. 딥바이오 전립선암 판별 보조 DeepDx-Prostate는 민감도 99.7%, 특이도 88%까지 높였다.

대부분의 암, 액체생검이 우위

현대인의 가장 큰 적인 ‘암’에서는 액체생검이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암은 크게 조기 진단, 진행 암 분석 등으로 나눠지는데 액체생검이 진단과 진행 암 분석에서 다른 검사법 대비 효과와 편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액체생검은 순환종양DNA(ctDNA) 등 미량의 분자 신호를 정밀 분석해 종양의 유전적 변화를 분석하는 방식인데 이런 변화는 영상학적 변화보다 훨씬 먼저 나타난다.

특히 조직검사의 경우 조직 일부를 특정해 실시하기 때문에 조직 검사가 이뤄진 부위에 대해서만 진단이 이뤄져 시료 편향에 대한 문제가 있다. 반면 액체생검은 혈액, 소변, 뇌척수액, 타액 등 체액 속 DNA를 분석하기 때문에 몸 곳곳 원발·전이 병소에서 흘러나온 분자신호를 통합적으로 수집하기 때문에 암 발견을 놓치는 경우가 더 적다.

AI 솔루션의 경우 암 분석을 위해 엑스레이(X-ray) 등 영상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이에 별도의 증상이 없다면 암을 조기 발견하기 쉽지 않다. 다만, 일부 암의 경우엔 액체생검보다 AI 솔루션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전립선암의 경우 혈중 ctDNA가 적고, 정상세포 DNA에 희석돼 변이 신호가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AI 솔루션은 병리 슬라이드에서 미세한 패턴과 전립선 내 국소 병변을 일관되게 찾아 발견 가능성을 높인다.

진행암 분석 측면에서도 액체생검은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액체생검은 혈액을 통해 암 관련 주요 유전자들의 유전자변이 여부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추가적인 프로세스가 필요하지 않다. 또 필요에 따라 검사 패널을 환자 맞춤형으로 바꿀 수 있어 더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다.

진행암 분석 AI 솔루션의 경우에는 환자에게서 떼어낸 병리조직 슬라이드를 AI로 분석하는 방식으로, 조직검사가 선행돼야 한다.

암 진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예상되는 암 예측은 AI 솔루션만이 가능하다. 액체생검의 경우 이미 암이 있는 상황에서 조기 진단이 가능하지만 암 발생에 대한 예측은 불가능하다. 아직까지 AI 솔루션에서도 초기 단계이지만 루닛이 지난 8일 유방암 위험도 예측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리스크(Lunit INSIGHT Risk)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시판 전 허가(이하 510(k))를 신청하면서 암 예측 시장도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분석 결과 도출 시점에서는 AI 솔루션이 가장 빠르다. 먼저 조직검사의 경우 평균 한 달 정도가 걸리지만 액체생검 방식은 1~2주면 결과가 나온다. AI 솔루션은 분석할 영상 데이터만 있다면 수십 분 내, 심지어 실시간 분석까지 가능하다.

혈관 관련 질환 등 구조적 이상, AI 솔루션 우위

암과 달리 구조적 변이에 따른 질환의 경우 AI 솔루션이 더 우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액체생검으로는 구조적 변이를 확인할 수 없는 만큼 AI 솔루션만이 할 수 있는 분야인 셈이다. 대표적으로 뇌 혈관 이상으로 발생하는 뇌졸중과 뇌출혈 등이 있다.

뇌 질환 관련 AI 솔루션의 경우 CT, CTA, CTP, MRI 등 다양한 영상 데이터를 분석해 혈관의 이상 등을 파악하며 △뇌출혈 여부 또는 뇌경색 유형 분석 △혈전 유형 분류 △뇌경색 중증도 예측 △뇌경색 예후를 예측한다.

이밖에 향후 안과 질환 중 혈관 관련 질병인 당뇨망막병증이나 황반변성에서도 AI 솔루션이 많이 활용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검사 비용, 조직생검 여전히 우위

비용 측면에서는 아직까지 조직검사가 가장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의원과 건강검진 센터 별로 비용에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조직검사의 경우 1만~5만원 안팎, AI 솔루션은 영상 촬영 및 조직검사 이후 추가로 5만원 안팎의 비용을, 액체생검의 경우 20만~150만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액체생검과 AI 솔루션의 경우 아직까지 적절한 수준의 건강보험 급여 또는 수가가 책정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환자의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미국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의료 잡지 ‘힐리오’(Healio)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에서 액체생검 비용은 2000~3000달러 이상인 경우가 많다. 반면 종양 조직검사 비용은 1400달러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액체생검이 더 많이 활용되기 위해서는 비용을 50% 가량 줄여야 하는 것이다.

전홍재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액채생검 기술 등이 조직검사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성능을 보이면서 점차 활용이 늘어나고 있다”며 “다만, 아직까지도 조직검사는 국제적 기준이기 때문에 몇 년 내로 사라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며 한동안은 병행해서 검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kim8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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