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조 혈투 서막…K조선, 해상 원전 "내가 표준" 주도권 싸움
연평균 7% 성장 전망…국제기구·상표권출원 선점 경쟁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국내 조선업계가 '바다 위 원자력발전소'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직 시장이 무르익지 않은 블루 오션인 해상 원전 시장을 선점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원전이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향후 시장은 더욱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새로운 설계나 시장 규칙을 선점하려는 경쟁 역시 치열하다.
바다에 원전 띄우자…삼성重-KAERI와 FSMR 인증, HD현대 내년 목표 FNPP 개발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010140)은 최근 미국선급(ABS)으로부터 부유식 해상 원자력발전 플랫폼 FSMR의 개념 설계 인증(AIP)을 획득했다. FSMR은 기존 원전을 소형화한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바다에 띄워 해상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과 협업한 이번 FSMR 개발에서 삼성중공업은 SMR과 부유체의 통합, 원자력 발전설비 종합설계, 다중 방벽 원자로 격납용기 개발을 맡았다. KAERI는 육상용 SMR을 해상용으로 전환하는 과제를 수행했다.
삼성중공업은 다양한 종류의 SMR을 탑재할 수 있도록 이번 FSMR에 구획 설계를 적용했다. SMR을 배치한 구획만 설계를 적용해 다양한 종류의 SMR을 적용할 수 있도록 범용성을 확대한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4월 FSMR과 FMSR(부유식 용융염원자로)에 대한 상표를 출원하며 상표권도 확보했다.
HD현대(267250)도 부유식 원자력 발전선(FNPP·FNPB)을 개발하고 있다. 명칭은 다르지만 육상에 설치할 SMR 시설을 해상에 설치한다는 점에서 삼성중공업의 FSMR과 비슷한 개념이다.
HD현대는 지난 2023년 10월 FNPP에 대한 첫 개념 설계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이어 지난 5월에 두 번째 인증을 획득했다. 최종 개념 설계 인증을 마무리해 내년에는 상용화가 가능한 모델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다. HD현대는 미국 테라파워 등과 함께 해상 원자력 발전에 최적화한 용융염원자로(MSR)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오션(042660)도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한국전력기술과 손잡고 해양 원전 기술 공동 개발 장기 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은 바 있다.

경제성·수용성 유리…"2030년 시장 93억弗로 확대"
조선업계가 해상 원전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기존 육상 원전 대비 뚜렷한 이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원전을 해상에 배치할 경우 입지 선정 문제에서 더욱 자유로워질 수 있다. 원전 관련 시설 건설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감안하면 강력한 장점으로 꼽힌다.
해상에 위치하기 때문에 원전 냉각에도 유리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건설 분야에 비해 표준화와 모듈화에 용이한 조선 분야가 상대적으로 양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육상에 SMR 시설을 건설할 경우 건설 비용이 매우 큰 데 반해 조선 제조 기술을 활용해 해상에 설치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경제성과 사회적 수용성 측면에서 이점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시장 성장성 역시 높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츠에 따르면 FNPP의 EPC(설계·조달·시공) 시장은 2024년 60억 8000만 달러(약 9조 원)에서 2030년 92억 9000만 달러(약 13조 7000억 원)로 연평균 7.1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인 만큼 기술뿐 아니라 글로벌 표준을 선점하려는 업계 경쟁도 치열하다. 현재 해상 원전은 러시아가 2019년부터 가동하고 있는 원자력발전선인 아카데믹 로모노소프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HD현대는 지난해 3월 해상 원자력 분야 첫 국제 민간기구인 해상 원자력 에너지 협의기구(NEMO) 설립을 주도했다. 설립에는 HD현대를 비롯해 미국 테라파워와 웨스팅하우스, 영국 로이드선급, 덴마크 시보그 등 원자력 분야 11개 기업이 참여했다.
NEMO는 향후 국제해사기구(IMO),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함께 해상 환경에서의 원자력 배치, 운영 및 해체 등에 있어 글로벌 표준과 규정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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