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화려한 육상 같이 보실래요?

김다은 기자 2025. 12. 18.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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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30일, 서울 송파구 서울체육고등학교에 시민 600여 명이 모였다.

운동장의 400m 트랙 위에서 아마추어 달리기 선수(마스터스) 14명이 둥글게 모여 몸을 풀고 있었다.

14명이 1㎞를 2분50초대에 주파해 총 3회씩 달려야 성공하는 경주로, 2019년 10월12일 엘리우드 킵초게 선수가 풀코스를 1시간59분40초로 돌파한 기록을 깨기 위한 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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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14명이 한 팀으로 42.2㎞를 2시간 안에 완주하는 릴레이 경주, ‘브레이킹 서브2’ 시즌 2가 열렸다. ‘육상 관람’이 놀이가 되는 흔하지 않은 풍경이 펼쳐졌다.
11월30일 서울체육고등학교에서 ‘브레이킹 서브2’가 열렸다. 아마추어 선수 14명이 1㎞를 시속 2분50초 이내로 3회씩 완주해야 성공할 수 있는 프로젝트다. 행사를 주최한 원형석씨가 첫 번째 주자로 뛰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11월30일, 서울 송파구 서울체육고등학교에 시민 600여 명이 모였다. 운동장의 400m 트랙 위에서 아마추어 달리기 선수(마스터스) 14명이 둥글게 모여 몸을 풀고 있었다. 선수 14명이 한 팀이 되어 42.2㎞를 2시간 안에 완주하는 릴레이 경주, ‘브레이킹 서브2’ 시즌 2가 열리는 날이었다. 14명이 1㎞를 2분50초대에 주파해 총 3회씩 달려야 성공하는 경주로, 2019년 10월12일 엘리우드 킵초게 선수가 풀코스를 1시간59분40초로 돌파한 기록을 깨기 위한 도전이었다. 지난 4월 열린 시즌 1에서는 기록 깨기에 실패했다.

브레이킹 서브2(이하 서브2)를 주최한 이는 구독자 수가 7만명이 넘는 유튜브 채널 ‘262wave’ 운영자 원형석씨다. 이날 원씨와 함께 서브2 도전에 나선 이들은 모두 엘리트 선수가 아닌 일반인이었다. 올해 수능시험을 치른 김종진씨를 비롯해 24시간 턱걸이 챔피언 오요한씨, 프로축구 선수 출신 유지훈씨, 소방관 감진규씨, ‘비빔밥 러너’로 알려진 스코틀랜드 영어 강사 로버트 허드슨 씨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14명이 선수로 경기에 참여했다.

오후 2시, 경기가 시작되자 현장을 찾은 관객들의 함성이 400m 트랙을 가득 채웠다. 당일 오전 서울 양천구에서 열린 10㎞ 대회에 참가하고 왔다는 신지민씨(30)는 “달리는 것만큼 응원하는 것도 희열이 있다”라며 미니 확성기로 선수들의 이름을 크게 부르며 응원했다. 축구팬, 야구팬들이 왜 구장을 직접 찾아가 응원하는지 알게 됐다는 그는 “힘들고 한계에 다다랐을 때 누군가 응원해주는 것이 한 걸음 더 옮기게 하는 힘이 되지 않나. 나 역시 달리는 사람이라 그런지 달리면서 그들이 느끼는 간절함이 뭔지 알 것 같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응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11월30일 서울체육고등학교에서 러닝 유튜버 원형석씨가 기획한 ‘브레이킹서브2’ 프로젝트가 열렸다. ⓒ시사IN 이명익

이날 행사에는 자녀를 동반한 가족부터, 러닝 크루원들과 함께 온 러너들, 육상 관계자까지 다양한 이들이 함께했다. 콘서트 현장에서 볼 법한 카메라를 들고 선수들의 모습을 촬영하거나 캠핑 장비를 챙겨와 여유롭게 간식을 먹으며 2시간을 즐기는 관객도 있었다. 육상을 즐기는 모습은 제각각이지만, 선수들이 1㎞를 2분50초 내로 주파하며 빠른 속도로 제 앞을 달려갈 때만은 모두가 박수를 치고 이름을 외쳤다. 엘리트 육상 경주에서 보기 힘든 새로운 광경이었다. 2시간의 뜨거운 응원 속에 이날 행사는 1시간58분 완주로 도전에 성공하며 끝났다.

원형석씨는 〈시사IN〉과의 통화에서 이 행사를 준비한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러닝은 뛰는 사람뿐만 아니라 보는 사람도 함께할 수 있는 스포츠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육상은 유독 관람 문화가 없는 스포츠인데 달리지 않는 사람도 함께 즐길 수 있게 되면 러닝 문화의 저변이 훨씬 더 넓어질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엘리트 선수들에 대한 존경과 관심을 북돋기 위해서다. 한국은 엘리트 육상 선수들이 쉽게 비판받으며 저평가되고 있는데, 이들의 위상과 노력을 제고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했다. 일부러 페이스메이커로 엘리트 선수들을 섭외했고 실제로 이들의 달리기를 보며 그 노력과 애정을 서로 체감할 수 있으면 했다.” 이날 행사에는 코오롱마라톤팀의 박민호·이정국 선수와 영천시청 소속 박재우·최재경 선수 등이 출전 선수들의 페이스 조절을 돕는 페이스메이커로 참가했다.

김다은 기자 midnightblu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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