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7조' 시장 되는데 "한국 큰일났다"...반도체 전문가들 우려, 왜?
국가·대기업·스타트업 협업 난항 '생태계 분절' 원인 지적
연구·상용화 기반 구축 등 경쟁력 제고 '가이드라인' 제시

"한마디로 우리나라 큰일났습니다."(안현 SK하이닉스 사장)
AI(인공지능)반도체가 미래산업과 안보를 좌우하는 전략자산으로 부상한 시점에 한국의 반도체 생태계가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개별기업의 기술돌파보다는 '국가단위 실행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국공학한림원 반도체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는 17일 서울 웨스틴조선에서 'AI반도체 강국 도약 가이드라인'을 주제로 포럼을 열어 △AI반도체 산업생태계 컨소시엄·실증 플랫폼 구축 △전략적 AI반도체 연구·개발 △AI반도체 연구·상용화 기반구축 △인재양성과 연구동기 제고 △대통령 산하 AI반도체 육성위원회 운영의 5대 분야 가이드라인을 제안했다.
AI반도체는 AI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만드는 특화형 반도체를 의미한다. 이혁재 서울대 교수 겸 특별위 공동위원장은 "AI반도체는 단순한 기술부품을 넘어서 미래산업을 좌우할 전략자산"이라며 "AI 시대의 두뇌역할을 하는 핵심 인프라로 기술선도 여부가 앞으로 국가의 운명을 가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AI반도체 시장이 지난해 890억달러에서 2035년 7750억달러(약 1147조원) 규모로 약 9배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평균 23% 성장률로 전체 반도체 시장평균 성장률(8.6%)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국내 기업이 강점을 가진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규모는 2035년 1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봤다.
문제는 메모리에 집중된 한국의 AI반도체 생태계다. 류수정 서울대 교수는 메모리를 제외하면 설계, 코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플랫폼 전반에서 취약하다며 "(AI반도체 생태계가) 맞춤형으로 재편되면서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산 반도체 설계역량 부족, GPU(그래픽처리장치) NPU(신경망처리장치) 등 핵심 프로세서 경쟁력 미흡, 상용화 경험부재 등이 대표적인 약점으로 꼽혔다. 미국, 중국, 대만,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이 AI반도체를 국가전략산업으로 규정하고 전방위 지원에 나선 것과 달리 한국은 정책적 지원과 시장형성이 모두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특별위는 한국의 구조적 한계의 원인을 '생태계 분절'에서 찾았다. 특별위 공동위원장인 안 사장은 "대한민국은 AI 생태계 내 다양한 기술과 사업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게 다 분절, 분리돼 있어 각개전투를 하고 있다"며 국가 차원의 'AI산업 생태계 구축' 전략을 강조했다.
국가·대기업·스타트업간 협업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국내 스타트업이 'AI반도체 기술개발' 관련 국책과제를 독일 기업과 먼저 시작한 사례도 언급했다. 대기업은 스타트업의 기술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스타트업은 실증기회를 얻지 못하는 등 시장 톱니바퀴가 맞물리지 않는 구조라는 평가다.
안 사장은 "정부가 이끌고 관련 산업의 연합·통합운영을 통해 국가단위의 '버추얼 빅테크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실현할 공간으로 'AI데이터센터 실증 플랫폼'을 제시했다. 메모리, 시스템반도체, 패키징을 통합개발해 하드웨어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구상이다.
또 하나의 축은 '소버린 AI 플랫폼 구축'이다. 안 위원장은 "국방·에너지·통신·금융 등은 절대로 외부역량에 맡길 수 없는 영역"이라며 "특히 국방분야는 국내에서 자체해결할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일을 10년 이상 진행하면 여러 산업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특별위는 설계부터 소프트웨어, 제조·응용까지 이어지는 풀스택 역량을 AI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봤다.
앞으로 5년간 3조5000억원 이상 투자와 지원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재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둔 '반도체특별법'에는 대통령직속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별위는 이런 전략이 실행되면 2035년 기준 연간 1200억달러(약 177조원) 넘는 AI반도체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배 삼성전자 상담역(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은 "반도체를 기반으로 하는 모빌리티, 의료 등의 분야로 산업을 확산할 수 있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한국 반도체산업의) 취약성을 직시하고 중장기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유재석이 CP보다 위"…이진호, 이이경 소속사 대표 녹취록 공개 - 머니투데이
- 샤이니 키 "박나래 주사이모, 의사인 줄"...재택 진료 시인 '활동 중단' - 머니투데이
- 박보검·정해인, '나래바 VIP' 섭외 당했었다…"잘 피해가" 재조명된 스타들 - 머니투데이
- '친부 잠수 폭로→나 홀로 출산' 서민재, 아기와 일상 공개…"신기" - 머니투데이
- "63세 맞아?" 20살 어려진 윤영미..."한 달 전 센 시술, 만족" 뭐길래 - 머니투데이
- '조폭 친분설' 조세호, 10년 전 김나영에 사기꾼 소개?…"며칠 뒤 구속" - 머니투데이
- "박나래-매니저들 갈등, 55억 자택 도둑사건이 결정적 계기" - 머니투데이
- "박나래, 처벌 안 받을 것"…왕진 전문의가 본 '주사이모' 논란 - 머니투데이
- "절대 안 팔아" 4년 만에 5천만원→10억 대박...다음 승부처는 '여기' - 머니투데이
- 국민 100명에게 갈 만한 곳 묻자…'4대 관광지' 나왔다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