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하위’ 하나은행, 올 시즌엔 선두로 점프
체력 훈련 강화·패배 의식 걷어내

하나은행 여자 농구단은 만년 하위 팀이란 불명예를 안고 있다. 2012년 창단 이후 최고 성적은 2019-2020시즌 3위이며, 이후로는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엔 9승 21패로 최하위 수모를 당했다. 그랬던 팀이 올 시즌 단독 선두(7승 2패)로 치고 나갔다. 17일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 우승 팀 BNK썸에 66대69로 패하며 6연승 행진은 마무리했지만 WKBL(여자프로농구)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이 중심엔 새 사령탑 이상범(56) 감독이 있다.
이상범 감독은 KGC인삼공사(현 정관장)와 DB 등에서 통산 291승을 거두며 남자 프로농구에서 굵직한 커리어를 쌓아왔지만, 여자 농구 사령탑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지난 9월 첫 공식 대회였던 박신자컵에서 두 차례나 30점 차 대패를 당했던 그는 “이른바 ‘언니 농구’ 문화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이 가장 놀랍고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상대 팀 선배에게 기가 눌리거나, 몸싸움 이후 경기 중이나 하프타임에 미안함을 표현하는 장면을 지적하며 “남자 농구에서는 이미 사라진 모습이다. 프로 스포츠에서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시즌 개막에 앞서 “선수들에게 만연한 패배 의식부터 걷어내겠다”고 밝혔다. 그의 선언은 현실이 됐다. 하나은행 선수들은 지난달 개막전부터 승부처에서 움츠러들던 모습에서 벗어나며 여자 농구 강호 우리은행을 66대45로 완파했다. 우리은행 상대 홈 경기 27연패를 끊어내면서 선수들은 큰 자신감을 얻었다.
이상범 감독은 경기장 안에서는 정신력, 경기장 밖에서는 체력을 강조한다. 그는 “남자와 똑같이 운동 강도를 높였다”고 했다. 이상범식 체력 훈련을 버텨낸 선수들은 코트에서 악착같이 리바운드를 잡고 몸을 날려 루즈볼을 따냈다. 그 결과 하나은행은 경기당 득점(67.9점), 리바운드(43.3개), 블록슛(4.7개)에서 리그 1위를 오르는 등 주요 공수 지표에서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리빌딩하겠다”는 이 감독의 신뢰 속에 5년 차 가드 박소희(평균 11.7점)와 2년 차 포워드 정현(5.7점)이 출전 시간을 대폭 늘리며 공수에서 활약하고 있다. 베테랑 센터 진안(29)은 평균 15점을 넣으며 팀 중심을 잡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 BNK 우승 주역인 이이지마 사키(33·일본)의 합류가 하나은행엔 천군만마다.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하나은행이 1순위로 지명한 이이지마는 올 시즌 평균 17.6점, 6.9리바운드로 팀을 선두로 이끌며 1라운드 MVP에 선정됐다. 지난 시즌 BNK에서 수비력과 팀플레이로 호평을 받았던 그는 하나은행에선 공격적인 재능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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