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사각지대의 겨울] (상) 관리자 없이 'LPG 탱크' 외벽 바짝…난방비도 비싸 한숨
주민들, 탱크서 가스 수급 '불안'
“월 30만원 넘기도” 비용 부담
'저렴·안전' 도시가스 원하지만
사유지 승낙 미협의 이유 무산
“법·행정 절차 개선을” 목소리


상·하수도, 전기, 통신 등 눈으로 볼 순 없지만 땅 속에는 일상생활과 직결된 수많은 선(線)이 지나간다. 가정에서 난방과 취사 등을 위해 쓰는 도시가스도 그 중 하나다.
17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인천 지역 도시가스 보급률은 90.2%. 전국 평균(85.7%)보다는 약 5%p 높지만, 서울(99.4%)이나 부산(97.3%), 대구(97.6%) 등 전국 7대 특·광역시 중에서는 가장 낮다.
옹진과 강화 등 지리적 특성상 도시가스 공급이 어려운 일부 행정구역을 제외하더라도, 내륙 지역인 남동과 부평, 계양, 서구, 중구 등에서도 여전히 '경제성 미달'이나 '사유지 승낙 필요' 등의 사유로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곳이 적지 않다.
"한 달에 많이 나올 때는 30만 원 넘게도 나옵니다."
지난 14일 오후 인천 중구 운복동에 있는 한 빌라 단지에서 만난 김 모(60) 씨에게 '겨울철 난방비로 한 달에 얼마나 나오는지' 묻자 돌아온 말이다.
올해로 지어진 9년 정도 된 김 씨 집은 전체 40가구로 5개 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공항철도 영종역에서 500여m 정도 떨어져 있어 도보로 약 5~7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곳이지만 도시가스가 아직 연결돼 있지 않다.
이에 각 동 건물 외벽 구석에 설치돼 있는 가스 탱크에서 LPG를 공급받아 난방과 취사를 하고 있다. 흰색 원통형 가스탱크에는 '위험 고압 가스', '화기 절대 엄금'이라고 적힌 경고문이 붙어 있었고, 주변에는 혹시나 모를 차량 등과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철제 보호 난간이 설치돼 있었다.
김 씨는 "LPG가 도시가스에 비해 비싼 것도 있지만 그래도 도시가스는 주기적으로 사람이 와서 가스 점검도 하고 가지 않냐"며 "LPG는 동절기에 한 번 충전하고 가면 사실상 관리하는 주체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집은 벽돌집이 아니고 '드라이비트'라고 건물 외벽에 단열재로 스티로폼을 붙이고 마감을 한 방식인데 이렇게 건물 바로 옆에 가스탱크가 붙어 있어도 현행법 등에 저촉되지 않는 건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김 씨와 동네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김 씨가 사는 빌라 입주민들은 2년 전쯤 도시가스 공급배관 설치를 시도했으나, 일부 사유지 도로 승낙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무위로 돌아갔다.
또한 만일 공사를 하게 되면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가구당 400~500만 원을 부담해야 해 집주인 등을 중심으로 반대했다는 후문도 들을 수 있었다.
도시가스(LNG)와 LPG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LPG가 도시가스보다 약 2~3배가량 비싸다.
인근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최 씨는 "사유지 승낙을 못 받아 도시가스가 못 들어간다고 하는데 빌라를 처음 지었을 때 상·하수도관은 그냥 들어가지 않았느냐"며 관련 법령 및 행정 절차 등을 고쳐 지금보다 도시가스관 설치가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씨와 기자의 대화를 듣던 공인중개사무소 한 손님은 "우리 집은 석유로 난방을 하는데 1년에 1500~2000리터가량 써 300만 원 정도 든다"고 전했다.
/글·사진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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