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은 출입 방해·부모는 항의… 교권 침해 호소했더니 ‘미인정’

정운 2025. 12. 17.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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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역할 못하는 ‘교권보호위원회’
아동학대 고소 당한 고교 교사
“선도위 회부 보복… 억울해”

사진은 비어있는 교실의 모습. 내용과 관련없음. /경인일보DB

인천 한 고등학교 교사가 학부모에게 ‘교권 침해’를 당했다며 교권보호위원회(이하 교보위)에 구제 신청을 했다가 미인정 결정을 받으면서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를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교사는 교보위가 교육활동 침해를 당한 교원의 고충을 외면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인천 한 고교에 재직 중인 교사 이모(40대)씨는 자신의 학급 한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학생에게 수차례에 소리를 지르며 야단을 쳤고, 이는 아동을 심리적으로 위축시켜 극도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고소였다.

이씨는 해당 학생을 선도위원회에 회부한 것 등에 대한 보복성 고소라며 억울해하고 있다. 지난 5월 이 학생은 수업 중 교재 등을 챙겨오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영어 교사가 다시 교실로 들어오지 못하게 문을 잠그는 장난을 쳤다. 영어 교사가 한동안 교실에 들어가지 못했다는 것을 안 담임 교사 이씨는 학생을 선도위원회에 회부했는데, 이때부터 학부모의 지속적인 항의와 민원이 시작됐다고 주장한다. 학교장 항의 방문, 정보공개 청구, 국민신문고 민원 제기 등이 이어지자, 이씨는 이러한 행위가 교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봤다. 교보위가 열린다는 소식에 학부모는 이씨에게 사과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교보위는 해당 학부모에 대해 ‘교권 침해가 아니다’고 결론을 내렸다. 학부모의 행위를 ‘반복적 민원’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이씨는 “교보위에서 ‘교권 침해 아님’ 결론이 나자 보복성 고소를 한 것으로 밖에 이해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이씨는 교보위 결정을 철회해 달라며 행정심판을 청구한 상태다. 행정심판은 정부기관 등의 부당한 처분으로 권리·이익을 침해받은 국민이 법적으로 구제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인천에선 교보위가 각 교육지원청별로 1개씩 총 5개가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말 기준 평교사가 위원으로 활동 중인 교보위는 1곳 뿐이며, 평교사 위원은 2명으로 전체(183명)의 약 1%에 불과하다. 이씨는 “교보위에 평교사 비율이 확대돼야 한다”며 “그래야 교보위가 교육활동 보호라는 설립 취지에 맞게 운영될 수 있다”고 했다.

인천시교육청 교육활동보호담당관실 관계자는 “교보위가 교사들의 입장을 더욱 잘 대변할 수 있도록 평교사 위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나, 현직 위원들의 임기가 종료돼야 가능하기 때문에 단기간엔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정운 기자 jw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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