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서 농사를 짓는 농부도 살아가는 방식이 각자 다르다. 쌀농사를 짓는 사람, 밭농사에 전념하는 사람, 산림을 운영하는 사람, 과일 농사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 정말 다양한 품목을 생산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부문에 종사하기 위해서는 귀농·귀촌 하기전에 해당분야의 전문지식을 갖추고 목표를 세운후에 실행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대부분의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세부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고 내려온 후에 자기가 해야할 일을 정하는 경우가 많다. 도시에서는 취업을 하든 노동을 하든 기초자본 없이 시작할 수 가 있지만 농사는 도시생활보다 기초자본이 훨씬 많이 든다. 농사일을 하려면 농지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쌀 농사를 하려면 일정한 면적의 논이 있어야 하고, 보리농사나 고구마, 배추 농사를 하려면 밭이 있어야 한다. 과일 농사를 하려면 일정한 면적의 산이나 밭이 있어야 과일나무를 심고 재배할 수 있다. 그만큼 기초자산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귀농·귀촌해서 자리 잡기가 쉽지 않다. 정부에서 아무리 귀농·귀촌을 권장해도 기본소득이 보장되는 일정한 면적의 농지를 갖지 않고서는 농촌에서 버텨내기가 어렵다. 필자는 13년전에 귀촌해서 조상때부터 경작하고 있는 산과 밭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야산을 개간해서 밭을 넓히고 그 밭에 꾸찌뽕 나무를 심었다. 한해가 지나고 난후에는 산 매실 나무를 심었고 기후와 일조량을 고려해서 매년 약성이 있는 나무를 심어 나갔다. 가시오가피 나무도 심었고 감나무와 자두 복숭아 나무도 심었다. 전문적으로 과일농사를 하기 위하여 재배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가꾸기가 쉽지 않았다. 주로 가족들이 소비할 정도의 양으로 다품종 소량재배를 선택했다. 과일수확은 한해 농사의 결실을 거두는 단계로 품질과 저장성에 영향을 미친다. 올해는 일조량이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태풍이 없어서 그런대로 과일이 평년작을 유지할 수 있었다. 재래종 꾸지뽕 나무에서는 수확량이 적었지만 개량종 나무에서는 그런대로 원하는 양을 수확할 수 있었다. 가시오가피는 열매가 익는 시기를 선택하여 수확하지 않으면 전부 떨어져 버리기 때문에 시기에 맞추어 수확해야 한다. 헛개도 열매를 수확하는 시기를 잘 살펴야 한다. 열매가 익는 시기에는 바람만 불어도 떨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올해는 감이 예년보다 많이 열려 수확의 기쁨이 컸다. 작년 가을에 퇴비를 감나무마다 준게 효과가 있어서 인지 농약을 3회 밖에 안했는 데도 떨어지지 않고 잘 익었다. 기온이 서늘해지고 서리가 내리면서 감 껍질이 주황색을 띠고 과육이 단단할 때 감을 수확한다. 감을 수확하는데 감나무 높이 때문에 힘들었다. 적당하게 전지를 해서 키 높이에 맞추어야 했는데 그냥 크는대로 놓아 길러 나무가 너무 높이 자라 수확할 때 애를 먹었다. 감따는 간짓대를 사용하여 5미터 높이의 감을 딸때는 힘이 들기 도 했지만 그래도 알차게 익어 있는 감을 수확하는 재미는 농부들만이 느끼는 행복이다. 올해도 대봉과 단감을 수확해서 나눔할 수 있는 재미에 빠졌다. 농촌생활중에 가장 보람되는 것이 가을철에 농작물을 수확하여 나뭄할 수 있을때인 것 같다. 도시생활에서는 꿈도 못꾸는 일을 귀촌해서 실행할 수 있는 기쁨을 맛보고 있다. 과일농사는 자연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세심한 관리를 꾸준히 해야 원하는 결실을 얻을 수 있다. 내년에도 풍성한 수확을 기대할 수 있도록 올해가 가기전에 밑거름을 충분히 하려고 한다. 과일 수확을 끝으로 농촌은 겨울 한 철의 농한기가 시작된다. 농한기에는 수확의 기쁨을 맛보면서 농민들의 생활도 한결 여유로워진다. 그동안 쌓인 피로를 풀고 건강을 챙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도 한다. 농촌의 겨울은 농민들에게는 재 충전의 시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