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日 금리인상 임박, 방심 말고 금융 충격 대비해야
엔화 자금 회수로 환율 상승할 수도

일본의 기준금리 역사는 디플레이션과의 긴 싸움이었다. 일본은행은 1990년 전후 자산버블 붕괴 이후 장기침체에 빠진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초저금리 정책을 이어갔고, 2016년에는 더 이상의 내수부진을 막기 위해 금리를 마이너스로 내렸다. 그러나 물가 상승세가 확인되면서 지난해 3월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하고 통화정책 정상화를 선언했다. 이후 지난해 7월 0.25%, 올 1월 0.5%로 금리를 올린 데 이어 이번에 추가 인상에 나서려는 것이다.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장기간 이어진 엔화 약세로 인한 물가 압력이 있다. 엔저가 고착될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이 불가피해지는 만큼 이를 제어할 필요성이 커졌다. 지난해와 올해 각각 5%를 웃돈 임금 상승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금리 인상을 뒷받침한다. 미국의 관세 압박으로 일부 산업이 타격을 입었지만 경기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제한적이라는 판단 역시 정책 정상화를 가능하게 한 요인이다.
일본의 금리 인상이 임박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엔화가 강세로 전환되면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다. 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려 미국 증시와 신흥시장, 가상자산 등에 투자됐던 자금이 일본으로 되돌아오고 그 과정에서 금융충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8월 글로벌 시장이 '블랙먼데이' 충격을 겪었던 것도 엔화 강세에 따른 자금이동이 겹친 결과였다.
국내 금융 전문가들은 일본 금리 인상의 파장을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엔화 기반 투기거래에 사용될 대기자금이 많지 않고, 일본 정부 역시 경기부양을 위해 급격한 엔고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일본 금리 인상 이후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될 경우 국내 증시에서 자금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지난해 7월과 같은 블랙먼데이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렇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외화자금 흐름의 급변 가능성을 전제로 단기 외채와 외화 차입 비중이 높은 금융회사와 기업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엔화자금 회수에 따른 환율 급등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과한 공포가 투기적 움직임으로 번지지 않도록 명확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정적인 시나리오만 믿고 방심한다면 돌발적 금융충격에 대응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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