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질문에 SNS로 답한 공기업 사장… ‘책갈피 달러’보다 커진 책임의 공백

제주방송 김지훈 2025. 12. 1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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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공개 질의로 시작된 '책갈피 외화 반출' 논란이 공항 보안의 기술적 문제를 넘어, 공공기관 책임과 지휘 체계의 작동 방식이라는 본질적 질문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인천공항 보안 체계를 두고 "책 속에 달러를 끼워 해외로 반출하는 사례가 실제 가능한가"를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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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책임은 관세청이라며 선 긋기
현장을 묻는 질문에, 공기업은 조문으로 빠져나갔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본인 페이스북)

이재명 대통령의 공개 질의로 시작된 ‘책갈피 외화 반출’ 논란이 공항 보안의 기술적 문제를 넘어, 공공기관 책임과 지휘 체계의 작동 방식이라는 본질적 질문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논란의 중심에는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의 선택이 놓여 있습니다.
대통령의 질의 이후, 공기업 수장이 공식 보고가 아닌 SNS 댓글과 게시글로 연속 반박에 나서면서 사안의 성격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 대통령은 현장을 물었고, 사장은 책임을 나눴다

출발점은 지난 12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자리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인천공항 보안 체계를 두고 “책 속에 달러를 끼워 해외로 반출하는 사례가 실제 가능한가”를 물었습니다.
질문의 핵심은 수법의 구체성이 아니라, 해당 유형의 범죄를 공항 시스템이 인지하고 대비하고 있느냐였습니다.

이학재 사장은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했고, 이후 대응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습니다.
문제 제기에 대한 내부 점검이나 보완책 제시 대신, 자신의 SNS를 통해 대통령 발언을 정면 반박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학재 사장 본인 페이스북 캡처.


■ “관세청 책임”… 공기업 수장의 선 긋기

이 사장은 재차 17일 페이스북에서 “외화 불법반출 단속의 법적 책임은 관세청에 있다”며 “인천공항은 MOU에 따라 업무 협조를 할 뿐, 위탁받은 적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MOU는 협력 의사를 확인하는 문서일 뿐 법적 책임을 수반하지 않으며, 위탁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반복 강조했습니다.

공항공사는 법적 권한과 책임이 없기 때문에 유해 물품 보안 검색 과정에서 관세청 업무를 ‘도와주고 있을 뿐’이라는 설명입니다.

■ 법적 책임과 운영 책임은 왜 분리됐나

대통령의 질의는 “누가 법적으로 처벌받느냐”를 묻는 질문이 아니었습니다.

현장에서 실제 검색을 수행하고, 보안 동선을 설계하며, 허점을 발견했을 때 개선안을 마련하는 주체가 누구냐는 질문이었습니다.

공항 보안 검색대에서 승객 수하물을 확인하는 손과 눈이 누구의 것인지, 문제가 반복될 경우 누가 시스템을 손보는지 물었습니다.

책임의 귀속과 별개로, 운영 책임을 수행하는 주체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 정작 이 사장의 답변은 비켜가 있었던 셈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국토교통부 등 부처별 업무보고 현장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대통령실)


■ SNS 반박이 키운 또 다른 논쟁

이 사장의 연이은 SNS 게시글은 논쟁의 무대를 국회로까지 확장시켰습니다.

17일 더불어민주당은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사실관계를 호도하고 있다”며 사과를 요구했고, 윤종군 의원은 “책 속에 현금을 숨기는 밀반출 사례는 이미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공개 질타 방식을 문제 삼았습니다.

이종욱 의원은 “전 국민이 보는 자리에서 기관장을 공개적으로 질타하는 모습은 대통령 품격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쟁점은 보안 대책에서 소통 방식으로, 다시 책임의 경계로 이동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산자부,지식재산처,중소벤처기업부에 대한 부처별 업무보고 현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 대통령의 재지적… “뒤에 가서 다른 말 하는 사람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날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인천공항 사례를 다시 언급했습니다.
“처음엔 자기들 업무라고 했다가, 나중엔 세관 일이라고 말이 바뀌었다”며 “공항공사와 관세청이 MOU를 맺고 해당 업무를 맡고 있다는 사실은 댓글에서도 확인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쟁점은 수법이 아니라 책임의 주체”라며 “공기업 수장의 SNS 대응이 논란을 키웠다는 점은 분명하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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