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세 쇼크’ 앞에 선 제주 감귤… 시장 개방의 비용은 왜 농가가 떠안나

제주방송 김지훈 2025. 12. 1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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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미국산 감귤류 만다린이 관세 없이 국내 시장에 본격 유입됩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15년 차에 따른 약속된 수순이지만, 그 충격은 고스란히 제주의 핵심 산업인 감귤이 떠안아야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17일 사단법인 한국후계농업경영인 제주자치도연합회(이하 한농연)는 성명을 내고 "미국산 만다린에 부과되던 144% 관세가 매년 단계적으로 낮아져, 내년부터 완전히 사라진다"며 "이미 관세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올해 상반기, 수입 물량은 급증세를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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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만다린 관세 전면 철폐, 수입은 폭증
정부·제주도의 ‘대응 공백’이 위기를 키운다


내년부터 미국산 감귤류 만다린이 관세 없이 국내 시장에 본격 유입됩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15년 차에 따른 약속된 수순이지만, 그 충격은 고스란히 제주의 핵심 산업인 감귤이 떠안아야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수입 시장엔 이미 경고음이 울리고, 가격 하락은 현실이 됐습니다.
예고된 위기 앞에서 정부와 제주도의 대응이 여전히 보이지 않으면서 현장 불만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 관세는 사라지는데, 방어막이 없다

17일 사단법인 한국후계농업경영인 제주자치도연합회(이하 한농연)는 성명을 내고 “미국산 만다린에 부과되던 144% 관세가 매년 단계적으로 낮아져, 내년부터 완전히 사라진다”며 “이미 관세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올해 상반기, 수입 물량은 급증세를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관세가 9.5%로 낮아진 올해 상반기에만 7,900톤(t)이 넘는 미국산 만다린이 들어왔습니다.

불과 몇 년 전과 비교하면 구조가 달라진 수준입니다.

한농연은 “이런 흐름은 곧바로 제주 감귤의 가격 폭락과 출하·유통 문제를 야기하고, 가격 폭락과 유통처리 지연에 따른 피해는 감귤 농가의 숨통을 죌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수입 증가가 통계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은 가격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올해 2~4월 한라봉 가격은 전년 대비 약 20%, 천혜향은 28%가량 하락했습니다.

수입 만다린이 주로 유통되는 시기와 제주 만감류 출하 시기가 정확히 겹친 결과입니다.


■ ‘쉽게 까먹는 감귤’이 만든 충돌

미국산 만다린은 오렌지와 성격이 다릅니다.
껍질을 손으로 벗길 수 있어 간편 소비에 적합하고, 소포장 유통에도 유리합니다.

이런 특성은 3~5월 출하되는 한라봉·천혜향·레드향 등 제주 만감류와 정면으로 겹칩니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무관세 수입품이 대량 유입되면, 프리미엄 전략으로 버텨온 제주 감귤은 유통 단계에서부터 밀릴 가능성이 커집니다.

문제는 품질의 우열이 아닙니다.

수입 물량이 늘어나는 속도와 소비 여력, 유통 환경을 함께 놓고 보면 가격 방어는 갈수록 어려워집니다.

감귤 농가가 체감하는 위기는 이미 ‘가능성’의 단계를 넘어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 2018년과 닮은 장면… 달라진 건 무엇


2018년 오렌지 계절관세가 철폐됐을 때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품질 관리, 출하 조절, 소비 촉진, 대체 작목 육성 같은 처방이 반복됐습니다.

당시에도 근본적인 소득 방어 장치는 마련되지 않았고, 이번에도 같은 말이 다시 등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시간이 흘렀는데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관세 철폐는 예측 가능한 일정이었고, 수입 증가 역시 통계로 확인됐습니다.

그럼에도 특별긴급관세 검토, 소득 안정 장치 강화 같은 실질적 대응은 논의 중심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 특별긴급관세, 선택지가 아니라 제도적 수단

관세법 제68조는 농림축산물 시장이 수입 급증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경우 특별긴급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보호무역 선언이 아니라, 시장 붕괴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입니다.

무관세 수입이 본격화되는 내년을 앞두고, 이 제도를 검토조차 하지 않는다면 정책의 책임은 어디에 있는지 묻게 됩니다.

개방 비용을 농가에만 떠넘기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이는 통상 정책이 아니라 방치에 가깝습니다.

■ 감귤은 상품이 아니라 1차 산업의 축

감귤 산업은 제주 농업 생산액의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감귤 농가가 흔들리면 지역 농업 전체가 영향을 받습니다. 이는 특정 품목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경제 구조의 문제입니다.

소득 안정망 강화, 가격 하락 시 자동 개입 장치, 수급 조절 시스템의 실효성 점검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FTA 체제 속에서 농가가 버틸 수 있는 최소한의 방어선조차 없다면, 개방은 성장 전략이 아니라 소모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책 대안 없는 무관세 전환은 손실을 농가에 그대로 전가한 채, 현장의 부담과 불안을 누적시키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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