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내년 1500원 뚫리는 거 아냐?”…정부 의지에도 환율 1480원 돌파

김민주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kim.minjoo@mk.co.kr) 2025. 12. 1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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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 환율 1480원대 돌파…월간 최고 수준
“1500원 안 넘을 듯…환율 공포 과도”
외환스와프 연장·엔화강세 등 효과 기대
달러화 [연합뉴스]
정부가 최근 국민연금·한국은행 등 기관을 동원하며 환율 안정 조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17일 달러당 원화값이 1480원대에 진입하는 등 원화 약세가 심화하고 있다. 이에 금융투자자들 사이에선 원·달러 환율의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1400원은 뉴노멀이 됐고 머지않아 1500원대까지 뚫릴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20분 현재 달러당 원화값은 전일보다 6.50(0.44%) 내린 1481.0원을 기록하며 장중 1480원대를 돌파했다.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전일대비 2.5원 오른 1474.5원에 개장한 후 곧장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달 들어 달러당 원화값은 평균 1470원선을 유지하며 외환위기 이후 월간 기준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달 달러당 원화값 주간거래 기준 종가는 지난 2일(1469.5원), 3일(1467.0원), 8일(1469.5원), 9일(1466.6원)을 제외하고 모두 1470원대를 기록했다.

달러화가 미국 10, 11월 고용보고서 발표 결과 고용에 대한 불안 유입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달러당 원화값 하락세가 심화되고 있는 최근의 상황은 이례적이란 평이 나온다.

이는 개인의 해외투자 확대와 외국인의 원화 매도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 국내 기준금리 동결에 따른 한미 금리차 확대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역시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 속 국내증시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달러당 원화값은 전일대비 하락 흐름을 띄고 있다.

정부 적극 개입에 엔화 강세까지…1500원 상단 제한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는 구윤철 부총리 [연합뉴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선 환율 공포가 커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2026년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넘어서진 않을 것이란 낙관론을 내놓고 있다.

최근 환율이 전고점 근처에 머무르고 있는 만큼 연말을 앞두고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이 출회될 수 있으며, 특히 환율 상승 속도조절에 나서는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이 환율 상단을 제한할 것이란 평이다.

앞서 지난 15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외환스와프(FX Swap) 계약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12월 환율 급등 이후 안정화에 따른 환 손실에 대비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전략적 환 헤지 기간을 올해까지로 연장했는데, 최근에도 여전히 환율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어 이 기간을 내년까지 추가 연장한 것이다.

외환스와프는 국민연금이 국외 자산 등을 매입하기 위해 달러가 필요할 때 연간 650억달러 한도로 외환 보유액에서 달러를 먼저 공급받고 나중에 이를 돌려주는 구조로 돼 있다. 스와프 거래 중에는 외환 보유액의 거래 금액만큼 줄어들지만, 만기에 전액 환원되므로 외환 보유액 감소는 일시적이게 된다.

전날 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삼성·SK·현대 등 주요 수출 기업에 환헤지 확대를 요청하기도 했다. 구체적 방식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선 기업들이 달러를 그냥 들고 있거나 환율 상승에 베팅하지 말고 미리 환율을 고정하거나 변동 위험을 줄이는 선물화 매도 등을 더 많이 해 달라는 뜻으로 읽히고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통화스왑 금리(CRS)는 소폭 하락해 달러 조달 여건이 위기 수준으로 나쁘지는 않아 이번 환율 상승은 수급 부족보다는 기대 심리의 문제로, 현물환율 상승 기대가 꺾일 가능성도 있다”며 “원화 약세의 그 배경과 당국 개입 의지를 고려하면 1500원선을 쉽사리 뚫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이번주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엔화 강세와 연동한 움직임이 오늘 외환시장에서 관찰될 수 있다”며 “여기에 환율 상승 속도조절에 나서는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이 나타날 경우 롱심리 과열을 억제하여 환율 상단을 제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의 환율은 기대·심리의 선반영이 과도하게 쏠린 상태라며, 원·달러 환율 1500원대 현실화 가능성이 높진 않단 전망도 나온다.

이성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말 비상계엄사태 때와 같은 수준의 현재 환율이 적정하다고 보이진 않는다”며 원·달러 환율 전망 밴드의 하단을 1350원, 상단은 1500원, 평균 1400원으로 설정했다.

이 연구원은 “내년 수출 증가율 확대를 통한 국가 경쟁력 재부각, 연준 금리 인하에 따른 대외 금리차 축소 가능성이 맞물릴 경우 펀더멘털과의 괴리가 해소되면서 환율의 추가 상승(상단)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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