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1m 앞 데이터센터"…막고 싶어도 막을 법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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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와 불과 1m 떨어진 곳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조성이 추진되면서 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도심 접근성을 이유로 데이터센터가 주거지 인근까지 확산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건강권 침해와 집값 하락 등을 우려하고 있다.
영등포구는 "현행 법률상 데이터센터는 준공업지역 내 건축이 가능한 일반 시설로 분류돼 요건을 갖춘 경우 지자체가 허가를 제한하거나 거부할 법적 권한이 없다"며 "주거지 인근 데이터센터 건립을 제한하려면 상위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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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규제법 없어 갈등 확산

16일 찾은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6가 데이터센터 예정지는 연립주택과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폭 1m 남짓한 공간을 사이에 두고 거의 맞닿아 있었다. 옆으로는 차량 두 대가 교행할 수 있는 약 90m 폭의 도로를 사이에 두고 아파트와 상업시설, 어린이집 등이 인접해 있다. 인근 단지와 건물 곳곳에는 "데이터센터 절대 반대"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주민들은 특히 공청회나 설명회 등 별도의 절차 없이 사업이 추진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동양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지난 8월부터 사업이 진행됐지만 주민들은 10월이 돼서야 이를 스스로 알게 됐다"며 "도심 데이터센터가 최근 들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데, 화재 등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은 누가 지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허가가 날 경우 소송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영등포구에는 양평동을 포함해 문래동 등 주거 밀집지 인근에 데이터센터 4곳이 조성됐거나 들어설 예정이다. 이 가운데 양평동을 제외한 3곳은 이미 사업 허가를 받은 상태다. 이들은 모두 준공업지역에 위치해 법적으로 데이터센터 건립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데이터센터 수요가 영등포구에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데이터센터는 AI 확산과 함께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를 직접 규율하는 단일 법령은 아직 없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과 건축법 시행령, 지자체 도시계획조례 등을 종합해 입지를 판단하는 구조다. 데이터센터는 해당 법령 내에서 '방송통신시설'로 분류돼 환경영향평가나 별도의 건축심의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이에 영등포구청도 주민 우려와 의견을 같이 하지만, 상위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사업 허가를 거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업자가 요건을 충족해 사업 허가를 신청할 때 법적 문제가 없으면 행정청이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귀속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영등포구는 "현행 법률상 데이터센터는 준공업지역 내 건축이 가능한 일반 시설로 분류돼 요건을 갖춘 경우 지자체가 허가를 제한하거나 거부할 법적 권한이 없다"며 "주거지 인근 데이터센터 건립을 제한하려면 상위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구청은 지난 11월 국토부와 서울시에 법령과 조례 개정을 요구했지만 아직 진척은 없는 상황이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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