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개선 안건 등은 뒷전…‘라건아 사태’로 고성 오간 KBL 사무국장회의

황민국 기자 2025. 12. 17.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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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10개 구단의 사무국장들이 16일 서울 KBL 센터에서 열린 사무국장 회의를 앞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황민국 기자

프로농구 사무국장 회의가 열린 16일 서울 KBL센터에선 “모든 일을 소송으로 해결할 것이냐”는 고성이 흘러 나왔다.

애초 이날 회의는 2025~2026시즌 플레이오프 일정과 차기 시즌 제도 개선 등이 주요 안건이었지만, 라건아(한국가스공사)의 세금 분쟁이 가장 먼저 거론됐다.

분쟁의 당사자인 부산 KCC의 조진호 국장과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정이인 국장이 나란히 참석했다.

조 국장은 국가대표 출신 센터 라건아가 옛 소속팀 KCC를 상대로 세금 관련 부당이득 반환 소송을 제기한 것을 공개적으로 질타했다.

조 국장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와 만나 “이번 사안이 용인된다면 KBL에서 규정으로 소송을 거는 일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잘못하면 이번 시즌 라건아의 대리인과 한국가스공사, KBL이 법정에서 만날 수 있다. 이런 일이 과연 일어나야 하는가. 오늘 우리는 라건아의 재정위원회 회부를 공문으로 요청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정 국장은 “내부적으로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라건아는 KCC 소속으로 뛰었던 2024년 1~5월 소득에 대한 종합소득세 약 3억 9800만원을 9월초 납부한 뒤 11월 KCC에 소장을 전달했다. 라건아 측은 특별귀화선수 신분으로 외국인선수에 준해 KCC와 세후 연봉을 기준으로 계약을 맺었고 소득세는 구단이 부담하기로 했다는 입장이다. 프로농구는 외국인 선수와 계약할 때 세후 기준으로 연봉 계약을 하고 세금은 구단이 보전해주는 것이 관행이다.

문제는 KBL 규정이다. KBL은 지난해 5월 이사회에서 국가대표에서 물러난 라건아의 신분조정을 논의하면서 앞으로 타 구단과 계약은 귀화선수가 아닌 외국인선수 신분으로 맺는다고 합의했다. 또한 라건아의 잔여 소득세는 다음에 계약을 맺는 구단이 부담해야 한다고 의결했다.

라건아.

라건아는 지난 시즌 KBL를 떠났다가 2025~2026시즌을 앞두고 한국가스공사 유니폼을 입었다. 이사회 의결대로라면 한국가스공사가 라건아의 잔여 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그러나 라건아는 현 소속팀이 아닌 KC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미 합의된 사항이므로, 다른 구단과 KBL은 대체로 KCC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회의에 참석했던 또 다른 구단 사무국장에 따르면 “쉽게 수긍이 안 되는 사안이라 ‘이사회 의결 사항을 알고 있을텐데 왜 일을 이렇게 처리했느냐’는 질문이 나왔다”면서 “정 국장은 ‘KBL에 질의했을 때 문제 없다는 답을 받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KBL의 고위 관계자는 “한국가스공사가 라건아를 데려간다는 소식에 오히려 우리가 직접 연락해 세금을 책임져야 한다고 이야기했다”면서 “우리가 이번 사안과 관련해 한국가스공사에 시간을 준 것은 내부적으로 정리하라는 의미였다. 이제는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KCC 측이 재정위원회 회부를 요청했다. 이제는 재정위원회를 열어 정리해야 한다. 가까운 시일 내에 재정위원회가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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