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피해자에 배상책임 적용해야”…쿠팡 사태로 ‘집단소송 도입’ 목소리

김정화 기자 2025. 12. 16.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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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직접 원고 돼야 배상받아
OECD 중 3개국만 도입 안 해
“기업들 도입 거부감 근거 없어”

최근 SK텔레콤과 KT, 쿠팡 등 이동통신·플랫폼 기업들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시민들의 단체소송이 쏟아지면서 집단소송제 도입 요구가 커지고 있다.

다중 피해 사건이 잇따르면서 피해자 일부가 소송을 내서 이기면 판결 효력이 모든 피해자에게 적용되는 권리구제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16일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법인 지향, LKB평산 등 다수 법무법인이 소비자 수천명을 대리해 쿠팡 주식회사와 미국 모회사 쿠팡Inc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과 형사 고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소송 원고에 이름을 올린 사람만 법원 판결의 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데, 개인들로서는 들이는 시간과 비용에 비해 배상액도 적고 절차도 번거로워 실효성이 낮다. 동일한 피해가 수백만명에게 반복되는 만큼 외국처럼 집단소송제를 도입해 보상 범위를 더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집단 금전배상 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국가는 한국, 스위스, 튀르키예뿐이다. 그나마 스위스에선 금전배상 청구권을 단체에 양도해 사실상 집단소송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고, 튀르키예에서는 위법 확인이나 권리 확정 등 광범위한 청구가 가능하다. 한국에서는 ‘침해가 계속되는 경우’에 ‘침해 금지·중지’ 청구만 가능하다.

미국은 ‘집단소송’, 영국은 ‘그룹소송명령’ 또는 ‘집단청구명령’, 호주는 ‘대표소송’, 독일은 ‘구제소송’, 프랑스는 ‘단체소송’ 등으로 집단소송을 보장한다. 미국, 호주는 대표 소송인이 승소하면 별도 신청 없이 모든 피해자에게 판결 효력이 자동 적용되는 ‘옵트아웃’ 방식을 택한다.

유럽 국가들은 대부분 적극적 참여가 필요한 ‘옵트인’ 방식을 채택하고 있지만, 소송 유형에 대해서는 별다른 제한이 없다.

독일은 구제소송을 통해 적격 소비자 단체가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피해자들에게 보상이나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한다. 이때 소비자들은 기업에 피해액 외에 수리, 교체, 가격 인하, 계약 해지 또는 지불한 가격의 상환 등 다양한 청구를 할 수 있다.

프랑스는 단체소송에서 ‘위반의 중단’을 통해 특정 법적 또는 계약 의무 위반 행위를 중단시킬 수 있다. 일본은 ‘소비자 단체소송’으로 금지 청구와 피해 복구를 목적으로 하는 소송이 가능하다.

법무법인 지향의 이은우 변호사는 “미국식 집단소송이 도입되면 기업이 존속되기 어렵다고 하지만, 2005년 도입된 증권 집단소송법 이후 20년 동안 제기된 소송은 17건에 불과할 정도로 집단소송에 대한 기업들의 거부감에는 근거가 없다”며 “이 제도의 목적은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게 해 소비자를 보호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이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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