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경남신문 신춘문예 응모작 분석

장유진 2025. 12. 16.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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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힙·노벨상, 문학 심지 불 붙였다
2026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심사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 동안 진행됐다. 9일 단편소설 예심을 시작으로 10일 단편소설 본심과 시 부문 예·본심, 11일 시조·수필·동화 부문 예·본심이 진행됐다. 응모 편수는 총 2704편(단편소설 213편, 시 1610편, 시조 344편, 수필 406편, 동화 131편)으로 지난해(2215편)보다 500편가량 늘었다. 이는 경남신문 신춘문예 역사상 가장 많은 응모작 수로, 이전 최다 기록인 2019년 2461편을 큰 폭으로 웃도는 수치다.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분 ‘텍스트힙’ 열풍과 지난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문학의 심지에 불을 붙였다는 심사위원들의 분석이 뒤따른다.
2026 경남신문 신춘문예 심사가 지난 9~11일 본사 5층 회의실에서 열린 가운데 위원들이 부문별 심사를 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2026 경남신문 신춘문예 심사가 지난 9~11일 본사 5층 회의실에서 열린 가운데 위원들이 부문별 심사를 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문학에 대한 열기가 여느 때보다 더 뜨겁게 달궈진 점은 희망적이나 완성도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 더러 보인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주제가 평이하며, 작품을 마무리까지 완벽하게 끌고 가는 힘이 부족한 원고들이 많았다는 평이다. 심사위원들은 글을 아예 처음 써 보는, 입문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저변이 확대된 듯한 양상이라는 해석을 입 모아 전했다. 하지만 최종심 후보까지 올라간 작품들에 대해서는 글을 이미 여러 번 써 봤거나, 글과 가까운 삶을 살고 있는 듯한 전문성이 느껴지는 응모자들로 보인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지난달 5일부터 한 달가량 경남신문에는 각양각색의 소망과 사연을 담은 작품들이 모여들었다. 원고가 무사히 접수될 수 있도록 부탁한다며, 손글씨로 별도의 쪽지를 넣어둔 응모자. 꽃분홍빛 봉투에 담아 조그만 스티커들로 입구를 봉한 응모자. 모든 분야에 작품을 보낸 꿈 많은 문학도와 직접 신문사를 찾아와 접수한 꼼꼼한 문학도까지. 모두의 간절한 마음을 고이 펼쳐서 심사위원들께 전달했다.

신춘문예 당선자와 당선 작품은 본지 신년호(1월 2일자)에 발표한다. 다음은 심사위원들이 밝힌 부문별 응모작 특징이다.


소설 개인적 고뇌 다룬 작품 많아

시대적 불안을 정면으로 다루기보다 개인에게 남긴 상처를 깊이 들여다보는 작품이 많았다. 젊은 예비 작가들의 작품은 취업과 불안, 세상과 단절된 소외감 등을 우울하게 다루고 출구를 찾지 못한 결말이 많았다. 웹드라마 형식의 작품들도 보였는데, 이들 작품에서는 발랄한 위트나 변화의 시도가 보이기도 했다. 은퇴한 후 글쓰기에 도전한 노년층이 많아서인지 예비작가의 연령층이 높아 보이는 작품도 많았다. 은퇴한 가장의 아픔, 가족 간의 단절이나 부재에서 오는 슬픔, 간병의 괴로움 등의 주제들이 눈에 띄었다.

(김문주·김기창 소설가)


시 연령대·작품 수준 범위 넓어져

다수의 작품이 과거의 기억을 현재로 불러내는 방식으로 쓰였다. 그런데 그 기억을 2025년, 2026년으로 불러와 재구성하고 재해석하는 데 기여한 작품들이 있고, 그저 불러내는 데 그친 작품들이 있다. 이를 심사의 한 기준으로 삼았다. 투고하는 사람들의 스펙트럼은 지난해보다 넓어진 것 같다. 연령대나 작품의 수준이 굉장히 광범위하다. 다만 최종심에 오른 사람들의 수준은 작년보다 훨씬 뛰어난 것 같다. 긍정적인 변화다.

(김언희·박준 시인)


시조 일상 이야기 주로 다뤄

전반적으로 작품들이 다루는 주제의 규모가 크지 않다. 주변의 이야기, 일상 이야기를 주제로 다룬 작품이 너무 많다. 시조를 쓰며 크게 고민하지는 않은 것 같다. 또한 외래어를 제목으로 올린 경우가 많은데, 이런 건 우리 전통 문학인 시조에서 지양해야 할 점 중 하나다. 응모작들의 대체적인 수준은 그리 나쁘지 않다. 예년보다 응모작의 수가 많았는데, 정형률에 대한 이해가 깊은 작품들이 있는 반면 행간의 불균형, 음수율이 느슨한 작품들도 더러 있었다.

(김연동·옥영숙 시조시인)


수필 사회 이야기, 사색의 반짝임 담아

예년에 비해 응모작 양이 압도적으로 많아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수필 공모에서는 통상 자아 반영성이 큰 작품, 다시 말해 ‘내 이야기’가 많이 들어오는 편인데 이번 경남신문 신춘문예에서는 내 이야기를 넘어서 사회적인 이야기, 사색의 반짝임을 담은 작품들을 다수 엿볼 수 있었다. 또 원고들의 문장력이 깊어서 신춘문예에 당선되지 않은 기성 문인들이 많이 참여하지 않았겠냐는 짐작이 들기도 한다. 글의 소재를 봤을 때는 교직에 섰던 교사들이 도전한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송희복 문학평론가·한판암 수필가)


동화 판타지 유행, 작품 완성도 과제

전체적으로 개인성이 별로 없다. 여전히 판타지 기법을 많이 활용하는데, 감동으로까지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판타지가 유행이니 많이 활용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완성도도 높지 않고 감동을 끌기에도 부족한 수준이다. 일상생활을 다룬 동화도 몇 있었으나 상투적인 느낌이었다. 당선작은 기본기가 탄탄해 완성도 있는 작품을 골라 꼽았다.

(송재찬·김륭 아동문학가)

장유진 기자 ureal@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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