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광주대표도서관 붕괴사고 수 개월 전 이미 뼈대에 금이 가 있었다"

조태훈 기자 2025. 12. 16.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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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하도급 업체 관계자 증언
콘크리트 타설 당시 구조물 균열 주장
설치 허술·하중 초과 사고 원인 꼽아
"특허 공법 문제 제기에도 공사 강행"
사고 하루만 늦어졌어도 더 큰 참사
"다음날 작업자 17명 현장 투입 예정"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현장 감식16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 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ㆍ경찰ㆍ고용노동부ㆍ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 관계기관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4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였다는 현장 하도급 업체 관계자의 증언이 나왔다. 사고 발생 수개월 전부터 현장 구조물에 심각한 균열이 감지됐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공사가 강행됐다는 것이다. 더구나 붕괴가 하루만 늦게 발생했더라도 하부 작업자 17명이 매몰될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남도일보가 단독으로 만난 현장 하도급 업체 관계자 A씨는 이번 사고의 원인이 갑작스러운 변수가 아닌, 오랫동안 방치된 구조적 결함 때문이라고 지목했다.

A씨는 "동바리(지지대)가 설치됐어도 사고는 이미 예견됐다"며 "콘크리트 타설 이전에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 빔 사이에서, 쉽게 말해 뼈 사이에 금이 가(균열이 발생해)있었다"고 폭로했다.

A씨가 밝힌 빔은 접합부 부분으로 추정됐다. 한 건축 전문가는 "균열이 발생한 게 사실이라면 예컨대 볼트 같은 것을 채워도 균열 부위가 힘을 제대로 받지 못해 접합 부위로서의 역할이 상쇄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조물 설치가 허술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그는 "현장 사진을 보면 기둥이 X자 구조가 아니라 양옆으로 세워진 형태였다"며 "이런 상황에서 끝단이 끊어지자 한 번에 와르르 무너져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 초기부터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는 "처음부터 공사에 참여했지만, 지하 공사를 마친 뒤인 지난 6월 하도급 업체인 '홍진'이 부도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현장에서 철수했다"며 "그때 이미 문제가 된 구조물은 설치된 상태였다"고 전했다.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서 하중 관리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A씨는 "상판은 지붕 구조로, 공구당 200㎜ 기준에 맞춰 타설해야 했는데 당시 두께가 기준보다 약 100㎜ 더 두껍게 타설되면서 하중이 크게 늘었다"면서 "중간 지점이 이를 견디지 못해 먼저 꺾이면서 붕괴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사고 발생 시점이 하루만 늦어졌어도 훨씬 큰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사고 다음 날에는 비계 작업을 위해 17명이 동시에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었다"며 "그때 붕괴가 발생했다면 훨씬 더 큰 인명 피해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 적용된 특허 공법에 대한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강행했다는 비판도 쏟아냈다.

그는 "이 공법은 빔을 겹쳐 용접해야 힘을 받을 수 있는데, 현장은 그런 구조로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볼트나 너트 같은 보강 장치도 없었고, 데크 역시 양쪽 일부만 용접돼 있었다. 그런데 그 용접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문제를 제기했지만 특허 공법이라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하도급 업체 입장에서는 공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거나 작업을 멈출 권한이 사실상 없었다. 그 점이 가장 답답했다"고 토로했다.

한편, 지난 11일 오후 1시 58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옛 상무소각장 부지에 조성 중이던 광주대표도서관 건립 공사장 일부가 붕괴해 작업자 4명이 매몰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조태훈·임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