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편의점 꿀조합 음료, 美·유럽 진출합니다
얼음컵에 부어 섞어 먹는
파우치형 커피·에이드 생산
롯데칠성·코카콜라 등에
하루 25만포 공급 '큰손'
틱톡영상 인기에 입소문
해외서도 제작문의 잇달아

"외국인들이 바나나맛우유에 파우치 커피를 섞어 마시는 영상을 보고 '이건 된다'고 확신했죠."
편의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얼음컵에 넣어 먹는 파우치 음료. 종류는 커피부터 에이드까지 다양하다. 이 시장에서 국내 점유율 28%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신우S&F의 박윤섭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파우치 음료의 세계화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루 약 25만포를 생산하며 롯데칠성, 코카콜라, 동서식품 등과 협업 중인 이 회사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 분야에서 독보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박 대표는 "파우치에 음료를 담는 문화는 한국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현상"이라며 "이 독창성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레토르트 파우치 음료의 개척자로 평가받는다. 1995년 부친에게 사업을 물려받아 '화이바 플러스' '영지골드' 등 병음료를 생산하며 음료 시장에 입문했다. 하지만 유리병의 높은 가공비용과 생산 중 유리 파편이 들어갈 위험성은 그에게 늘 부담이었다.
그러던 2010년 무렵, 거래처에서 홍삼을 담던 파우치에 일반 음료를 넣어보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파우치 포맷이 병보다 간편하고 활용성이 높다는 점이 주된 이유였다. 당시 병 음료 중심의 사업에 한계를 느꼈던 박 대표는 이 제안을 새로운 돌파구로 받아들였다.
기존 음료 탱크 설비는 활용할 수 있었지만, 음료를 밀봉·실링하는 후처리 라인은 새롭게 구축해야 했다. 총 100억원의 투자가 필요했고, 이 중 70억원은 대출로 조달해야 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박 대표는 한국인의 '빨리빨리' 문화에 잘 맞는 포맷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투자를 결심했다.
그의 예상은 현실이 됐다. 약 15년이 지난 지금, 레토르트 파우치형 음료는 편의점 소비문화와 함께 빠르게 대중화됐고 신우S&F는 공장을 세 곳으로 확대하며 연 매출 200억원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연평균 성장률도 5%에 이르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국내에서 입지를 굳힌 신우S&F는 이제 해외 시장을 향한 가능성에 눈을 돌리고 있다. 그 시작은 의외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비롯됐다. 박 대표는 틱톡에서 외국인들이 빙그레 '바나나맛우유'와 롯데칠성 파우치 커피 '칸타타 아이스 헤이즐넛향'을 섞어 마시는 영상을 접한 뒤 이를 단순한 콘텐츠가 아닌 글로벌 수요의 신호로 받아들였다. 특히 한국처럼 음료를 파우치에 담아 판매하는 문화는 해외에서는 보기 드문 고유한 소비 방식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했다.
실제 미국,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지에서 한국식 파우치 음료를 제작하고 싶다는 문의가 잇따랐다. 처음에는 이를 기존 고객사인 롯데칠성이나 코카콜라에 연결해 주기도 했다. 그러나 곧 해외 바이어들이 관심을 가지는 핵심이 음료 맛보다 파우치 제조 기술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에 신우S&F는 국내 OEM 중심의 사업 구조는 유지하면서도 해외 시장을 겨냥한 자체 브랜드 '스팀앤스푼(Steam&Spoon)'을 론칭했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수출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베트남, 필리핀, 홍콩, 중국, 아랍에미리트(UAE) 등 다양한 국가에 샘플을 공급했다. 스리랑카와는 연 1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도 거뒀다.
유럽 시장 진출도 진행 중이다. 영국 유통사와 손잡고 스위트아메리카노, 바닐라 등 4종의 커피 파우치 제품 'KUPO'를 공동 개발했으며 내년 초 현지 편의점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신우S&F가 해외 바이어들의 주목을 받는 것은 단순히 생산량 때문이 아니다. 국내 최초로 자동화 파우치 생산라인을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누수 검출 특허' 등 품질 관리 기술을 통해 불량률을 제로에 가깝게 유지하며 생산 안정성을 확보한 것이 강점이다. 박 대표는 "한국형 파우치 RTD(Ready-to-Drink) 음료를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게 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며 "전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파우치 음료 문화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지안 기자 / 사진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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