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알바’ 등 범죄 활용되는 해킹 계정, 쿠팡 사태에도 텔레그램서 불법 거래

김현지 기자 2025. 12. 1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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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맘카페 해킹 계정(ID)도 있습니다. 이곳 ID는 일반 남성 사용자의 ID보다 더 비싸요."

해커와 업자들은 이용자들의 휴면 계정(ID) 등을 해킹하거나 허위 계정을 일부러 생성하고, 이를 온라인 채널 텔레그램에서 판매하고 있다. 여기서는 국내 1위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뿐 아니라 쿠팡의 경쟁사들, 대형 온라인플랫폼, 게임사, 유명 커뮤니티,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해킹된 ID가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지난 12월5일, 네이버를 비롯해 쿠팡 등 전자상거래업체와 각종 커뮤니티 이용자 계정(ID)을 판매한다는 공지가 한 텔레그램 채널에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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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등 추적 어려운 온라인 채널서 해킹 ID 최소 1000원에 거래
포털 사이트부터 쇼핑몰·게임사·커뮤니티 등 각종 사이트 계정 판매 글 올라와
명의자 동의 필요한 생성 ID 구매 유도도...“백신 설치 등 기본적 원칙 지켜야”

(시사저널=김현지 기자)

국내 주요 업체 이용자들의 해킹 계정이 거래되고 있는 텔레그램 채널방 자료사진. ⓒ시사저널 김현지, 양선영 디자이너

"네이버 맘카페 해킹 계정(ID)도 있습니다. 이곳 ID는 일반 남성 사용자의 ID보다 더 비싸요."

사상 초유의 '쿠팡 사태'에도 개인정보 불법 거래가 활개를 치고 있다. 해커와 업자들은 이용자들의 휴면 계정(ID) 등을 해킹하거나 허위 계정을 일부러 생성하고, 이를 온라인 채널 텔레그램에서 판매하고 있다. 대한민국 인구수의 약 73%에 해당하는 3370만개 개인정보가 쿠팡에서 유출된 뒤에도 불법 거래가 이뤄지는 것이다. 여기서는 국내 1위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뿐 아니라 쿠팡의 경쟁사들, 대형 온라인플랫폼, 게임사, 유명 커뮤니티,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해킹된 ID가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해킹 계정 수명은 1~2시간"

지난 12월5일, 네이버를 비롯해 쿠팡 등 전자상거래업체와 각종 커뮤니티 이용자 계정(ID)을 판매한다는 공지가 한 텔레그램 채널에 올라왔다. 최소 1000원에 해킹된 ID를 살 수 있다는 내용의 공지글이다. 해킹 ID 판매자는 지난 9월과 11월 등 해킹된 계정이 입고될 때마다 판매 글을 게시해 왔다. 그런데 지난달 '쿠팡 사태'가 불거진 뒤 사회가 떠들썩했던 시기에도 해킹 ID 거래 가능성을 공지한 것이다. 이 중에는 해킹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오른 업체도 포함돼 있다. 판매자는 해킹 ID에 대해 "수명(사용할 수 있는 기간)은 1~2시간"이라며 이 밖에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ID 거래도 가능하다고 알렸다. 특히 명의자의 동의가 필요한 'ID 생성'도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380여명이 이 채널에 참여하고 있다.

판매자는 해킹 ID 구매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쿠팡은 현재 물량이 없다"고 답했다. 다만 네이버 등의 경우 100개 이상 물량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해킹 ID는 1~2시간만 사용 가능하다면서 여성 이용자의 ID가 남성보다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네이버 맘카페'에서 사용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온라인 홍보효과가 있는 플랫폼에서 이용 가능한 ID가 더 값이 나간다는 취지인 것으로 보인다. 판매자는 특히 업체 홍보 외에도 온라인 여론 조작을 이끄는 '댓글 아르바이트' 등을 위해서도 해킹 ID가 팔리는 경우가 있다고 답했다. 

국내 주요 업체 이용자들의 해킹 계정 판매자와의 대화 내용 재구성. ⓒ시사저널 김현지, 양선영 디자이너

판매자는 '쿠팡 사태'를 의식하는 듯 "우리는 동남아시아에서 활동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취재진이 해킹 계정에 대한 우려를 전하자 '생성 ID'를 구매하라고 조언했다. 생성 ID를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판매자는 그러나 명의자가 ID 생성에 동의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명의자가 판매한 계정일 거다"라며 정확한 내용은 모른다고 했다. 거래처가 있는 지역과 방식 등과 관련해서는 답을 회피했다. 그는 거래처를 상대로 ID 매입 및 생성 경위와 명의자 동의 등을 구체적으로 물어봐 달라는 요청을 받고 "여쭤봐드릴 수 없다"고만 했다.

정보 보안 전문가들은 그간 텔레그램, 다크웹 등 추적이 어려운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범죄 행각을 우려해 왔다. 불법으로 취득한 ID와 같은 개인정보뿐 아니라 마약 거래 등 범죄 행위가 이곳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취지다. 과거 주요 통신사 해킹 사건 등을 수사한 경찰 관계자는 "중국과 동남아 등에서 활동하는 해커들이 국내 통신사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탈취하고 이를 필요로 하는 업체들을 상대로 헐값에 파는 행태가 십여년 째 이어지고 있다"며 "지금은 텔레그램과 다크웹 등 추적이 어려운 플랫폼을 이용하는 데다 가상자산으로 대금을 결제하는 등 수법이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사이버 공격 탐지, 전년 대비 78% 증가

실제로 국내 주요 사이트에 대한 사이버 위협은 증가세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의 '2025년 사이버 위협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연도별 침해 신고는 2023년 1277건에서 2024년 1887건으로 전년 대비 약 48% 증가했다. 2025년 상반기 침해사고 신고 건수는 1034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상반기(899건)보다 15% 늘어난 수준이다. 기관은 보고서에서 "계정 관리에 취약한 IoT(사물인터넷) 등을 활용한 디도스 공격(238건), 웹셸(Web Shell) 및 악성 URL 삽입 등 서버해킹(531건)이 증가했다"며 "또 침해 사고 정황 인지 후 24시간 이내 신고를 규정한 정보통신망법이 개정·시행(2024년 8월)되고 통신사 SKT 침해사고(4월) 여파에 따른 기업들의 침해사고 신고 인식 개선도 올해 신고 건수 증가의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고서상 조사 기준이 신고 건수인 점을 고려하면, 신고되지 않은 사이버 위협 건수는 더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쿠팡 사태에 앞서 주요 통신사,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게임사 넷마블 등 업체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은 연이어 알려지기도 했다. 정보 보안 업체 안랩은 지난달 공개한 '2025년 사이버 위협 동향 & 2026년 보안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전체 사이버 공격 탐지 건수가 전년 대비 7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안랩은 "인공지능(AI) 기반 공격 고도화, 클라우드 환경 확대, 공급망 취약점 악용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국내 주요 업체는 자체 보안 방침을 마련해 준수 중이다. 텔레그램에서 주요하게 거래되고 있는 네이버의 경우 서비스별 휴면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일정 기간 이상 이용되지 않는 서비스의 ID 또는 이용정보는 별도 보관 및 영구 삭제 대상이다. ID와 관련해서는 2년 동안 네이버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 휴면 상태로 전환된다. 이런 경우 네이버에 등록된 개인 정보는 별도 분리돼 보관된다는 게 네이버 측 설명이다. 또 "서비스 내 비정상적 접속 시도 및 활동을 기술적 방식으로 탐지해 차단하고 있고, 이는 부적절한 비정상적 방식으로 생성해 접속을 시도하는 계정에도 적용된다"고 했다.

그러나 국내 이용자들의 불안은 불식되지 않은 분위기다. 여러 건의 해킹 사건과 맞물려 해외에서 이용자 ID 로그인 시도가 있거나, 피싱 범죄 관련 메시지를 받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유출된 개인정보를 활용한 금전 탈취 등 2차 피해 우려도 제기돼 왔다. 전문가들은 빈번해지고 있는 사이버 공격과 관련해 보안 정책 강화 등 사회 전반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임종인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명예교수는 "이용자들이 유해 정보를 차단할 수 있는 복수의 백신을 스마트폰 등에 설치하고 개인정보 유출 방지를 위해 2차 인증을 강화하는 등의 당연하면서도 기본적인 원칙은 필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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