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재 인천공항 사장 “책 전수 조사 불가능…여객에 굉장한 불편 끼쳐”
“세관과 검색 강화 방안 찾을 것”
공사, 책 소지 여객 30% 가정 시
개봉 검색률 ‘10%→30~50%’ 추정
2023년 김포공항 대란 재연 우려
간담회는 대통령 보고 전 확정 돼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16일 공사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6/mk/20251216164208714vedk.jpg)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16일 공사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책 전수 조사는 여객에게 굉장한 불편을 끼치기 때문에 어렵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님께서 해법으로 제시하신 100% 수화물 개장검색을 하면 공항이 마비될 것”이라며 불가 입장을 내비친 바 있는데 이 입장을 재확인 한 것이다.
책 전수 조사 지시는 이 대통령이 지난 12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자리에 배석한 이학재 사장에게 질문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책을 이용한 외화 밀반출 가능성을 이 사장에게 물었고, 기대에 못 미치는 답변이 나오자 “책을 다 뒤져보라”고 지시했다.
이 사장이 “전체 검사는 할 수 없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전체(조사)를 하라”면서 “전체를 (조사)한다고 하고 실제로 (조사)하면 아무도 (법정 한도 이상의) 현금을 안 가져가고, 다른 방법을 쓸 것”이라고 했다.
이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대통령 말씀은 외화반출 우려가 있으니 적극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정도로 해석해야지, 말씀 그대로 해석해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 사장이 ‘책 전수 조사’를 반대한 이유는 공항이 혼잡도가 크게 증가할 것을 우려해서다. 이 사장은 책 전수 조사 시 불거질 구체적인 영향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공사는 여객의 보안 검색 등 대기 시간이 확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공항 출입국 승객에 대한 서비스 표준 시간으로 입국 45분, 출국 60분 이내를 권고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출국의 경우 체크인부터 보안검색, 출국심사까지 모든 출국 절차를 마치는데 ICAO 권고보다 빠른 ‘45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가운데 보안검색 시간을 대략 10분으로 잡는데, 여객 휴대 수하물에 넣은 책을 전수 조사할 경우 승객 대기 시간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현재 인천공항은 5단계(평시·관심·주의·경계·심각)로 설계된 항공보안등급 가운데 평시보다 한 단계 격상된 관심 단계로 운영되고 있다. 관심 단계에서는 휴대 수하물 개봉(정밀)이 대략 10% 수준에서 이뤄진다.
만약 전체 여객의 약 30%가 책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면 개봉률은 30%에서 많게는 50%까지 늘어날 것으로 공사는 추정하고 있다. 이는 항공보안등급 경계·심각단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지난 2023년 5월 24일 김포공항에서는 수학여행을 떠나는 학생들 짐에서 스프레이 등 보안상 제한 품목이 대거 발견되면서 항공기 지연·결항이 잇따랐다. 당시 수하물 개봉 검색률은 23.5%로 직전 10%의 2배가 넘었다.
이와함께 책 전수 조사가 부가되면 보안검색 직원의 본연의 업무인 위해물품 탐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안 검색요원이 X-레이 등을 이용해 여객 1명을 검색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15초. 이 짧은 시간에 보안검색 요원은 칼, 총기, 전자충격기 등 기내 안전을 해칠 수 있는 항공기내 반입금지 위해물품을 찾아내야 한다. 위해 물품 찾기에도 빠듯한 시간에 책 검사까지 맡게 되면 물품 탐지에 구멍이 뚫려 보안 검색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본적으로 외화 밀반출은 관세청 업무로 미화 1만 달러 이상 소지자는 출국전 세관에 신고해야 한다. 공항공사는 관세청과 업무 협약을 맺고 여객 짐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불법 외화 반출로 의심되는 현금이나 마약 등이 발견되면 세관에 연락해 처리를 돕는 역할을 한다. 주 업무외에 관세청 업무를 지원하는 셈인데, 관세청은 적발 규모에 일정 부분을 포상금으로 지급하며 협력하고 있다.
2023년 5월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돼 6개월의 임기를 남긴 이 사장은 거취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다만 “인천공항은 서비스 분야 포함 세계 최고 공항인데, 세계 30대 공항 중 유일하게 비즈니스 패스트트랙이 없다”면서 “이 부분을 꼭 도입하고 싶고, 4단계 확장 시설이 2033년께 포화되는 만큼 5단계 확장 사업을 위해 제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혀 중퇴 사퇴 의사가 없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이 사장은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 대통령실과 국토부로부터 거취 관련 주문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런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공사가 한해 결산 등을 마무리하기 위해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전부터 미리 계획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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