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맡길수록 이자를 더 준다?… 은행들 단기예금 쏠림 ↑

유진아 2025. 12. 1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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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채 금리 상승에 장기 조달 부담
소비자들도 금리 불확실성에 단기 선호 ↑
[연합뉴스]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에서 단기 상품이 장기 상품을 앞서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통상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게 형성되지만, 최근에는 6개월·1년 만기 예금 금리가 2~3년 장기 예금을 웃도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시장 불안 속에 은행들이 장기 조달 부담을 피하고 단기 예금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6개월 만기 연 2.75~3.00%, 12개월 만기 2.55~3.10% 수준이다. 반면 24개월과 36개월 만기 최고금리는 모두 2.40~2.50%에 그쳤다. 단기 예금 금리가 장기 예금보다 최대 0.6%포인트(p) 높은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은 6개월 만기 금리가 연 2.80%로 2·3년 만기 금리(2.40%)보다 0.4%p 높고, 1년 만기 금리도 2.85%로 장기 상품을 상회한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은 6개월 만기 금리가 연 2.75%로 2·3년 만기 금리(2.40%)보다 높게 책정됐다.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은 6개월 만기 금리가 연 2.8%, 12개월 만기 금리는 연 2.85%로, 2년·3년 만기 금리(2.40%)를 웃돈다. 하나은행의 '하나의정기예금'도 6개월(2.80%)과 12개월(2.85%) 만기 금리가 2·3년 만기 금리(2.40%)보다 높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 역시 6개월과 1년 만기 금리가 각각 연 3.00%로, 2·3년 만기 금리(2.50%)보다 0.5%p 높다.

인터넷전문은행도 장기 예금보다 단기 예금 금리가 높게 형성돼 있다.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은 6개월·12개월 만기 금리가 2.86%로 2·3년 만기 금리(2.45%)보다 높게 책정됐고, 카카오뱅크의 '카카오뱅크 정기예금' 역시 6개월·12개월 만기 금리가 각각 2.95%로 2·3년 만기(2.60%)를 웃돈다.

장기 예금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된 배경에는 은행의 자금 조달 여건 변화가 있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국고채 금리가 오르고, 은행채 금리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 1년물(AAA) 금리는 지난 15일 기준 연 2.912%로, 3개월 전인 지난 9월 15일(연 2.513%)보다 약 0.40%p 상승했다. 단기 구간 조달 금리까지 상승하면서 은행의 자금 조달 부담이 전반적으로 커진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들은 장기 구간에서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장기 예금 금리 인상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대신, 금리 조정 효과가 빠르고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단기 예금을 중심으로 수신 전략을 운용하고 있는 것이다.

연말을 앞두고 유동성 관리 필요성이 커진 점도 단기 예금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예·적금 만기 도래와 결산 지표 관리를 앞두고 단기 자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은행들이 단기 구간 금리를 통해 자금을 유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예금 수요 측면에서도 장기 상품 선호는 약해지는 모습이다. 주식과 부동산, 가상자산 등 투자처가 늘어나면서 자금을 수년간 묶어두는 데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나 동결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을 고려해 자금을 단기로 운용하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려는 수요도 적지 않다.

실제 예금 잔액에서도 이런 흐름이 나타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9월 기준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215조7321억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반면 3년 이상 정기예금 잔액은 33조5964억원에 그쳤고, 2년 이상 3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도 23조4107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금융권에서는 단기 예금 중심의 금리 구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나온다. 금리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들이 장기 구간 금리를 적극적으로 조정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환경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장기 구간에서 조달 부담을 늘리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단기 예금은 자금 유입 효과가 빠르고 금리 조정도 비교적 유연해 수신 전략에서 활용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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