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집 가서 고기 구워주라는 거냐"…교사들 '부글부글' [이미경의 교육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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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부터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시행될 예정인 '학생맞춤통합지원'(학맞통) 제도를 둘러싸고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학맞통'은 기초학력 미달이나 경제적·심리적·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조기에 발굴해 지원하는 제도로, 지난 1월 국회에서 '학생맞춤통합지원법'이 통과되며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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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연수서 일부 우수사례 공유
가정 방문·식사 제공 사례 포함
교사들 "업무 범위 벗어났다" 반발

“학생 집을 방문해 고기를 구워줘야 우수 교사라고요? 이런 일까지 교사가 해야 한다면 도대체 언제 수업 준비를 하라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7년 차 초등교사 김모 씨)
내년 3월부터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시행될 예정인 ‘학생맞춤통합지원’(학맞통) 제도를 둘러싸고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학맞통’은 기초학력 미달이나 경제적·심리적·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조기에 발굴해 지원하는 제도로, 지난 1월 국회에서 '학생맞춤통합지원법'이 통과되며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법률 제정 당시에는 다수 교원단체가 제도의 취지에 공감하며 찬성 입장을 보였지만 올해 연수 등을 통해 공유된 일부 ‘우수 사례’를 계기로 여론이 급격히 돌아섰다. 16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교사를 대상으로 진행된 학맞통 관련 연수에서 ‘학부모에게 대출 제도를 안내한 사례’, ‘학생 등교 전 아침 식사를 마련해 준 사례’, ‘학생 집을 방문해 함께 고기를 구워 먹은 사례’, ‘학생 가정의 화장실 수리 안내 사례’ 등이 우수 활동 사례로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내용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면서 교사들 사이에서는 “교사의 본질적 역할을 벗어난 활동”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학맞통 업무를 어느 부서가 맡을지를 두고 이른바 ‘폭탄 돌리기’도 벌이지고 있다. 서울 강동구의 한 중학교 교사는 “최근 학교장이 관련 연수를 다녀온 뒤 어느 부서가 해당 업무를 맡는 것이 좋을지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며 “교육과 직접 관련 없는 업무로 업무량이 늘어날 것이 불 보듯 뻔해 생활지도부와 상담부, 복지 관련 부서 모두 이를 다른 부서로 넘기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학맞통의 업무 범위와 담당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학교 현장에서는 제도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4일까지 교사 46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1.2%가 ‘학맞통 시행에 대한 학교 준비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한국교총 관계자는 “제도에 대한 명확한 안내와 충분한 준비 기간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학교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정책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교원단체는 학맞통 시행의 전면 유예와 제도 재설계를 요구하고 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16일 서울 영등포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맞통은 학교 현실과 괴리된 탁상행정”이라며 “법 전면 개정과 함께 사업 시행을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당국은 연수에서 소개된 일부 우수 사례가 단편적으로 알려지면서 제도의 취지가 왜곡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선도학교에서 시행된 사례 가운데 유독 열정적인 사례들이 소개된 측면이 있다”며 “우수 사례는 하나의 참고 사례일 뿐, 모든 교사가 동일하게 수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도의 취지가 왜곡되지 않도록 현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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