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수면제까지... ‘약물 운전’ 핸들만 잡아도 최대 3년 징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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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대전 도심에서 차량 8대와 오토바이를 잇달아 들이받아 16명의 사상자를 낸 운전자 A씨가 검찰에 송치됐다.
벤조디아제핀은 복용 시 졸림, 나른함, 집중력 저하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운전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약물로 알려져 있다.
김하욤 고려대안암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전증 치료제뿐 아니라 감기약 등 복용 중인 약물에 진정 작용이나 졸음을 유발하는 성분이 있다면 운전을 제한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운전자 본인이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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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약물만의 문제 아냐... 운전은 주의해야”
지난달 대전 도심에서 차량 8대와 오토바이를 잇달아 들이받아 16명의 사상자를 낸 운전자 A씨가 검찰에 송치됐다. A씨는 평소 뇌전증을 앓고 있었다. A씨의 혈액에서는 뇌전증 치료제에 쓰이는 향정신성의약품 ‘벤조디아제핀’ 성분이 검출됐다. 벤조디아제핀은 복용 시 졸림, 나른함, 집중력 저하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운전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약물로 알려져 있다.

◇ 우울증·수면제에서 감기약까지... 약물 운전 사고 2배 증가
최근 향정신성의약품, 수면 유도 등 약물을 복용한 뒤 발생하는 교통사고가 잇따르면서 이른바 ‘약물 운전’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16일 경찰청과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약물 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건수는 2022년 80건에서 2024년 164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약물 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건수도 2019년 2건에서 2024년 23건으로 급증했다.
지난 6월에는 코미디언 이경규씨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약물을 복용한 채 운전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씨는 공황장애 치료약을 복용 중이었으며, 약물 검사 결과 벤조디아제핀이 검출됐다.

의학계에서는 벤조디아제핀뿐 아니라 처방을 받아 복용하는 향정신성의약품 전반에 대해 복용 후 운전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불면증 치료제인 졸피뎀은 뇌의 억제성 신경전달물질 작용을 강화해 수면을 유도하지만, 다음 날까지 약효가 남아 졸림과 판단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 항불안제인 에티졸람, 클로바잠 등도 반사 신경과 판단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일상에서 흔히 복용하는 감기약과 알레르기 비염약도 주의 대상이다. 1세대 항히스타민제인 디펜히드라민, 클로르페니라민은 종합감기약에 포함된 경우가 많아 복용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운전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해 현대해상에 접수된 교통사고 가운데 감기약 복용과 관련된 사고는 20건으로 집계됐다.
미국 아이오와대 연구에 따르면, 디펜히드라민을 복용한 상태에서의 운전은 혈중알코올농도 0.1%에 해당하는 음주 운전보다 더 위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불안장애·우울증 치료제, 저혈당을 유발할 수 있는 당뇨병 치료제, 고혈압약, 근육 이완제, 진통제 등 다양한 처방약이 운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사람 다치면 최대 15년 징역... 처벌 기준도 강화
약물 운전은 처벌 대상이다. 약물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사람을 다치게 하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3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약물로 정상 운전이 우려되는 상태에서 운전한 경우에도 도로교통법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과 함께 면허 취소 대상이 된다.
내년 4월 2일부터는 처벌 기준이 더욱 강화된다. 1회 위반 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 측정 거부 시 동일한 형이 적용된다. 상습 위반자는 2~6년 징역 또는 1000만~3000만원 벌금형이 가능하다.

경찰청은 지난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등과 협조해 처방전과 약 봉투에 ‘운전하면 안 됨’ 등의 경고 문구를 표시하도록 안내했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약이 위험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신경안정제나 항히스타민제 등은 복용 후 일정 시간 운전을 피하는 것이 권장된다”고 말했다.
김하욤 고려대안암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전증 치료제뿐 아니라 감기약 등 복용 중인 약물에 진정 작용이나 졸음을 유발하는 성분이 있다면 운전을 제한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운전자 본인이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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