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타2 엔진’ 늦장 리콜 논란… 현대·기아차 재판, 4년 만에 재개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6일 오후 3시 29분 조선비즈RM리포트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10년 전 논란이 된 ‘세타2 엔진 결함’과 ‘늦장 리콜’ 의혹으로 기소된 현대차와 기아 전 임직원들에 대한 형사재판이 4년 만에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기소의 근거가 된 자동차관리법상 ‘지체 없이’라는 표현이 모호하다며 현대차와 기아가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했지만, 헌법재판소가 해당 조항의 의미가 명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달 27일 현대·기아차가 자동차관리법 제31조와 제78조 등에 대해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낸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9인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美서는 2015년 리콜, 韓에선 2017년 리콜
사건은 2015년 미국에서 불거졌다. 당시 세타2 GDi 엔진이 장착된 쏘나타 등 일부 차량에서 주행 중 시동 꺼짐, 소음·진동, 화재 가능성 등이 제기됐다. 세타2 엔진은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2.0~2.4리터(L)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공장에서 조립한 엔진의 실린더 내 커넥팅 로드 조립 공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같은 해 9월 약 47만대를 리콜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생산된 동일 계열 엔진에서도 유사한 결합이 발생했다는 의혹이 뒤늦게 제기됐다.

2016년 8월 현대차 내부자가 국토교통부와 미국 당국에 공익 제보를 했고, 국토부는 같은 해 10월 결함 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현대차는 2017년 4월 국내에서 세타2 엔진이 장착된 차량 약 17만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가 엔진 결함을 인지하고도 당국 조사 전까지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늦장 리콜’ 논란이 불거졌다. 국토부는 같은 해 5월 현대차를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검찰은 2019년 7월 현대·기아차 법인과 신종운 전 품질총괄 부회장, 방창섭 전 품질본부장, 이승원 전 품질전략실장 등 전직 임원 3명을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현대·기아차가 쏘나타, 그랜저, K5 등에 장착된 세타2 엔진의 결함을 알고도 이를 숨긴 채 리콜을 지연했다고 판단했다.
◇“형사처벌 과하다” 주장… 헌재 “불합리하지 않다”
검찰은 현대·기아차가 자동차관리법 리콜 의무 규정을 위반했다고 봤다. 같은 법 제31조는 자동차 제작사가 결함을 알게 된 경우 ‘지체 없이’ 이를 공개하고 시정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78조는 이를 위반할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20년 6월 해당 조항이 ‘결함’과 ‘지체 없이’라는 표현이 불명확해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고, 과태료 등 행정 제재로도 충분한 사안을 형사처벌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를 받아들여 2021년 3월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고, 이후 현대·기아차의 ‘늦장 리콜’ 혐의 1심 재판은 4년 넘게 중단됐다.

그러나 헌재는 문제가 된 표현들이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안전 운행에 지장을 주는 결함’은 통상 기대되는 안전성이 결여된 상태를 의미하며, ‘그 사실을 안 날’은 제작사가 해당 결함을 인식한 시점을 뜻한다고 봤다. ‘지체 없이’ 역시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상당한 기간 내 공개와 시정조치를 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용어의 뜻이 모호하다는 현대·기아차 주장을 헌재가 받아들이지 않은 셈이다. 헌재는 형사처벌의 적정성에 대해서도 “시정조치 의무를 위반한 행위를 처벌하는 것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이번 헌재 결정으로 BMW코리아 관련 재판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BMW 디젤 차량 화재 사태와 관련해 BMW코리아 역시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고, 같은 취지의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했으나 헌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 관계자는 “헌재 결정이 나온 만큼 두 사건 모두 담당 재판부가 재판 재개 여부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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