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효과 있다”... 보험 적용에 개원의 "철회", 교수 "공감"

변태섭 2025. 12. 1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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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마사지' 환자 의구심 여전하나
의료계선 효과 입증했다는 논문 여럿
보험으로 관리하겠다 정부 발표 이후
수익 직결 개원가는 반발, 철회 요구
교수들은 도수치료 남용 동의하지만
기간·횟수 통제할 땐 치료 위축 우려
급여 기준·가격 정교한 설계가 관건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도수치료를 건강보험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관리급여’ 카드를 꺼내들면서 의료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실손보험 누수의 주범으로 꼽혀온 도수치료의 과잉 진료를 막겠다는 취지지만, 의료 현장에선 환자의 치료 선택권이 박탈될 수 있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선다. 결국 제도의 성패는 의료계가 납득하고 환자 피해를 최소화할 ‘정교한 급여 기준’ 마련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싼 마사지?... "통증 완화, 조직 이완 효과"

도수치료를 바라보는 시선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환자들 사이에서조차 ‘비싼 마사지와 다를 바 없다’는 의구심이 적지 않다. 그러나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학술지에 실린 연구결과는 다르다. 캐나다 웨스턴대‧라발대 연구진이 지난해 4월 국제학술지 ‘BMC 스포츠 과학·의학·재활’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목 통증 환자 779명을 대상으로 한 9건의 임상시험을 분석한 결과 도수치료가 경구 진통제보다 단기‧장기 통증 감소 효과가 높았다. 부작용 발생 위험도 도수치료군이 약물 복용군보다 낮아 안전성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냈다.

앞서 3월 같은 학술지에 실린 다른 연구 역시 무릎 관절염 환자에게 4주 이상 도수치료를 한 경우 통증 감소가 탁월했다고 밝혔다. 해당 질환 환자 2,376명을 대상으로 한 25개 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다. 강석 고려대 구로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도수치료는 근골격계 통증 완화와 연부조직 이완에 충분한 효과가 입증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효과 자체가 아니라, 제도의 허점을 파고든 '남용'이다. 현재 도수치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이다. 병원마다 부르는 게 값이고, 횟수 제한도 없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의료기관의 도수치료 진료비 중간금액은 10만 원이지만, 가장 비싼 곳은 60만 원에 육박했다. 강 교수는 “다른 급여 항목의 수가가 낮다 보니, 병원들이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비급여인 도수치료를 활용한 측면이 있다”고 귀띔했다.

정부가 도수치료의 관리급여화 방침을 마련한 건 병원이 가격을 임의로 책정해 과잉 진료하고, 실손보험 가입자가 불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남용하는 행태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실제 관리급여로 전환돼도 환자 본인 부담률은 95%(현재 100%)에 달한다. 정부가 비용을 대신 부담하기보단, 가격과 이용 기준을 관리하겠단 성격이 강하다는 뜻이다. 관리급여화할 경우 도수치료 비용이 지금보다 낮아지면서 실손보험 누수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개원가 수익 보전용 vs 환자의 치료 선택권

정부 방침에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한 개원가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의협은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관리급여 지정은 전문가로서의 의학적 판단을 철저히 무시하고 의료의 본질을 훼손해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차단하는 행위”라며 전면 철회를 요구했다.

대학병원 교수들은 대체로 보험 적용에 공감하면서도 조금 더 입체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도수치료가 과잉 사용돼 제동 장치는 필요하지만, 비용 절감에만 초점을 맞춘 기계적인 급여화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짚었다.

관리급여가 과잉 진료를 막는 제동 장치가 될지, 환자의 치료 선택권을 옥죄는 족쇄가 될지는 급여 기준을 얼마나 정교하게 만드냐에 달렸다는 얘기다. 김동환 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허리가 아프면 도수치료를 10번만 해라’는 식으로 기간과 횟수를 정해버리면 환자 상태에 맞는 개별적 치료가 불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최승호 대한재활의학회 보험위원회 위원(솔병원 원장)은 “낮은 급여 금액이 책정될 경우, 의료기관 입장에선 도수치료를 기존처럼 제공하기 어렵고, 장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충분한 진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병기 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9일 “추가 논의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과 급여기준을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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