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호주 총격 테러 50여 명 사상…무슬림이 ‘무슬림 테러범’ 막아

박원기 2025. 12. 1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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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호주 시드니의 유명 관광지 해변에서 총격 테러가 일어나 50여 명이 숨지거나 다쳤습니다.

범인은 이슬람 극단주의를 추종하는 무슬림으로 파악됐는데, 맨몸으로 범인을 제압한 사람 역시 무슬림이었습니다.

월드이슈에서 국제부 박원기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휴일 오후, 휴식을 취하던 사람들에겐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겠군요?

[기자]

네, 평화로운 주말 남국의 해변이 무자비한 테러를 당해 핏빛 공포로 물들었습니다.

호주에서 1996년 35명이 숨진 총기 난사 이후 최악의 참사였습니다.

[핀 그린/영국인 관광객 : "총소리가 여러 차례 났어요. 무슨 일인가 해서 밖을 보니 한 여성이 총을 맞고 바닥에 쓰러져 있는 걸 봤어요."]

이 끔찍한 사건은 현지 시각 14일, 호주 시드니 동부 관광지 본다이 비치에서 일어났습니다.

저녁 무렵, 검은 옷을 입은 남성 2명이 갑자기 다리 위에서 사람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합니다.

공포에 질린 시민들이 비명을 지르며 대피하고, 출동한 경찰이 총을 쏘며 맞대응합니다.

당시 시민 1,000여 명이 유대인의 성전 재건을 기념하는 전통 명절, '하누카' 기념행사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이번 총격 테러로 어린이와 경찰관 등 15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다쳤습니다.

테러범은 파키스탄계 무슬림 아버지와 아들, 50살 사지드 아크람과 24살 나비드 아크람이었습니다.

아버지 사지드는 현장에서 경찰에 사살됐고, 아들 나비드도 총을 맞아 병원에서 치료 중입니다.

[앵커]

유대교 명절에, 유대인을 노린 테러일 가능성이 높겠네요?

[기자]

네 호주 정부는 이번 사건을 사실상 유대인을 겨냥한 테러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반유대주의를 근절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앤서니 앨버니지/호주 총리 : "악의적인 반유대주의 테러리즘이 우리나라의 심장을 강타했습니다."]

호주 경찰은 아크람 부자가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 즉 'IS'에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이들의 차에선 폭발물과 함께 IS 깃발이 발견됐습니다.

또 아들 나비드의 경우, 지난 2019년 호주 정보기관으로부터 호주 내 IS 조직원과 연관 있는 인물로 의심돼 조사받은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안타깝게 숨진 희생자들의 소식도 전해지고 있는데요.

희생자 15명 중엔 홀로코스트, 즉 지난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도 있었습니다.

또 몇 주 전 호주 총리에게 이스라엘 지지를 요청하는 편지를 보낸 랍비도 있었다고 외신은 전했습니다.

[앵커]

충격과 공포의 순간에 총격범을 맨손으로 제압한 시민 영웅이 있었다면서요?

[기자]

네 아비규환의 상황에서 총격범에게 달려들어 총을 빼앗아 더 큰 피해를 막은 용감한 시민이 있었습니다.

아흐메드라는 이름의 43살 과일 가게 주인인데, 본인도 다른 총격범에게 총을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무스타파/'총격범 제압' 아흐메드의 친척 : "아흐메드는 손과 팔에 총을 맞았습니다. 우리는 그가 무사히 회복하기를 바랍니다. 그는 영웅입니다."]

당시 상황 보실까요.

큰 나무 아래에서 아버지 총격범 사지드가 시민들을 향해 총을 쏩니다.

그런데 아흐메드가 몰래 접근하더니 순식간에 총격범을 덮쳐서 넘어트리고 몸싸움 끝에 총을 뺏습니다.

총격범은 겁에 질려 뒷걸음치다가 공범이 있는 쪽으로 도망칩니다.

아흐메드는 행여 자신이 총격범으로 오해받을까, 총을 내리고 손을 허공에 흔들었습니다.

현지 언론은 아흐메드가 지난 2006년 시리아에서 시드니로 이주한 무슬림이자, 6살, 5살 두 딸의 아빠라고 전했습니다.

이 '시민 영웅'을 향해 후원금이 답지했고,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그를 "영웅"으로 불렀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마저 "용감한 사람이 나서서 많은 생명을 구했다"며 "깊은 존경심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이번 사태 이후 이스라엘이 호주를 향해 맹비난을 퍼부었다는데,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호주 정부의 태도가 반유대주의를 키웠고, 그 결과가 이번 테러로 이어졌다는 건데요.

이스라엘 총리는 호주 총리에게 지난 8월 보낸 서한을 다시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 : "넉 달 전 호주 총리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당신의 정책은 테러리즘을 조장하고, 반유대주의를 부추기며, 팔레스타인 국가를 요구하고 있다고요."]

또 "반유대주의는 지도자들이 침묵할 때 퍼지는 암"이라면서 호주 정부를 향해 "당신들이 이 병을 퍼지게 놔뒀다"고 비난했습니다.

호주는 앞서 지난 9월 유엔총회 때 영국, 프랑스와 함께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공식 인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당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대한 보상이자 반유대주의를 부추기는 조치라고 비난했습니다.

이번 총격 테러가 일어나자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재차, 2023년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지난 2년간 호주 거리에서 벌어진 반유대주의 난동의 결과라고 주장했습니다.

세계 각 나라에선 유대인 대상 테러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는데요.

그동안 호주 내 반유대주의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호주 정부와도 갈등을 빚은 이란마저 "테러와 살인은 용납될 수 없다"며 이번 총격 테러를 규탄했습니다.

영상편집:박혜민 최정현/자료조사:권애림/그래픽:서수민 유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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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기 기자 (rememb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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