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늦지 않게, 준비는 더 치밀하게”… 제주항공은 지연율을 낮췄고, 티웨이항공은 인력을 찾는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5. 12. 1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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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에서 갈리는 LCC의 다음 경쟁
제주항공(위), 티웨이항공.

비행기가 제시간에 뜬다는 건 더 이상 기술의 문제가 아닙니다.

운항 철학과 투자 방향, 그리고 사람에 대한 선택이 겹쳐 만들어진 결과입니다.

올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에서는 이 흐름을 상징하는 장면들이 같은 시점에 나타났습니다.

제주항공은 정비 지연율을 눈에 띄게 낮췄고, 티웨이항공은 정비자재 부문 인력 채용에 나섰습니다.

하나는 이미 숫자로 확인된 성과이고, 다른 하나는 향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준비입니다.

이들 흐름은 별개 이슈가 아니라, LCC 시장이 다음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항공기 엔진을 점검하는 정비 인력들. (제주항공 제공)


■ 0.52%라는 숫자가 말해주는 변화의 방향

16일 제주항공은 올해 정비 지연율이 0.52%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0.89%)보다 0.37%포인트(p) 낮아졌다고 밝혔습니다. 비율로 환산하면 40% 이상 줄어든 수치입니다.

국내선 정비 지연율은 1.11%에서 0.61%로, 국제선은 0.65%에서 0.44%로 개선됐습니다.

특히 11월에는 월 기준 0.22%를 기록하며 올해 가장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습니다.

정비 지연율은 항공사의 안전 관리 수준과 운항 통제 능력을 함께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지연이 줄었다는 것은 고장이 사라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문제가 일정과 신뢰를 흔들지 않도록 관리됐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제주항공 제공)

정시 운항률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제주항공의 정시 운항률은 77.2%로, 지난해보다 6.4%p 높아졌습니다.

■ 기단 현대화, 비용 절감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다

이 변화의 배경에는 기단 전략이 있습니다.

제주항공은 2023년부터 차세대 항공기 B737-8 도입을 본격화했고, 올해 계획된 6대의 구매 도입을 마무리했습니다.

현재 보유한 43대의 여객기 가운데 차세대 항공기 비중은 18.6%입니다.

향후 기령 20년을 초과한 항공기 반납과 신규 도입을 병행해, 2030년까지 평균 기령을 5년 이하로 낮춘다는 계획입니다.

활주로에서 이동 중인 제주항공 항공기. (제주항공 제공)


항공기 기령은 정비 일정과 직결됩니다.

기체가 오래될수록 예측하기 어려운 결함 가능성은 커지고, 이는 곧 지연과 결항으로 이어집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정비 지표 개선은 정비를 사후 대응이 아닌 운항 설계의 일부로 끌어올린 결과”라며 “정비로 인한 지연율과 정시 운항률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신뢰할 수 있는 안전운항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티웨이항공 항공기 앞에 선 직원들. 정비자재 인력 채용은 운항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준비 단계다. (티웨이항공 제공)


■ 티웨이항공의 채용 공고가 보여준 또 다른 선택

같은 시기, 티웨이항공은 정비자재 부문 신입 채용을 공고했습니다.

오는 24일 오전 11시까지 공식 채용 사이트를 통해 접수를 받는다고 16일 밝혔습니다.

정비자재 부문은 항공기 자재 발주와 재고·저장 관리 등, 정비의 출발점을 담당하는 영역입니다.

현장에서 문제가 드러나기 전에 운항 가능성을 좌우하는 앞단에 해당합니다.

정비자재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필요한 부품이 제때 확보되지 않으면 아무리 숙련된 정비 인력이 있어도 비행기는 뜰 수 없습니다.

운항 안정성의 상당 부분이 이 단계에서 결정됩니다.

이번 채용에서 요구한 전공 요건과 외국어 점수, 위험물 자격, 물류·통관 경험은 정비를 개별 기술 인력의 문제에 머물게 하지 않고, 공급망과 운영 관리 전반으로 확장한 판단으로 이어집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문제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문제가 생길 여지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방향 전환의 일환”이라며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인재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제주항공 정비팀이 B737-800 기체의 엔진을 해체하고 있는 모습. (제주항공 제공)

■ 가격 이후의 경쟁, 이제는 ‘시간’이다

글로벌 항공 시장에서 LCC의 경쟁 기준은 이미 이동했습니다.
운임은 기본 조건이 됐고, 정시성·안정성·예측 가능성이 브랜드 입지를 가릅니다.

국내 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연 한 번이면 경험으로 남고, 반복되면 항공사를 고르는 기준이 됩니다.

제주항공의 지연율 개선과 티웨이항공의 정비 인력 확충은 각기 다른 방식이지만 같은 방향을 향합니다.
싸게 타는 항공사에서, 시간을 맡길 수 있는 항공사로 가는 과정입니다.

티웨이항공 항공기 엔진을 점검하는 정비 인력들. (티웨이항공 제공)

■ 정비는 더 이상 후순위가 아니다

정비는 비용 항목이 아닙니다.
운항을 이어가기 위한 전제이자, 고객이 다시 표를 끊게 만드는 출발점입니다.

지연을 실제로 낮춘 항공사와, 그 지연을 막기 위해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는 항공사.
이 두 장면이 같은 시점에 포착됐다는 사실은 LCC 시장이 성숙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줍니다.

비행은 결국 시간을 관리하는 산업입니다.
그리고 지금, 국내 LCC들은 그 시간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부터 다시 설계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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