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군공항 부지에 ‘디즈니랜드’ 구상…도시 전환 실험대
“디즈니랜드 유치로 도시 활력을”
“인구·관광 한계…체류콘텐츠 필요”
공항 이전 이후 장기전략 마련해야

광주 군공항 이전 예정 부지에 글로벌 테마파크인 '디즈니랜드'를 유치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관광객 유입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도시 구조를 전환하자는 구상으로, 이른바 '노잼도시'로 불려온 광주의 체질을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명노 광주시의원은 최근 열린 시의회 정책연구용역 최종보고회에서 "군공항이 무안으로 이전하면 광주 송정권역에 약 820만㎡(248만평)에 달하는 대규모 유휴 부지가 생긴다"며 "이 공간을 글로벌 콘텐츠 중심지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의원의 구상은 군공항 종전부지에 디즈니랜드급 글로벌 테마파크를 조성해 광주를 체류형 관광도시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관광객 소비를 늘리고, 대규모 고용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실적 한계도 분명하다. 국내에는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스튜디오와 같은 초대형 글로벌 테마파크가 들어선 전례가 없다. 과거 서울과 경기 화성, 인천 송도 등에서도 유치 논의가 있었지만 모두 무산됐다. 강기정 광주시장 역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글로벌 테마파크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이후 가시적인 진전은 없었다.

이번 정책연구용역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이 수치로 제시됐다. 정상호 광주과학기술원 박사가 수행한 '광주 디즈니랜드 유치 전략' 연구에 따르면, 현재의 인구·산업 구조가 유지될 경우 광주는 장기적인 도시 쇠퇴 위험을 피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광주 인구는 1995년 147만명에서 약 32만명 감소했고, 오는 2045년에는 115만명대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3년간 매년 평균 6400명가량의 청년 인구가 지역을 떠났고, 도심 상업용 공실률은 14.2%로 전국 평균(9.2%)을 크게 웃돌았다. 연구진은 "지역경제가 점차 감내하기 어려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광 지표 역시 한계를 보여준다. 광주 방문객의 평균 체류일 수는 0.8일로 서울(1.8일), 부산(1.5일), 제주(2.8일)에 비해 현저히 짧다. 관광객 1인당 지출액은 7만원 수준이며 방문객 80.8%가 당일형 관광객으로 집계됐다. 체류형 관광을 유도할 핵심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연구진은 "산업화·정보화 단계를 넘어 문화·경험 중심의 '콘텐츠 시대'로 도시 전략을 전환하지 못할 경우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 흐름을 되돌리기 어렵다"며 "디즈니랜드 유치는 단순한 테마파크 조성이 아니라, 도시 구조 전환을 위한 하나의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디즈니랜드 유치 시 기대 효과 예측치로 △도시 브랜드 자산 가치 35조원 증가 △지속가능 일자리 6만5000명 창출 △경제 활성화 효과 12조4000억원 △국내외 관광객 유치 극대화(2000만명 이상) 등을 제시했다.
입지로 거론된 군공항 종전부지는 대규모 평지로 즉시 개발이 가능하고 KTX 송정역 접근성, 무안국제공항과의 연계성, 도심과의 거리 측면에서 비교적 우수한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총사업비는 약 10조원으로 추산되며, 국가·지자체·디즈니·민간이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국비와 지방채, 민간 투자를 조합하는 방식이 검토됐다.
이명노 의원은 "전국에서 KTX 접근이 가능한 공항과 연계된 대규모 부지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도시는 드물다"며 "통합공항 이전 이후를 대비한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디즈니랜드급 테마파크는 광주를 경유지가 아닌 목적지 도시로 바꾸는 하나의 앵커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