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 릴리와 지분투자로 '장기 동맹'…'그랩바디-B' 시장성 극대화

김선아 기자 2025. 12. 16. 13: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에이비엘바이오-릴리, 지분 투자로 협력 격상…장기적 관점에서 R&D 성과 및 이해관계 공유
'그랩바디-B' 적응증 근육 질환·비만 등으로 확장…높은 시장성에 플랫폼 가치 더 높아질 전망
에이비엘바이오의 '그랩바디-B' 관련 글로벌 계약 현황/디자인=윤선정


일라이 릴리가 에이비엘바이오의 지분을 직접 취득한 건 단순한 협력을 넘어 '장기 동맹'을 염두에 둔 결정이란 평가가 나온다. 협력의 중심에 있는 에이비엘바이오의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의 적응증이 근육 질환, 비만 등으로 확장되면서 양사가 장기적으로 이해관계를 공유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달 일라이 릴리를 대상으로 보통주 17만5079주를 주당 12만5900원에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그에 앞서 일라이 릴리와 그랩바디-B 기술이전 및 공동 연구개발 계약도 체결한 만큼 에이비엘바이오는 릴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서만 5500만달러(약 800억원)의 연구개발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개발이 최종적으로 성공하면 최대 26억200만달러(약 3조8236억원)까지 수령할 수 있다.

글로벌 제약사가 국내 바이오 기업의 지분을 확보한 건 처음이다. 업계에선 이번 에이비엘바이오의 사례가 국내 바이오 산업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가 국내 기업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한 만큼 한국이 단순한 기술 수출국을 넘어 전략적 투자처이자 협력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란 시각에서다.

그동안 글로벌 제약사는 국내 바이오 기업과 협력할 때 대부분 기술이전이나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해왔다. 국내 기업은 플랫폼 기술이나 파이프라인의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이전하고, 글로벌 제약사는 계약서에 명시된 조건에 따라 마일스톤(기술료)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계약 규모가 작은 물질이전계약(MTA)을 체결한 뒤 단순 테스트만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일라이 릴리는 에이비엘바이오의 플랫폼 기술을 도입한 데 이어 지분을 직접 취득했다. 이는 일라이 릴리가 에이비엘바이오의 전반적인 연구개발(R&D) 성과와 이익을 다양한 형태로 공유하기 위한 기반으로 풀이된다. 향후 그랩바디-B의 적응증이 비만, 근육 질환 등으로 확장되면서 그랩바디-B의 활용성과 가치가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랩바디-B는 세포의 성장과 생존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수용체인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1 수용체(IGF1R)을 표적해 항체, 리보핵산(RNA) 등의 약물이 BBB를 효율적으로 투과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해당 기술이 적용된 파이프라인으로는 사노피에 기술이전된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 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기술이전과 지분 투자가 동시에 진행된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국내 제약사와 국내 바이오 기업 간 혹은 비교적 규모가 작은 바이오 기업을 대상으로 한 투자였다"며 "릴리가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했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해관계를 공유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글로벌 최대 비만 치료제 개발사과 협력한 점은 향후 플랫폼 확장 가능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덧붙였다.

에이비엘바이오의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이전 성과는 지난 4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의 계약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일라이 릴리와의 딜(거래)은 총 계약 규모는 GSK와 체결한 딜(거래)보다 조금 작지만 표면에 드러난 계약 규모 그 이상의 가치가 담겨 있다. 특히 일라이 릴리가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보유하고 있어 그랩바디-B의 확장이 시장이 큰 비만 치료제 영역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일라이 릴리가 다양한 혁신 신약을 상업화하는데 성공한 기업인 만큼 에이비엘바이오의 연구개발 역량을 향상시키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술이전 계약금과 투자금을 기반으로 그랩바디-B의 적용 가능 모달리티(치료접근법)와 적응증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랩바디-B의 다음 스텝은 비만 치료제 부작용으로 인한 근감소증을 포함한 근육 관련 질환 치료제 개발 쪽으로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선아 기자 seona@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