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쿠팡 비호 멈춰라”···경찰서 찾아간 ‘쿠팡 대책위’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대책위)’가 16일 서울 송파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지난 10일 경찰이 쿠팡 본사에 진입하려던 쿠팡 노조 관계자 등 4명을 폭력·위법적으로 연행했다고 주장하며 경찰을 규탄했다. 또 전직 경찰 출신 쿠팡 대관팀의 영향력이 여전하다며 “경찰의 쿠팡 비호 정황에 대해 철저한 진상과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송파서는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서 연행된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관계자 등 4명에 대한 조사를 이날 진행했다. 당시 송파서는 쿠팡 관계자들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본사에 진입하려던 이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이날 조사 전 열린 회견에서 참가자들은 당시 연행이 폭력·위법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김상연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현행범인 체포는 도주·증거인멸 우려가 있어야 가능한데, 평화적으로 구호를 외치던 지회 간부들에게 그런 우려가 있다고 볼 수 있냐”며 “그런데도 경찰이 이들을 폭력적으로 눕히고, 뒷수갑이란 비인권적 수단까지 동원했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이들 행위는 헌법상 노동삼권이 보장하는 단체행동·쟁의 행위였다는 점에서 더 문제가 크다”고 했다. 그는 “쿠팡지회는 현재 단체교섭 중이고, 쿠팡의 교섭 거부·해태로 4년째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연행자들은) 박(대준) 대표를 대상으로 쟁의행위를 할 적법한 권리가 있는 사람들이었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송파서가 수사했던 2020년 쿠팡 부천물류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 사건도 언급했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송파서는 (당시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불기소로 송치해 검찰이 재수사를 요구했다”고 했다. 또 “(당시) 수사관들은 ‘기업과 민간인이 싸우면 90% 이상 무죄가 나온다’며 피해자를 압박하고, 피해자가 지적한 핵심 내용을 빼 피해자조서를 끼워맞추는 등 편파수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쿠팡이 취업 제한을 목적으로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의혹으로 지난해 송파서에 고발당한 사건도 수사가 미진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발생한 3370만여 명 규모의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노동자의 생계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효 쿠팡물류센터지회 사무장은 “(유출 사고 이후) 반품센터는 물량이 폭발한 반면, 입출고 센터는 주문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최근 전 물류센터에서 무급휴가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쿠팡이 전직 공직자를 영입해 대관·로비를 벌이는 실태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지난해 1월부터 경찰청에서 4명이 쿠팡에 취업했고, 이달 경찰청 퇴직간부 한 명이 쿠팡 취업을 위해 취업제한 심사를 받았다”며 “경찰청은 그간 쿠팡에 취업한 이들이 어떤 로비를 했는지 조사하고 그와 연관된 사건이 무엇인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김태욱 기자 wo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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