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이 국회의원인데"… 민주당 재선 의원 친형, 사기 혐의 피소
"의원 측 충남 업체에 투자" 주장
피고소인 "맞고소 준비 " 혐의 부인
경찰, 입건 후 사실관계 확인 중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의 친형이 전남 장흥 수몰지구 토지 보상금 5억여 원을 가로챘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특히 현직 국회의원인 동생을 앞세워 피해자를 협박했다는 주장까지 나와 수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남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씨(60대)는 최근 민주당 재선 의원의 친형인 B씨(70대)를 사기 등 혐의로 광주 남부경찰서에 고소했다. 이들은 장흥 한 초등학교 동창으로, 오랜 기간 알고 지낸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의원은 재선 의원으로 전남출신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문씨는 A씨의 토지가 탐진댐 수몰 대상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양어장을 설치하면 보상금을 더 받을 수 있다"며 접근했다. 이후 메기 치어를 풀어놓는 등 보상 증액을 명목으로 현장에 개입했고, 당시 외지에 머물던 A씨는 토지 감정과 보상 관련 행정 절차를 사실상 문씨에게 맡기게 됐다.
문제는 이후 발생했다. A씨가 집을 비운 사이 문씨가 인감증명서와 인감도장을 고소인 몰래 가져가 보상협의서 제출 등 제반 행정 절차를 독단적으로 진행했다는 것. A씨는 보상금이 지급된 사실을 B씨가 자신에게 알리지 않았고, 주변인들의 말을 듣고서야 뒤늦게 입금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고소장에는 2021년 2월 2일 서울 정릉 우체국에서 고소인 명의 계좌에 입금된 수몰 보상금 가운데 5억4천만 원을 수표로 인출한 뒤 현금으로 교환해주겠다고 해놓고, B씨의 동생이 운영하는 충남 아산 실옥동·배미동·신동길 일대에 위치한 재활용품·생활자원 처리시설 및 순환형 매립시설의 기계 구입에 사용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A씨는 이 같은 자금 사용 경위를 따져 묻는 과정에서 B씨가 "내 동생이 현직 국회의원인데 해볼 테면 해보라"는 취지로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는 B씨의 동생인 재선 의원 실명이 적시돼 있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B씨를 사기 혐의로 입건하고 고소인을 두 차례 조사했다. 경찰은 보상금 지급 시점과 자금 흐름, 행정 절차 진행 경위 등을 토대로 공소시효 적용 여부를 검토한 뒤 피고소인 소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수사 중인 사안으로 자세한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B씨는 "고소인이 지속적으로 폭행과 협박을 일삼아 이를 정리하기 위해 수천만 원을 건넸고, 이후 이 사안과 관련해 더 이상 문제를 삼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증까지 받았다"며 "그럼에도 뒤늦게 고소가 이뤄져 억울하다"고 해명했다. 이어 "당시 폭행 피해와 관련해 진단서를 확보하는 등 맞고소를 준비 중이다"고 덧붙였다.
본보는 이번 고소건 관련해 해당 의원실에 수차례 연락을 취해 입장을 물었으나, 기사 송고 시점까지 구체적인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본보는 추후 해당 의원의 반론이나 설명이 있을 경우, 이를 충실히 반영할 예정이다.
/조태훈 기자 thc@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