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돋보기] 고전 음악 속에 영원히 살아 숨 쉬는 건축의 숨결

2025. 12. 15.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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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광석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전임지휘자

이집트 문명의 신비로움과 인류의 창조물이자 삶의 터전인 건축물은 많은 작곡가에게 영원한 영감의 원천이 되어왔다. 이집트의 거대한 피라미드, 신비로운 스핑크스, 나일강을 따라 펼쳐진 신전들은 고대인들의 삶과 죽음, 신앙과 지혜가 응축된 인류 문명의 보고가 됐다. 그 정교함과 규모는 당대 최고의 기술력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영원한 삶을 추구했던 고대 이집트인들의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과 우주관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집트 건축물의 장엄함은 오페라 무대 위에서 가장 극적으로 펼쳐진다.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는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와 에티오피아 공주 아이다의 비극적인 사랑을 통해 고대 이집트의 화려함과 비극적인 운명을 노래한다. 웅장한 개선 행진곡과 화려한 무대 장치는 관객들을 고대 이집트의 신비로운 세계로 이끌며, 사랑과 애국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베르디는 거대한 이집트 건축물들을 활용하여 음악을 탁월하게 표현했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또한 이집트적인 신비주의와 계몽주의 사상을 결합하여 진리와 사랑을 찾아가는 영원한 여정을 그린다. 이집트 신화와 상징을 차용하여 선과 악의 대립을 표현하며, 음악과 철학이 어우러진 심오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이집트 건축물을 본뜬 무대 장치들이 활용되기도 했다.

이집트를 나타낸 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은 카미유 생상스의 교향곡 5번 '이집트'다. 작곡가가 이집트 여행에서 받은 인상을 이국적인 멜로디와 리듬으로 담아내며, 나일강변의 산책, 피라미드의 웅장함, 사막의 고요함, 나일강의 활기찬 모습을 음악으로 생생하게 표현한다. 생상스는 이집트의 독특한 음계와 리듬을 사용하여 미지의 세계의 신비로움과 서양 음악의 조화를 이루어내려 했다. 이집트 문화는 유럽보다 먼저 발달한 역사적 증거가 많으며, 서양 음악과 문학 또한 이집트의 역사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다른 나라에서도 건축물들은 작곡가들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했다. 모데스트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중 '키예프의 대문'은 웅장한 건축물을 음악으로 그려내며 듣는 이로 하여금 거대한 문을 상상하게 한다. 건축물의 견고함과 위엄을 음악적 언어로 표현하며, 건축물이 단순히 공간을 나누는 것을 넘어 인간의 감정과 정신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는 평이다.

프랑스에서는 빅토르 위고의 노트르담의 꼽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에서 노트르담 대성당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소설의 핵심적인 상징이자 마치 등장인물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며 고딕 건축의 아름다움을 찬양하기도 한다.

자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쟌니 스키키에 가사로만 나오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베키오 다리(Ponte Vecchio)는 오페라에서는 자기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아빠를 협박하는 도구로 사용되지만, 실제로는 매우 역사적인 다리이다. 이 다리는 아르노 강을 가로지르며, 피렌체에서 1345년부터 현재까지 심지어는 2차 세계대전의 전쟁 속에서도 건재하는 가장 유명하고 오래된 다리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고전 건축물들은 단순히 오래된 것이 아니라, 시대를 초월하여 인간 본연의 질문에 답하고, 아름다움의 본질을 탐구하며, 우리에게 영원한 감동을 선사하는 살아있는 유산이다. 여기에 여러 작곡 거장들은 본인들만의 영감을 불어넣어 재탄생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제는 예술 작품이 된, 당시에는 그저 누구의 집, 누구의 묘였던 건축물들이 클래식 음악을 통해 우리의 가슴 속 깊이 남아,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새로운 영감의 원천이 될 것이다. 다가오는 해에는 이러한 고전의 숨결이 더욱 강하게, 더욱 널리 퍼져 나가기를 소망한다. 장광석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전임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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