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줄고 학교 닫히는 경북…폐교 736곳, 지역소멸 경고등

김창원 기자 2025. 12. 15.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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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감소에 초·중·유치원 통폐합 가속, 내년에도 23곳 폐교 예정
학교 사라지며 마을 공동체 붕괴 우려…폐교 활용, 인구·지역정책과 연계 필요
▲ 경부교육청 전경.

경북 지역 곳곳에서 학교 문이 닫히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소멸이라는 구조적 위기가 교육 현장에 직격탄으로 작용하면서 폐교는 더 이상 일부 농산어촌의 문제가 아니라 경북 전역이 마주한 현실로 번지고 있다.

15일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폐교는 수십 년 전부터 꾸준히 발생해 올해 9월 1일 기준 736곳에 이른다. 내년에도 병설유치원과 초·중학교 등 23곳이 추가로 문을 닫을 예정이다.

초등학교는 김천 구성초·지례초, 안동 온혜초, 상주 낙동동부초 등이 대상이며 중학교는 포항 송라중, 영천 화산중, 상주 낙동중, 의성 옥산중 등이 폐교 수순을 밟는다.

이 같은 흐름은 농산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저출생 심화와 청년층의 도시 유출이 맞물리며 학생 수가 급감한 데 따른 것이다. 일부 학교는 전교생이 한 자릿수에 머물다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졌고 통폐합 과정에서 인근 학교로 흡수되거나 결국 문을 닫았다.

경북은 전국에서 고령화와 인구 감소 속도가 가장 빠른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출생아 수 감소와 함께 젊은 세대의 유출이 이어지면서 초·중·고 학생 수는 해마다 줄고 있다. 소규모 학교를 중심으로 통폐합이 가속화되면서 향후 폐교 예정 학교 역시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폐교가 단순히 '학교 하나가 사라지는 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학교는 지역 공동체의 중심이다. 아이들이 모이고 학부모와 주민이 교류하며 마을 행사가 열리던 공간이 사라지면 지역의 일상과 관계망도 함께 무너진다. 실제로 폐교 이후 마을 인구가 급격히 줄고 상점과 병원, 대중교통까지 위축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활용되지 못한 폐교는 또 다른 부담으로 남는다. 장기간 방치된 건물은 안전사고 위험과 흉물화로 이어지고 관리 비용은 고스란히 교육 재정의 몫이 된다. 일부 폐교는 수련, 연수시설이나 체험시설 등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접근성 부족과 운영 주체 부재로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활용과 방치의 격차가 커지면서 지역 간 불균형도 심화되고 있다.

교육 환경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학교 통폐합으로 통학 거리가 길어지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이 커지고 교육 선택권이 제한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농산어촌 지역에서는 '학교가 없어 아이를 키우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젊은 세대 유입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는 다시 학령인구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든다.

박정곤 대구행복한미래재단 상임이사는 "폐교 문제를 교육 행정 차원이 아니라 지역 소멸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며 "폐교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지역의 생존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생교육시설, 돌봄·복지 공간, 청년 창업 거점, 문화·관광 자원 등 지역 수요에 맞는 전략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북도와 경북교육청도 폐교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규제 제한과 개별 사업 중심의 접근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구 정책과 일자리, 주거, 교육이 연계된 종합 전략 없이는 폐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활용 사업 역시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폐교 활용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일부 폐교는 교육 수련 시설, 농업법인(마을주민단체), 농촌개발사업 등으로 재탄생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