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골목경제, 인천 전통시장] 3. 연수구 옥련동 '옥련시장' 〈끝〉
1996년 개장…생활형 시장 기반 확립
올해 첫 '문화관광형시장' 공모 참여
'밀착형 복합 문화 거점' 변화 목표
BI 개발·동선 정비 등 차별화 추진
상인 조직 안정성·결속력 큰 강점
임원진 20년 유지…활성화 꾸준히 논의
'젊은 인력 동력 확보' 향후 과제 꼽혀
“오래 가는 시장으로 만들어 가고파”


▲생활시장으로 자리 잡은 옥련시장의 오늘
인천 연수구 옥련동 일대에 자리한 옥련시장은 1996년 문을 연 이후 일상 장보기 수요를 안정적으로 흡수해온 생활형 전통시장이다.
주변으로는 1994년, 1995년, 1996년에 차례로 준공된 350세대~1180세대에 이르는 아파트 단지들이 자라잡고 있어 실주거 방문객이 많은 시장으로 꼽힌다.
수인분당선 송도역과 1㎞ 거리, 송도신도시 초입과 맞닿은 입지는 자연스레 외부 방문객 유입을 이끌고 있다.
시장에는 약 90여개 점포가 공실 없이 자리하고 있다. 전체의 30% 가까이가 반찬·가공식품·간식 등이 차지할 만큼 먹거리가 활성화돼 있다.
능허대수산·옥련수산, 궁전떡방앗간·풍년떡집, 리츠·마블링 정육점 등 다년간 자리를 지켜온 점포들은 시장의 뼈대를 만들어온 존재들이다.
이처럼 옥련시장은 안정적인 배후 주거 수요와 생활 밀착형 업종 구성을 바탕으로 '찾아오는 시장'보다 '늘 곁에 있는 시장'의 강점을 키워가고 있다.
일상의 소비가 꾸준히 반복되는 구조 속에서 옥련시장은 급격한 변화보다는 생활형 시장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며,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방향을 만들어가고 있다.

▲첫 문광형 도전이 불러온 변화의 움직임
생활형 시장으로서의 기반을 다져온 옥련시장은 올해 처음으로 문화관광형시장 공모에 참여하며 새로운 변화에 나섰다.
일상 장보기 공간에 머물던 역할에서 나아가, 지역의 이야기와 체험 요소를 결합한 공간으로 확장하겠다는 시도다.
첫 도전인 만큼 결과를 앞세우기보다는, 시장 스스로가 변화의 방향을 점검하고 가능성을 모색하는 과정에 의미를 두고 있다.
이번 행보는 옥련시장이 생활형 전통시장의 강점을 유지한 채 또 다른 성장 경로를 찾기 위한 출발선으로 평가된다.
옥련시장 관계자는 "지난 9일 발표 심사를 마쳤고, 이달 말 최종 결과를 앞두고 있다"며 "이번 도전이 시장 확장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준비에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옥련시장이 구상하는 방향은 '밀착형 복합 문화 거점'이다.
주변 학교와 아파트 단지, 주민 모임을 자연스럽게 시장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주말 번개장터, 동네 플리마켓, 요리·생활문화 교실 등 소규모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시장 환경 개선도 병행한다. BI 개발과 동선 정비, 점포 외관(VMD) 개선, 바닥·경관 정비 등을 통해 시장의 이미지를 정돈하고 차별화를 꾀한다.
먹거리 업종 비중이 높은 특성을 살려 인천지역 요리학과와 연계한 시그니처 메뉴 개발로 시장 경쟁력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조직력이 만든 옥련시장의 지속성
옥련시장의 또 다른 강점은 상인 조직의 안정성과 결속력이다.
1996년 시장 개설 이후 2005년 옥련시장 진흥사업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인천상인연합회에 가입하는 등 제도적 틀도 일찍 갖췄다.
조직을 결성한 이후 임원진이 20년 가까이 유지되며 시장 활성화를 위한 논의와 실행이 꾸준히 이어져 왔다.
이 같은 조직력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상인회 회원 가입률은 92.4%, 회비 납부율은 94.5%에 달한다. 상인 간 유대가 단순한 친목을 넘어, 시장 전체를 하나의 공동체로 인식하는 기반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2011년에는 아케이드 설치를 포함한 시설현대화 사업을 완료하며 물리적 환경 개선에도 나섰다. 이러한 과정은 시장이 변화에 대응하며 기본 체력을 쌓아온 시간으로 평가된다.
옥련시장은 이제 이러한 안정적인 조직력을 바탕으로 '젊은 인력 동력 확보'를 향후 과제로 꼽고 있다.
상인 세대 교체와 신규 인력 유입을 통해 시장 운영의 연속성을 높이고, 변화하는 소비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내부 역량을 키워 지속 가능한 시장 구조를 만들어간다는 구상이다.
옥련시장 관계자는 "시장 운영의 힘은 결국 사람에서 나온다"며 "기존 상인들의 경험에 젊은 감각과 아이디어가 더해질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오래 가는 시장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박해윤 기자 yun@incheonilbo.com
[인터뷰] 이상덕 옥련시장 상점가진흥사업 협동조합 상인회장
"문화관광형 시장 만들고 은퇴하는 게 소원"
특색 살린 콘텐츠 등 새 전환점 필요
올해 스탬프 투어·체험 프로그램 진행
"앞으로도 옥련시장 변화 지켜봐 주길"

"옥련시장을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만들어 놓고 은퇴하는 게 소원이에요."
연수구 옥련동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 자리한 옥련시장은 90여개 점포가 공실 없이 운영되는 '알짜 생활시장'이다. 분식·호떡·족발·횟집 같은 먹거리부터 농·수산물, 생활필수품까지 골고루 갖춰져 있다.
1996년 방앗간 사업으로 이곳에 첫발을 디딘 이상덕 상인회장(72·사진)은 2004년 '옥련시장 상점가진흥사업 협동조합'을 설립해 지금까지 시장을 이끌어왔다.
그의 요즘 화두는 '문화관광형 시장' 지정이다. 올해 초 첫걸음시장 공모에서 탈락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문화관광형 시장 선정을 향한 재도전에 나섰다.
"요즘 하는 일이 전부 '시험 보는 일'이에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인천중기청 등이 실사를 나왔고 9일에는 대전에서 PT도 했어요."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은 지역의 문화·관광·역사 자원을 전통시장과 연결해 시장 활성화를 이루는 것이 목표다. 이 회장은 시장의 특색을 살려 콘텐츠를 개발하고 체험 프로그램을 추가해 옥련시장에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봤다.
"올해 스탬프 투어도 하고, 수산물·쌀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도 진행했어요. 앞으로는 이런 프로그램을 조금 더 다양하게 탄탄하게 만들었으면 합니다."
옥련시장은 형태를 제대로 갖추고도 한동안 '전통시장'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 회장은 여러 관계기관을 수없이 찾아다녔다.
"시장 모양은 다 갖춰가는데 구청에서는 '20년이 안 됐다'며 인정을 안 해주는 거예요. 정말 많이 뛰어다녔죠. 그러다 결국 '상점가 지원 협동조합'이 탄생했습니다."
상인회장 역할은 시장의 온갖 일을 챙겨야 하기에 버거울 때도 많다. 그러나 그는 봉사라는 마음으로 일을 이어오고 있다.
"모든 시장 상인회장들이 비슷하겠지만, 이 일은 봉사 의식 없이는 하기 힘든 자리예요. 다들 생업이 있으니 더 그렇죠. 그래도 시장이 조금씩 바뀌어 갈 때마다 큰 보람을 느껴요."
하지만 시장에서 일할 인력을 발굴하는 문제는 여전히 숙제다.
"상인회장을 꽤 오래 했는데, 제일 걱정되는 건 '그 다음'이에요. 젊은 인력을 키워 시장에 힘을 보태고 싶은데 생각만큼 쉽지 않아요."
그럼에도 그는 30년을 함께한 옥련시장에 대한 책임감을 끝까지 놓지 않겠다고 했다.
"30년 동안 여기서 벌어 가게도 사고, 아이들도 키웠어요. 오래된 상인들은 '저 사람이 이 시장 만든 사람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말해줍니다. 그 말이 가장 큰 보람이예요. 앞으로도 옥련시장의 변화와 성장을 지켜봐 주세요."
/글·사진 박해윤 기자 yu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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