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칼럼] 中의 '한일령'은 한국에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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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일령(限日令)'이 시작됐다.
중국 언론들은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일본 측 주장에 대한 한국의 단호한 대응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일본을 향한 비난과 한국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에서 강점을 지닌 일본 기업들이 '차이나 리스크' 관리를 위해 중국 비중을 줄이면 그 빈자리를 한국 기업들이 꿰찰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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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관광·반도체 등 반사이익
내년에 한중 정상회담 예정
양국관계 '제2 전성기' 기대

중국의 '한일령(限日令)'이 시작됐다. 일본 여행 자제령이 내려지고 일본 영화 개봉은 줄줄이 취소됐다. 일본인 가수가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던 중 퇴장당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2년여 만에 재개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다시 막았고 오키나와섬 인근 공해에선 일본 전투기를 향해 레이더를 겨눴다. 지난달 초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나온 보복 조치들이다.
일본 역시 물러설 생각이 없다. 다카이치 총리는 70%를 웃도는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강경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2010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당시 희토류 수출 통제에 무기력하게 당한 기억이 생생한데도 이러는 건 고도의 정치적 셈법이다. 전보다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가 크게 낮아진 점도 믿는 구석이다. 여러 정황을 종합해보면 중·일 갈등은 당장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우리 입장에선 중국과 가까워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일본과 마찰을 빚을수록 중국은 주변국과 관계 안정을 꾀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주변국 중 1순위는 단연 한국일 것이다. 지난 10월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년 만에 국빈 방한을 하면서 때마침 한중 관계는 개선의 물꼬를 텄다.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에 이어 독도를 건드리면서 '내적 친밀감'도 형성됐다. 중국 언론들은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일본 측 주장에 대한 한국의 단호한 대응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일본을 향한 비난과 한국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일종의 동병상련이다.
특히 경제적인 면에서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대표적인 분야가 관광산업이다. 중국 항공사들은 일본 노선 운영을 잇달아 중단했고 일본행 항공편을 내년 3월까지 무료로 취소해주고 있다. 이 와중에 서울과 제주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중국 내 여행 플랫폼에선 한국 상품 검색량이 급증했다.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에서도 기회가 엿보인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에서 강점을 지닌 일본 기업들이 '차이나 리스크' 관리를 위해 중국 비중을 줄이면 그 빈자리를 한국 기업들이 꿰찰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중·일 3국 간 공급망에서 공통분모 역할을 하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여기에 힘을 실어줄 한중 정상회담 또한 연이어 예정돼 있다. 외교가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내년에 적어도 두 차례 이상 방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 주석의 초청으로 상반기에 한 번,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하반기에 한 번이 유력하다.
한국 대통령이 한 해에 두 번 이상 방중한 것은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그해 이 전 대통령은 세 번이나 중국을 찾았다. 덕분에 한중 관계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고 우리 기업들은 앞다퉈 대중 투자를 늘렸다. 2017년 사드 사태 전까지 치달았던 한중 관계 전성기의 신호탄이었다.
이 대통령은 '실용 외교'를 강조하고 있다. 외교에 있어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고 오직 국익만 있다고 했다. '셔틀 외교' 재개로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한일 관계와 달리 한중 관계는 이제 막 회복의 출발선에 서 있다. 한일령을 지렛대 삼아 한중 관계의 제2 전성기를 노려볼 때다.
[송광섭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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