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이 1년간 1124회 시술 받아”⋯신경차단술, 이렇게 많이 받아도 될까

지난해 B 씨는 통증 치료를 위해 정형외과와 마취통증의학과, 재활의학과 등을 가리지 않고 병원 수십 곳을 찾아다녔다. 등과 목, 팔 등에 있는 만성 통증을 어떻게든 줄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통증 완화를 위해 그가 선택한 치료는 바로 '신경차단술'. 이 시술은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이나 주변 조직에 국소마취제, 스테로이드 등 약물을 주입해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 통로를 차단하는 시술이다. B 씨는 한 해 동안 24개 병원에 747회 내원해 총 7종의 신경차단술을 받았다. 1년간 그가 받은 시술 횟수는 모두 1124회. 통증 치료로 지출한 진료비만 연간 6700만 원에 달했다.
통증 완화를 목적으로 신경차단술을 찾는 이들은 B 씨 외에도 많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요양기관에서 시행된 신경차단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시술을 받은 환자는 지난해(2024년) 965만 명이었다. 시행 건수는 총 6504만 건이었으며, 그에 따른 진료비는 3조2960억 원이었다. 이는 2020년(1조6267억 원)에 비해 2.03배 증가한 결과였다. 건보공단 측은 "이는 같은 기간 건강보험 총 진료비가 86조7000억 원에서 116조2000억 원으로 1.34배 증가한 것보다 훨씬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신경차단술은 시술 시간이 10~20분 내외로 짧고, 시술 방법도 간단해 만성 통증 환자들이 자주 찾는 치료법 중 하나이다. 치료비는 병원이나 신경차단술 종류, 급여 적용 여부에 따라 다르지만 환자 부담비는 대략 1회당 5만~15만 원 정도이다.
건보공단 조사 결과, 신경차단술 진료비는 상급종합병원을 제외한 모든 의료기관에서 증가했다. 특히 의원급은 진료비가 2020년 1조3606억 원에서 2024년 2조9465억 원으로 2.16배 증가하며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점유율에 있어서도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급은 모두 감소한 반면, 의원급은 5년간 83.6%에서 89.4%로 5.8%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가장 많이 시행된 신경차단술은 '척추신경총, 신경근 및 신경절차단술'이었다. 이는 척추에서 나오는 여러 신경 다발(척추신경총)이나 신경 뿌리(신경근), 신경절 주변에 주사로 약물을 넣어 통증을 완화하는 시술이다. 증가폭이 가장 큰 시술은 '뇌신경 및 뇌신경말초지차단술'로 조사됐다. 해당 시술은 2020년 11만 건에서 2024년 25만 건으로 2.34배 증가했다.
신경차단술은 지나치게 많이 받으면 각종 부작용이 유발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보공단은 "특히 '척추신경총, 신경근 및 신경절차단술'과 '뇌신경 및 뇌신경말초지차단술'의 경우, 일부 부위에 C-Arm 등 방사선을 이용한 투시장치를 반드시 이용해 시술하도록 하고 있는 점에서 여러 차례 시술을 받을 경우 방사선에 노출될 위험성도 클 수 있다"고 밝혔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 및 대한신경과학회도 "과다한 신경차단술 시술은 알레르기 반응, 골다공증, 부신억제, 당뇨 악화 등 국소마취제 및 부신피질 호르몬제 관련 부작용, 신경손상 및 혈종 형성 등 합병증과 더불어 발암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며 "근본적인 치료 없이 통증 완화에만 의존하게 되면 환자 건강에 해로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지연 기자 (medlima@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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