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① 드림타워 이후의 제주… 관광객은 돌아왔고, 소비는 갈라졌다
시장은 아직 ‘회복’을 말하지 않아

제주 관광이 다시 움직이고 있습니다.
입도객 수는 감소 국면에서 벗어났고, 누계 기준으로 전년 대비 플러스로 전환됐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체감되는 온도는 다릅니다.
발길은 이어지는데 소비는 같은 방식으로 돌아오지 않았고, 회복의 속도와 방향 역시 하나로 모이지 않고 있습니다.
연속기획은 제주 관광을 ‘얼마나 왔는가’가 아니라, ‘누가 왔고,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소비가 이어지고 있는가’라는 기준으로 다시 들여다봅니다.
관광의 성패를 숫자가 아닌 구조와 동선, 체류와 시간으로 읽습니다.
그 첫 편에서는, 지난 5년간 제주 관광의 가장 극적인 성과이자 가장 논쟁적인 사례인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의 5년을 통해제주 관광의 현재 좌표를 짚습니다.

■ 누계는 플러스… 그러나 회복을 선언하기엔 이르다
15일 제주자치도에 따르면 전날(14일) 기준 제주 누적 관광객 수는 1,320만 명 수준으로, 전년 같은 기간을 소폭 웃돌았습니다.
12일 기준 처음으로 누계가 플러스(+680명)로 전환된 이후, 13~14일에도 격차가 소폭 확대됐습니다.
방향이 바뀐 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이 변화를 곧바로 구조적 회복으로 규정하기에는, 그 내용이 복잡합니다.
누계 증가의 대부분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서 발생했고, 내국인 관광객은 누계 기준 여전히 감소 흐름(2%대)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월계 기준 증가 역시 주말과 특정 날짜에 집중된 양상입니다.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하락이 멈췄다는 신호와, 시장이 살아났다는 판단은 구분해야 한다”며 “지금은 반등이라기보다 낙폭이 더 이상 커지지 않은 상태에 가깝다”고 말합니다.
■ 사람은 늘었는데, 체감은 왜 이리 갈릴까
최근 제주 관광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선택적 소비’입니다.
짧은 일정, 목적형 이동, 압축된 소비.
과거처럼 여러 지역을 순환하며 소비하는 방식은 줄고, 하나의 공간 안에서 숙박·식사·오락을 해결하는 패턴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도내 한 숙박업계 관계자는 “객실은 차 있는데, 주변 상권까지 사람이 흘러가지는 않는다”며 “관광객 수보다 소비 동선이 훨씬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말합니다.
이 변화는 제주 관광이 ‘보는 관광’에서 ‘머무는 관광’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구조적 징후이기도 합니다.

■ 5년 1,150만 명… 드림타워가 보여준 ‘다른 회복’
이 흐름의 중심에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가 있습니다.
롯데관광개발은 오는 18일 개관 5주년을 맞는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의 누적 방문객이 1,150만 명(12월 14일 기준)에 달했다고 밝혔습니다.
투숙객 362만 명, 카지노 이용객 137만 명, 식음업장과 쇼핑 공간 이용객이 655만 명에 이릅니다.
팬데믹 한복판이던 2020년 12월 문을 연 이 복합리조트는 제주 최고 높이(169m)의 랜드마크, 1,600실 올스위트 객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14개 레스토랑·바를 갖춘 도심형 소비 집약 구조를 선택했습니다.
숫자만 보면 성공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성과가 제주 관광 소비 구조의 변화 방향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 비수기를 ‘넘긴’ 게 아니라, 구조를 바꿨다
올해 드림타워의 매출 흐름은 제주 관광의 기존 계절 공식을 흔들었습니다.
전통적 비수기로 분류되는 11월 매출은 642억 원, 여름 극성수기였던 8월(596억 원)을 웃돌았습니다.
9~11월, 3개월 연속 600억 원대 매출이 이어졌습니다.
객실 이용률도 4월 이후 6개월 연속 80%대를 유지했고, 11월에도 79%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이 정도 수치는 이벤트나 단기 반짝 효과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계절 변동성이 구조적으로 완화됐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고 평가합니다.

■ 밤을 열자, 소비가 멈추지 않았다
드림타워 38층 스카이뷰 포차는 5년간 70만 명이 찾았습니다.
새벽 2시까지 이어지는 야간 소비는, 제주 관광이 오랫동안 풀지 못했던 ‘밤의 공백’을 실질적인 매출로 연결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한 관광객은 “제주는 밤이 일찍 끝난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여기서는 하루 일정이 밤까지 이어진다”고 말합니다.
이곳의 관광 시간표는 이미 낮을 넘어 밤까지 확장돼 있었습니다.

■ 카지노는 이미 다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성장 속도는 더 분명합니다.
2021년 월 평균 30억 원 수준이던 매출은 올해 월 평균 400억 원 안팎으로 확대됐고, 9~11월에는 3개월 연속 500억 원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일본 인바운드 회복과 하이롤러(High Roller‧고액 베팅 고객) 비중 확대, 시설 수용력 증설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카지노 소비는 이미 제주 관광의 일반 흐름과 다른 궤도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 성공은 분명하다… 그러나 확산은 아직이다
드림타워의 외국인 투숙 비중은 70%를 넘겼습니다.
제주 외국인 관광 회복의 선두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하지만 이 소비가 제주 전반의 상권과 산업으로 얼마나 확산되고 있는지는 아직 판단이 엇갈립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리조트 안에서는 소비가 이어지지만, 밖으로 나오는 동선은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말합니다.

■ 이제 다음 질문으로 간다
제주 드림타워는 성공했습니다.
이 점은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성공이 제주 관광의 미래를 예고하는 신호인지, 아니면 특정 구조에서만 가능한 예외인지에 대한 판단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관광객은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소비는 같은 방식으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②편에서는 드림타워 카지노가 왜 비수기를 타지 않는지, 그리고 이 구조가 제주 관광 전체에 어떤 기회와 리스크를 동시에 남기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짚습니다.
이 갈라진 소비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제주 관광의 다음 5년 역시 같은 질문을 반복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Copyright © JI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