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핀란드 논란에, “내가 자프체다” 눈 찢은 정치인들
네티즌 “핀골리아 별명 잊은 듯”

미스 핀란드 우승자가 동양인 비하 행동으로 왕관을 박탈당하자 집권 여당 의원들이 이를 옹호하며 단체로 ‘눈 찢기’ 인증샷을 올리고 있다.
발단은 2025 미스 핀란드 우승자 사라 자프체의 행동이었다. 그는 지난달 말 식사 도중 양손으로 눈꼬리를 찢어 올리는 포즈를 취했다. “중국인과 밥 먹는 중(eating with a Chinese)”이라는 글도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눈 찢기(Slant-eye)’는 서구권의 대표적 아시아인 비하 제스처다. 비난이 쇄도하자 조직위원회는 지난 11일 우승 자격을 박탈했다. “어떠한 형태의 차별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문제는 핀란드 정치인들의 대응이다. 강경 우파 성향의 집권 연정 소속 핀인당 의원들이 조직적으로 반발했다. 유호 에롤라 의원과 세바스티안 뤼튄퀴넨 유럽의회 의원 등은 보란 듯이 눈을 찢는 사진과 영상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왕관 박탈은 과도한 처벌”이라며 자프체에게 연대를 표했다. 야니 매켈라 핀인당 원내대표까지 가세했다. “동료 의원들은 이를 비판할 권리가 있다. 전적으로 이들을 지지한다”고 했다.

정부 대응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핀란드 인권 대사는 “이 사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일본인의 엑스(X) 계정을 차단했다. 과거 블로그에 인종차별적 글을 올려 물의를 빚었던 리카 푸라 재무장관(핀인당 대표)도 침묵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14일 “핀란드에 거주하는 일본인 남성이 아시아인 차별 개선을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을 시작해 4000명 이상이 동참했다”고 전했다. 안데르스 아들러크로이츠 교육부 장관이 뒤늦게 “의원들의 행동은 무책임하고 유치하다”고 비판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핀인당(Finns Party)은 핀란드어로 ‘핀란드인들을 위한 당’이라는 뜻을 가진 강경 우익 성향 포퓰리즘 정당이다. 반(反)이민, 반(反)난민을 기치로 내걸며 급성장해 지난 4월 총선에서 제2당으로 도약했다. 당시 1위를 차지한 중도 우파 국민연합당(NCP)이 과반 의석 확보를 위해 손을 잡으면서 핀인당은 연립 정부의 주축이 됐다.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가 이들의 잇따른 인종차별 논란에도 연정 붕괴를 우려해 강력한 징계를 내리지 못하고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평가다.

해외 네티즌들은 이 핀란드가 ‘핀골리아(Fingolia)’라고 불렸던 과거를 거론했다. 핀골리아는 핀란드와 몽골(Mongolia)의 합성어다. 19~20세기 서유럽 인종학자들이 핀란드인의 생김새(높은 광대뼈 등)를 이유로 “유럽에 사는 몽골인”이라며 백인 사회 이등 시민 취급했던 역사를 빗댄 말이다. 네티즌들은 “과거엔 서유럽 백인들에게 차별당하던 핀란드인들이 이제는 아시아인을 비하하고 있다”며 “의원들이 올린 눈 찢기 사진은 몽골 조상님을 찾는 의식인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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